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outlook on the world
공인(公人) : 명사 1. 국가나 공공 단체 또는 사회단체 등이 어느 행위나 물건에 대하여 인정함.
명사 2.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 주로 공무원.
위와 같이 사전적인 정의에서 공인이란 나라에 녹을 먹는 공무원이나 국회의원 등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시대에 변화에 따라 연예인 중에 공적인 일에 동참하거나 대사가 되는 경우가 있으나 대게는 그렇지 않고 유명인이라고 해도 나라의 세금으로 사는 이가 아닌 이상은 공인이라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요즘은 ‘유명인이면 공인이다’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표면적으로는 그런 인식이 무슨 문제가 있을까 싶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 유명세에 공인이라는 칭호까지 더해져 자유민주주의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개인의 자유 침해와 더불어 지지 않아도 될 짐을 지어주기까지 한다.
<연봉은 책임에 비례한다>는 제목의 글을 적은 적이 있다. 연예인들이 유명세 때문에 몸값이 비싸질수록 조심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아지니 과연 수억대로 돈을 번다고 해도 그 연봉이 많은 것일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어떤 대중들은 특정 연예인에 대해 마음대로 비판하는 것에 대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곤 하는데, 시험을 치는 일도 아니고 누구든지 스스로 팬이라고 자처하기만 하면 가능한, 낮은 절벽을 통과한 사람들이 어떤 명분으로 남의 자유를 박탈하는 권리가 생긴다고 하는 걸까? 게다가 연예인들도 상위 몇 프로를 제외하면 우리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낸다. 무명으로 10년, 20년, 그마저도 결국 발굴되지 못하고 심지어 고독사하는 연예인들도 기사로 본 적이 있다. 연예인들도 1차적으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려는 것인데 그와중 자신을 지지해 주는 팬이 있다는 건 당연히 중요하며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그들은 노예가 아니다. 그런 걸 강요하는 걸 팬의 권리라고 한다면 차라리 팬이 없는 게 더 행복할 것이다.
먹고살기 위해 참아가며 회사생활하는 걸 원하지는 않으면서, 손님이니까 진상 피워도 참아야 하는 건 혐오하면서, 연예인이니까 참아야 하는 건 당연한 건가?
사실 이런 인식들은 연예인이 자신들보다는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에 생긴다. 사람들은 늘 남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는데, 그걸 부추기듯 언론은 유명 연예인의 화려한 모습들을 공론화화며 상대적 박탈감에 박차를 가한다. 물론 절망을 주려는 의도를 넣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의도가 꼭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은 아닐 뿐이다. 방송은 애초에 각종 광고로 사업을 유지하는 특성도 있고 누구나 꿈꿔볼 만한 모습을 보여주며 대리만족을 시켜주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연예인들이라고 일반인들과 다르지 않다. 위에 언급했지만 그들 중에서도 유명세와 부가 정비례 하는 사람들은 상위 몇 프로일 뿐이다. 국민 MC라고 불리는 유재석 님의 회당 출연료는 ‘다른 이인자들이 몇 개의 프로를 해야 같아지는 수준이다’라는 농담들도 나오지 않는가? 사람들은 그를 국민 MC라고 포장하고 있지만 그가 평소 검소하고 상대를 잘 배려해 주는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인데, 그런 그도 지금의 청렴함을 버리고 가진 것대로 소비하고 살았다면 아마 이중잣대로 그를 미워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니 유재석님의 삶도 쉽지 않을 것이다. 많은 돈을 벌어도 명품 하나를 걸치지 않는 건 암묵적인 대중들의 특성을 잘 알기 때문일 것이고 그래서 자신을 제한적으로 소비하면서 산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제발 자신이 합법적으로 벌어들인 돈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쓰고 남의 지적을 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대중들의 말할 권리로 인해서, 그들은 듣지 않을 권리를 잃었다.
직장인을 예로 들어 사장과 사원은 위치와 맡은 책임이 다르기 때문에 연봉이 다르다. 그래서 직장인을 모두 같다고 취급할 수 없고 하나로 묶을 수 없듯 연예인을 공인으로 말하는 건 아마 최저시급도 못 받는 연예인들 입장에서는 정말 과도하게 무거운 짐일 것이다. 부를 가진 사람들의 자유를 대변하고 싶어서 그들을 옹호하기 위한 글이 아니라, 결국 가장 하단의 사람들의 삶을 질을 중시하기 때문에 시작한 글이라는 뜻이다.
연예인 전체를 공인으로 말하면서까지 당신이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어떤 권리를 주장하고 싶은가? 당신이 주장할 수 있는 건 자신의 일 까지다. 남의 인생에 대해 권리를 주장하려는 건 당신이 부릴 수 있는 노예에게나 하는 짓이다. 노예가 되고 싶지 않아하면서 왜 남을 노예로 부리려고 하는가? 그런 마음이 있다면 본인 마음부터 재정비하는 것이 상대적 박탈감 따위로부터 틈을 내어주지 않는 일이 아닐까? 필자가 공인도 아니고 연예인은 더더욱 아니지만 대한민국의 한 개인으로서 이 점을 바로 잡지 않는다면 나비효과로 인해 곧 나라는 사람의 자유도 침해당할 수 있는 문제라고 여겨져서 이 글을 쓴다.
정말이지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지만 정치, 경체, 사회 안에 전체주의가 여러 부문을 잠식하고 있는 위험한 나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