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를 당했어요 ep1

지구별 홀로서기 [01]

똑똑똑

“누구세요?”

“아 법원에서 나왔습니다. 등기 서명 하셔야 합니다.”

“법원이요? 등기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직감적으로 이건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어요. 문을 열고 어떤 연유로 법원에서 등기가 왔는지 물었고,

“아 현재 이 건물이 임의경매가 진행되었어요, 세입자 000 씨 맞으시죠? 맞으시면 9/20일까지 법원 권리신고 및 배당요구신청 하셔야 법적 권리를 보호받을 실수 있어요.” 서명하시고 등기내용 천천히 읽어보세요.”

법원 집행관 입에서 나온 말은 설마에서 아뿔싸로 바뀌게 되었어요.

인생 첫 독립 1년 반 만에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머리가 하얘지고, 심장이 콩콩 뛰었습니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등기를 천천히 확인해 보니, 집주인이 누군가에게 채무를 지어 채권자가 이 집을 상대로 임의경매를 건 상황이었어요.

순간 드는 생각이 “아 부동산 계약시에 이 집에 근저당이 있었던 거 같은데 이거 권리신고를 하면 내 보증금은 받을 수 있는 건가?” 생각이 들었고 곧바로 인터넷등기소에 접속하여 해당 건물 등기를 뗐습니다.

근저당은 16년도 제가 입주하기 훨씬 전 농협 지농에서 약 6억이 채권최고액으로 집혀있었고, 제가 입주한 후 9개월 뒤쯤에 개인 근저당을 각 두 명에게 3억 3억씩 총 6억을 추가로 잡았더라고요. 더욱이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가압류가 걸려있는 상태였어요.

경매는 개인 채권자 중 한 명이 3억 건에 대해 건 거였고요.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너무 황당하여.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 30X호 세입잔데요.. 지금 해당 건물이 경매가 들어왔다고 하는데 이게 무슨 소린가요?“

“아.. 이 거참 등기받으셨나요.? 저도 지금 아는 채권자에게 사업 관련 사기를 당해서 경매가 걸렸는데 지금 법적 소송 중이에요. 이거 해결되면 경매 취소 될 거니 기다리시면 되세요.”

“아.. 그럼 제 보증금 1억 6천은 안전 한건가요? 그냥 기다리고 있으면 되나요? 등기에는 배당신고 하라고 하던데 해야 되겠죠?”

“네네 그럼요. 설령 경매 넘어간다 해도 돈 돌려받을 수 있으니 걱정 말고 방 빼지 마시고 기다리시면 됩니다. 권리신고 배당신고는 굳이 안 하셔도 될 거 같은데..일단 기다려주세요. 하하 신경 쓰이게 해서 죄송하네요.“

엄청 여유로운 뉘앙스와 심플한 답변이었다. 뭔가 자신이 있으신 건가?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러나 오히려 그 당당한 자신감이 불안함과 의심을 만들었고, 곧바로 다음날 법원으로 가 권리신고 및 배당요구를 하고 법무사, 변호사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결심하게 되었다.

ep2에서 계속.

임의경매 등기를 받았을 때 행동요령

- 인터넷 등기소에 접속하여 해당 건물 주소를 검색

건물, 토지 모두 등기부등본을 조회한다.

- 말소된 정보 모두 보기를 체크하여 이전 숨겨진 기록을 모두 조회한다.

- 해당 등본을 프린트한다(기관제출용으로)

- 등본과 사건번호가 기록된 법원 등기를 가지고 법무사 및 부동산 전문 변호사를 찾아간다.

- 추가 여력이 된다면 주민센터에 방문하여 현세대 세입자들 현황부와 세입자들 확정일자 및 보증금 목록을 출력받자. (경매 진행시 내 배당금 순서 확인위함)

전세사기 관련 에피소드들은 현재 진행 중입니다. 진척되 가는 과정들을 하나하나 기록하고 필요한 정보들을 정리해가려고 합니다. 저와 같은 전세사기를 겪고 있는 분들에게 자그마한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고 같이 힘을 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