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 판막 이상으로 인한 ‘하지 정맥류’ 증상과 예방법
일 년 중 여름철인 7월~8월에 병원을 찾는 진료인원이 증가하는 질환이 있습니다.
바로 ‘하지정맥류(varicose vein)’입니다.
지난 2016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6월부터 시작해 7~8월에 크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여름에 ‘하지정맥류’로 인해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반바지와 치마 등의 착용이 많아지면서 하지정맥류 증상이 보다 두드러지기 때문일 수 있고, 여름방학이나 휴가를 이용해 치료를 받으려는 사람도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부종과 통증을 비롯한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하지정맥류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몸의 혈관들에 대한 대략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우리 몸의 혈관은 크게 동맥, 모세혈관, 정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동맥은 심장에서 신체 각 부위로 혈액을 나르는 역할을 하고, 모세혈관은 우리 몸 각 부위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이산화탄소와 노폐물을 교환해줍니다.
그리고 정맥은 모세혈관을 통과한 혈액들이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는 혈관입니다.
정맥은 위치와 기능에 따라 표재정맥(Superficial vein)과 심부정맥(Deep vein), 관통정맥(Perforating vein)으로 나뉩니다.
표재정맥은 피부 아래에 위치한 정맥이며, 심부정맥은 근육을 싸고 있는 근막 아래 깊이 위치한 정맥입니다. 마지막으로 관통정맥은 표재정맥과 심부정맥을 연결해 주는 정맥입니다.
이 같은 모든 정맥은 혈액을 심장까지 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이 정맥 속에는 아주 중요한 판막((Valve)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이 서 있어도 피가 심장으로 흐를 수 있는 것은 ‘정맥 내 판막(Valve)’ 때문입니다. 이 판막은 혈액의 흐름을 항상 심장 쪽으로 일정하게 유지하며, 심장 아래에서 올라오는 혈액이 다시 내려가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판막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이상이 생기면 역류되는 혈액과 올라오는 혈액이 만나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그 압력으로 인해 정맥이 부풀어 오르는데 이 같은 질환이 바로 ‘정맥류’입니다.
표재정맥, 심부정맥, 관통정맥 등 모든 정맥에서는 정맥류(靜脈瘤)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 중 다리(하지)에 있는 표재정맥에서 정맥류가 발생하는 것을 하지정맥류(下肢靜脈瘤)라고 합니다.
하지정맥류는 그 원인이 무엇이든 다리 표재정맥의 압력이 높아지면 나타날 수 있는데, 주로 유전적인 원인과 같은 일차적 요인과 나쁜 생활 습관으로 인한 이차적 요인으로 발생합니다.
- 유전적인 요인
선천적인 판막의 이상 혹은 정맥혈관의 벽이 약한 경우, 부모가 정맥류가 있을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부모 모두 정맥류가 있는 경우 자녀에게서 정맥류가 생길 확률은 딸은 80%, 아들은 20% 정도입니다.
- 연령
나이가 들면서 정맥의 탄력이 감소하고, 정맥 내의 판막도 약해져 판막의 기능부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로 40-50대 이상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 성별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합니다. 호르몬의 변화가 원인으로 여성 호르몬이 정맥을 확장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 임신
임신을 하면 태아의 무게로 인해 정맥에 압력이 더해지고, 태아에게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혈액량과 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정맥이 팽창합니다. 임신 중의 정맥류는 발생했다가 출산 후 대부분 호전되나 일부에서는 출산 후에도 정맥류가 계속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 직업적인 영향
오랜 시간 서서 일하거나 앉아서 일할 경우 다리의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해 정맥류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비만 및 과체중
살이 찌면 혈액량이 증가하고 정맥이 늘어나게 됩니다. 특히 과도한 지방이 정맥 벽에 쌓이면 혈액이 역류하기 쉽습니다. 또 다리 정맥에 압력을 증가시켜 정맥류 발생 가능성을 높입니다.
- 기타
흡연, 운동부족 및 운동 과다, 오래 앉아 있는 습관, 하이힐 착용, 여성 에스트로겐 수치를 높일 수 있는 잦은 경구 피임약 복용 등도 하지정맥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하지정맥류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리에 파란색 혈관(정맥)이 꽈배기 모양으로 부풀어 오르는 것이지만, 혈관이 튀어나와 있지 않았더라도 하지정맥류로 진단될 수 있습니다.
- 다리에 구불구불한 혈관이 튀어나와 있다.
