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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준원 Feb 04. 2022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

현대인은 너무나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 학습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그래서일까. 무엇에 집중할지 몰라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직장 생활, 가정생활, 친구 관계 등 생활 반경이 넓어지며 신경 써야 할 일은 점차 늘어만 간다. 자신의 한계를 느끼지 못하고 몰아붙이다 보면 어느덧 모든 상황에 변화를 줄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자신의 한계에 도달하여 에너지의 규정량을 초과하면 과부하 상태에 돌입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마음은 간절하지만 상황을 바꿀 힘이 없다고 느낀다. 자신은 노력한다고 생각하지만 분명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과부하에 걸린 사람은 행복하지 않다.



이유가 무엇이든 과부하에 걸려 집중력과 세상을 살아가는 능력이 손상된다면 심신이 점차 지친다. 그래서 내면에 과부하가 걸린 원인을 찾는 데 관심을 쏟아야 한다. 변화의 동력은 우리 안에 있으니까. 확실히 과부하, 우울증으로 심신이 지쳐있는 사람에게 원인을 찾으라고 말한다면 올바른 해결책은 아니다.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에 빠진 사람에게 원인을 찾으라는 말은 더욱 짐을 더하는 꼴이다.


그렇지만 약간의 의지가 남아 책을 읽거나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다면 현재 상태에서 조금은 벗어날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자신의 상태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논하려는 움직임은 삶을 스스로 책임지려는 태도다. 이러한 의지야말로 자존감의 원천이다. 손쓸 수 없는 일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편이 효과적고 위엄을 지킬 수 있다.


어떻게 마음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까? <사실은 많이 지쳐 있습니다>에서는 통제 불가능한 요인과 통제 가능한 요인을 알아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살펴본다. 우리는 끊임없이 가능성을 찾고 약간의 평정심을 기르는 연습이 필요하다.



진짜 지친 이유


과부하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지만 과부하가 퍼져나가는 양상을 알면 대비가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자기 연민과 능력을 더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사회적 낙인,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정신 건강 전문가를 만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현실은 과부하에 관심을 갖기 어렵게 한다.


좋은 식단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끊임없이 과부하에 시달릴 수 있다.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의 악순환에 빠지는 이유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하면 설탕 함량이 높은 음식, 즉 정크푸드가 머릿속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식단과 더불어 사회적 관계망도 중요한 과부하의 원인이다.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경험이 후회로 물들거나 항상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과부하게 걸리기 쉽다. 관계망에서 벌어지는 경제적 활동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경제학자들은 점차 커지는 생산과 소비 욕구 측면에서 자본주의의 위험성을 말한다.


가정, 직장, 친구 등 사회적 관계망에서는 실망과 모욕, 계획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누적된다. 우리는 날마다 수많은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에 노출된다. 이러한 과부하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과부하를 처리할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사이 현실이나 마음속에 장애물이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사람들은 완벽해지려고 애쓰면서 날마다 스스로를 압박한다. 그렇게 불가능할 정도로 자기를 몰아붙이면 스스로에게 관심을 보이기 어려워진다. 자기를 수용하고 있는 그대로 긍정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은 온전히 나로 살기 위해 거쳐야 하는 중요한 단계다. 자기를 피폐하게 만드는 일을 '줄이고', 지탱해 주는 일을 '많이'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면 과부하가 줄어들고 균형감과 안정을 찾고 다가올 일을 탐색할 여유가 생긴다.



고립감을 느낀다면 밖으로 나가야 한다


과부하에 걸리면 모든 일이 지나치게 많거나, 또 지나치게 많다고 느끼기 때문에 현실감각이 사라질 수 있다. 현실과 동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멍한 상태가 이어지고 삶에 무심해진다. 아무 의지 없이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 소통이나 관계에도 엄청난 영향을 준다. 그래서 매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기간마다 회복에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과부하의 영향으로 사회적 관계망에 치명타를 입으면 고립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다행히 이러한 고립감은 치유가 가능하다. 물론 자신의 몸과 마음을 살피는 일이 쉽지 않지만 호흡에 집중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활용하여 현실로 돌아올 수 있다.


빠른 걸음으로 걷거나 달리기도 역시 뇌에는 훌륭한 영양제다. 몸을 움직이면 활력이 높아지고 뇌에 세로토닌이 많이 분비되어 정신이 명료해져서 현재에 더 많이 머무를 수 있다. 현재에 머무르는 능력에 따라서 수면의 품질이 좌우된다. 잠이 부족하면 독소를 제거하고 뉴런 경로에 쌓인 물질을 청소하는 뇌가 제 기능을 못한다.



