방방곡곡 브랜드 열전 [02]
전세계적으로 핵 가족화 및 싱글라이프의 확장은 라이프스타일숍 브랜드들의 빠른 성장을 가져왔다. 맞춤형 홈 인테리어에서 부터 소소한 리빙 악세사리까지 큰 사치보단 작은 안락함과 만족이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어 놓고 있다.
현재 국내 라이프스타일숍은 홈인테리어, 헬스·뷰티, 팬시·기프트, 멀티·생활용품으로 세분화, 전문화 되었으며, 각 세분화된 카테고리에 맞게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브랜들이 각 포지션에서 선도하고있는 실정이다. 홈인테리어에선 자주와 무지가 헬스·뷰티에선 올리브영과 왓슨스 그리고 팬시·기프트에선 아트박스 마지막으로 멀티·생활용품에선 다이소가 그 자리를 꿰차고있다. 이렇게 빈틈없이 각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라이프스타일숍 브랜드들의 판도는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 같아 보였다.
미니소의 경쟁사는 다이소가 아니다
하지만, 2016년 국내에 런칭한 미니소의 역습이 만만치가 않다. 2년도 채 되지않아, 전국 약 3,000여개의 매장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그 브랜드 이미지 역시 트렌디함과 가성비로 무장하여 젊은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있다. 언뜻 보면 브랜드 컬러와 네이밍이 유사한 다이소와 견주어 비교해볼 수 있겠으나, 사실상 그 둘의 태생적인 차이는 확고하다. 1997년 국내에 런칭하여 현재 3만 2천여개의 매장수를 가지고 있는 다이소는 그야말로 공룡 멀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고 할 수있다. 그러나, 태생적인 한계가 존재하는데 그것은 저가브랜드라는 꼬리표와 일본 태생의 브랜드라는 점이다.
우선 저가브랜드라는 꼬리표는 브랜드가 고가 및 전문성 브랜드로 확장하려고 하는 단계에 상당한 어려움을 가져온다. 예를 들어 헬스&뷰티 라인이나 전문 홈인테리어 라인으로 확장하기엔 저가형 이미지로 인해 고객 신뢰를 충만하게 확보하기가 어렵다.
두번째로는 일본 태생의 브랜드라는 점인데, 사실 일본 태생 브랜드라는 것보단 '일본 우익 브랜드에서 뻗어나온 가지'라는 표현이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한국 다이소아성산업에서 브랜드 라이센스를 일본 다이소로부터 가져왔기에 일본 우익기업으로 자금이 흘러 들어간다는 현재 국민들의 의혹을 말끔히 씻기가 어렵다. 또, 이러한 다이소 라이센스문제는 현재 한국 다이소아성산업이 글로벌로 확장하고자 할시에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태생적 한계성으로 근본적으로 미니소는 다이소와의 경쟁적 우의에 앞서게 될 수밖에 없다.
물류 & 유통의 혁신은 디자인 수준을 끌어올렸다
"중국 자본 및 유통과 일본의 디자인이 만났다"라는 미니소의 슬로건은 무슨 의미일까? 2016년 신촌 미니소 1호점이 오픈하였을때,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다이손줄 알았는데, 다이소보다 세련되었다" "가격은 저렴한데, 제품의 퀄리티는 상당하다" 결국, 디자인 수준의 상승과 저렴한 가격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답은 중국의 거대한 물류 & 유통 시스템에 있었다. 1차적으로 미니소는 중국 광저우 물류창고에서 원가 수준의 물류를 대량 공급 받으면서, 동시에 국내 상품 소싱 제조사로부터 2차적으로 물류 보충을 받는다. 이렇게 공급받은 물류는 국내 미니소 물류센터로 집하되어 자동보관/상품보충/집하대기의 프로세스를 거치게된다. 이러한 물류 & 유통의 과정이 단순화 및 체계화 되어감에 따라 물류, 유통 비용은 감소하며 감소된 비용으로 수준높은 디자이너들을 고용 및 충원할 수가 있었다.
"미니소는 저렴한 가격을 넘어 재미와 독특한 콘텐츠가 깃든 디자인으로 고객들의 재방문을 유도할것이다." - 미니소코리아 대표 고민수
현지화와 글로벌화의 투트랙 전략
전통적인 SPA 브랜드는 현지의 장악력과 성숙도를 보면서 글로벌화를 준비한다. 그러나 미니소는 2014년 일본에서 오픈과 동시에 글로벌화를 준비하였고 현재 두바이, 필리핀, 중국, 홍콩, 미국, 캐나다, 이란 등 24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올해 유럽 11개국 진출을 도모하고있다. 도대체 왜 미니소는 위험을 무릅쓰고 전통 SPA브랜드들이 하지 않았던 현지화와 글로벌화의 투트랙 전략을 강행한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SPA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는 업의 특성에 기인했을 것이다.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의 SPA 브랜드는 시시각각 바뀌는 제품과 컨텐츠가 핵심이다. 이를 빠르게 캐치하고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선 다양한 나라, 다양한 지역의 현지적 디자인의 공유망이 필수적일 것이다. 하나의 거대한 미니소 글로벌 체인은 서로간의 현지화 디자인을 수시로 공유하고 발전시킴으로써 다양한 스타일의 제품들을 글로벌화 및 현지화하기에 최적화 시킬 수있었다.
앞서 본 미니소의 브랜드 전략은 가히 혁신적이며, 공격적이다. 미니소라는 브랜드 네임과 다르게 결코 미니하지 않는 그들의 포부와 경영전략이 앞으로 어떠한 행보를 보여줄지 큰 기대를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