- 거미줄 모양의 실핏줄이 보인다.
- 다리가 무겁고 피곤하다.
- 걷거나 오래 서 있으면 다리가 저리고 뻐근할 정도로 아프다.
- 가끔씩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고, 쑤시는 느낌이 있다.
- 쉽게 다리가 붓는다.
- 다리에 쥐가 자주 난다.
- 심한 경우 복사뼈 주변에 색소침착이나 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 다리 가려움증이나 발목 부근에 부종이 발생한다.
- 새벽에 다리가 저리거나 아파서 잠을 깬다.
- 다리 색깔이 울긋불긋 변한다.
하지정맥류의 증상은 육안으로 보이는 정맥류의 심한 정도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어서 정확한 검사가 필요합니다.
하지정맥류를 검사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사용되는데 그중에서 도플러 초음파 검사는 정맥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치료나 수술 계획을 수립하는데 가장 중요하고, 정확한 치료를 가능하게 합니다.
1. 다리가 자주 붓는다
2. 10분만 운동해도 다리가 아프다
3. 이유 없이 다리가 가렵다
4. 쑤시는 듯한 통증이 있다
5. 조금만 걸어도 피로해진다
6. 다리에 거미줄 같은 핏줄이 있다
7. 다리에 멍이 자주 생기고 잘 낫지 않는다
8. 종아리, 허벅지 뒤쪽에 아리는 듯한 통증이 있다
9. 다리가 찌릿찌릿 저리다
10. 수면 중 다리 경련(쥐)으로 자주 깬다
11. 가족 중 하지정맥류 병력이 있다
12. 발목 주변에 습진이나 궤양이 있다
13. 혈관이 튀어나왔다
14. 다리 저림 때문에 잠에서 깬 적이 있다
15. 원인 모를 다리 통증으로 고생한다
(위와 같은 증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에 정맥이 튀어나왔다고 해서 무조건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리 통증을 비롯한 부종, 감각이상 등이 나타날 경우에는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또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심각한 경우 다리의 색소침착, 습진, 피부궤양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때는 적극적인 치료를 필요로 합니다.
* 하지정맥류 진행과정
1기 - 모세혈관확장증 및 망상정맥
2기 – 정맥류
3기 - 부종이 동반된 정맥류
4기 - 피부 변색이 동반된 정맥류
5기 - 치유된 궤양이 있는 정맥류
6기 - 진행된 궤양이 있는 정맥류
하지정맥류는 조기에 진단을 받을 경우 의료용 압박스타킹, 약물요법과 같은 보존적 치료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압박스타킹은 다리에 정체되어 있는 혈액을 심장으로 되돌려 보내 하지정맥류를 치료하고 악화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하지정맥류가 심하다면 레이저 치료와 수술적 치료 또는 이 둘을 병행해 치료할 수 있습니다.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원인이 되는 나쁜 생활 습관을 고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앉아서 하는 일은 가급적 피하고, 수시로 다리를 들어 올리거나 구부리는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 다리를 자주 꼬고 앉는 자세도 주의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 다리 혈액순환에 방해되기 때문에 정맥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 다리에 압력을 높일 수 있는 높은 굽, 하이힐 등의 신발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스키니진과 같이 몸에 붙는 꽉 끼는 옷이 반드시 하지정맥류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하지정맥류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비만인 사람의 경우 순환하는 혈액양의 증가로 정맥이 더 늘어나기 쉽고, 정맥 벽에도 과도한 지방이 축적되어 정맥 벽의 약화를 가져올 수 있으니 체중 조절이 필요합니다.
- 운동을 하지 않는 것 역시 하지 근육의 기능 저하나 펌프 기능이 활성화되지 못해 정맥류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조깅이나 등산, 스키 등과 같은 무리한 운동보다는 평지에서 빠르게 걷기나 수영 등이 도움이 됩니다.
- 담배의 경우도 니코틴이 혈액에 점도와 혈압을 증가시켜 정맥 혈관벽과 정맥 판막의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금연이 바람직합니다.
- 변비가 있으면 화장실에서 긴 시간 동안 복부의 압력이 정맥을 눌러 정맥류를 만들 위험성이 높습니다.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 콜레스테롤이나 지방이 많은 음식도 혈액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 하지 정맥류가 있다면 찜질방이나 사우나, 온천 등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뜨거운 물에 오래 있으면 혈관이 팽창돼 정맥류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착용할 경우 증상 개선과 질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