의지력은 소모 자원이다


기운이 없고 진이 빠진 느낌을 어른들만 느끼지 않는다. 아이들도 피곤해하고, 아이들의 친구들도 피곤해한다. 단순히 피곤한 정도가 아니라 '아무것도 못 하겠다' 싶은 정도까지 도달한다. 인간은 멀티태스킹에 약하다. 그래서 한 번에 하나씩, 한동안 하나에만 집중하는 편이 과부하를 발생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정신적으로 지친 상태에서는, 말하자면 지나치게 많은 결정이나 거래로 진이 빠진 상태이거나, 선택지에 장단점이 모두 뚜렷한 경우에는, 한마디로 좋은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만약 우리가 무언가를 지나치게 움켜잡으려 한다면 '왜' 움켜잡으려 하는지, 힘을 빼면 어떤 면에서 좋을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


이러한 선택지에서 일부러 피하면 의지가 고갈되기 시작한다. 우리에게는 참 다양한 선택이 있고, 무엇을 선택하든 실행에 옮기려면 의지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매일의 선택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향도 과부하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결정 과정을 단순화하고 사전에 계획하면 날마다 결정할 양이 줄어들고 건강한 의사결정 능력이 길러진다. 중요한 선택에 직면하면 의지를 불태울 수 있다.


스티브 잡스와 마크 저커버그, 버락 오바마의 공통점이 있다. 버락 오바마는 대통령 임기를 보내는 동안 매일 아침 같은 옷을 입었다. 스티브 잡스와 마크 저커버그도 검은색 티셔츠, 회색 티셔츠와 같이 동일한 옷을 입는다. 그들은 오전에 자신의 결정에 의지를 소모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선택을 최소화했다. 그렇게 아껴둔 의지는 더욱 중요한 의사결정에 사용했다. 그리고 명상으로 회복하는 시간을 보냈다.


에너지와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 하나의 방법은 자연에서 머무는 것이다. 그냥 밖에 나가서 하늘을 보자. 몇 분만 투자해도 효과적으로 활력이 생긴다. 그리고 끔찍한 경험이든 그냥 별로인 경험이든, 그 경험을 남들과 공유하면 놀랍도록 위안이 된다.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고립을 피하는 것도 활력을 기르는 데 중요하다. 공동체에는 우리가 본 적 없는 사람도, 필요할 때마다 의지하는 사람도 있다.



멈춰야 할 때를 선택하기


자신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선택 가운데 하나는 언제 멈출지 결정하는 순간이다. 언제 다가가고, 언제 유지하고, 또 언제 멈출지 판단하는 일은 계속 삶을 이어나가는 힘의 원동력이 된다. 자잘한 결정부터 삶을 관통하는 중대한 선택까지 모두 해당된다. 단계마다 현명한 선택을 내려야 하는 권한과 책임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하루에도 선택의 순간은 무수히 찾아온다. 하던 일을 계속하기 위해 잠깐의 휴식이 필요하다면 스스로에게 시간과 공간의 여유를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 즉 잠시 멈추는 행동이 필요하다. 현대인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일을 높이 평가한다. 자본주의 사회와 문화적 압력에서 '잠시 멈춘다'라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그렇지만 과부하 상태가 지속되면 오히려 더 생산성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뿐 아니라 계속해나갈지, 그리고 어떻게 해나갈지 질문하는 것은 우리의 행복에도, 타인에게도 중요하다. 사실 이 판단은 바닥을 치고 나서야 비로소 선명해질 때가 많다. 특히 여전히 전통에 얽매인 집안사람들에겐 자아실현이 대가를 치러야 하는 험난한 과정이며 소외와 고립에 시달리고 근본적으로 자유롭지 않은 과정일 가능성이 높다. 그 대가로 생각보다 훨씬 큰 과부하를 유발할 수 있다.


누구나 자신의 모습이나 살아가는 방식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 것이다. 변화한 모습에 주변이 지지와 이해를 보낼 때도 있지만 대개는 예전 모습, 즉 착하게 요구를 들어주던 모습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타인의 투사나 제한 때문에 더는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 수 없다면 거기서 잠시 멈추어야 한다.




누구나 빛과 그림자를 비롯해 타고난 성향이 있지만 우리에겐 훈련이란 선택지가 있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동안 살아온 방식을 이해하고, 앞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선택을 훈련해보자. 매일 조금씩이라도 괜찮아지려는 '뭔가를' 해보면 어떨까.



참고 도서 : 사실은, 많이 지쳐 있습니다.

저자 : 로라 판 더누트 립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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