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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책불혹 Feb 11. 2024

속궁합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속궁합'은 몸의 대화가 아니라, 진짜 대화로 알아야 한다.

'자고 만남 추구'



현재의 시대정신에서 남녀 간의 잠자리는 꽤나 보편적이고 중요도도 높다. 과거 시대보다는 연애를 시작하는 단계를 어렵게 여기 지도 않을뿐더러 심지어 하룻밤 그냥 즐거우면 그만이다라는 사람들도 있다. 어렵지 않게 연애를 하는데도 잠자리를 전제로 하지 않는 연인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얼마의 시간이 걸리는 가에는 개인차가 있으나 통계적으로는 대개 100일 안에 첫 잠자리를 한다고 한다. 당장에 스무 살만 넘어도 미성년자라는 꼬리표를 떼어버리고 그저 뭐든 경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어서인지 대학생 시절 가장 많이 첫 경험을 하는데 중고등학생 때 경험을 하는 친구들도 더러 있다. 그래서 '속궁합'은 자연스러운 이야깃거리가 되었으며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최근 SNS에서는 자만추라는 '자기만족을 추구'한다는 줄임말이 '자고 만남 추구'로 바뀌었다고 할 정도니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중요하다는 '속궁합'에 대해, '그게 무엇이냐?'라고 물어보면 통일성 있게 '이것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적다. 그리고 여러 경험들을 해본 후 그중에 가장 좋았다던지, 경험이 많지는 않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았다던지, 하는 순간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그렇게 속궁합은 몸으로 나누는 대화라고 하면서도 단순한 느낌에 의존하고야 마는 것이 사실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속궁합의 적합한 정의는 "성에 대한 가치관"이다.



만약 속궁합이 매번 누군가와 실험하듯 자봐야 하는 육체의 일이라면 인류 역사에 단 하나도 같은 유전자가 없는 우리가 자신의 짝을 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과 잠자리를 경험해야 하겠는가? 그리고 그 경험 간의 통계로 속궁합이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면 왜 헤어지고 이별하기를 반복할까? 잘 맞지 않아서? 아니다. 그만큼 대화하지 못해서이다.


속궁합은 대화를 통해서 서로 간에 성에 대한 가치관을 교류하고 그 안에서 맞는 사람을 찾는 일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관계를 깊이 만들어주거나 반대로 멀어지게 만드는 것이 대화인데 이 대화는 가치관이 맞을수록 잘 되기 마련이다. 흔히 성격이 다르고 성향이 다름에 이별 사유를 이야기하는 연인들이 있는데,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결국 어떤 일에 대한 가치관이 서로 달라서이지 성격이 달라서가 아니다. 도리어 반대가 끌려서 만나기도 하니, 결국 만남을 유지시켜 주는 건 가치관에 대한 일이라는 것이다. 성관계 역시 가치관으로 결정되는 행위이다. 그래서 서로 관계를 나누고서 만족스럽지 않았다면 대화가 부족했다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 각 종 커뮤니티 게시판에 성관계 후 상대의 감정상태를 타인에게 묻는 질문들이 즐비하게 올라오는 것만 봐도 대화의 필요성은 충분하다.  


물론 성에 대한 대화 자체를 터부시 하는 사람들의 인식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나누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보편적으로 어느 정도 만남이 이루어진 후이거나 성관계를 한 후 불만족스러울 때 이야기를 꺼내게 되니, 이런 이야기를 자유로이 할 수 있는 성숙한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신적인 사랑?


그렇다고 사랑을 육체와 정신의 영역으로 나누어서 정신적 사랑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이 둘은 나누어서 볼 것이 아닌 하나의 이야기다. 도리어 우리가 육체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에 가깝고 그 행위를 유도하는 모든 것들은 이성의 지배를 받는다. 그래서 감정 없이 몸을 파는 일에 "영혼을 파는 것과 같다."고도하지 않는가. 간혹 종교적인 이유로 삽입하는 행위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허용하는 개인들이 있는데 그렇게 부자연스러운 행동이 나오는 것은 스스로도 본능과 행위에 대한 가치관이 제대로 적립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신과 자신을 둘 다 속이는 기만이자 이중성이라고 봐도 된다.

결국 행위는 우리가 가진 생각의 기준에 따라 수반되는 결과일 뿐이다. 속궁합에 대한 가치관을 온전히 가져가지 못하면 누군가를 만나도 알 수 없는 느낌이나 감정 따위를 빌미 삼아 관계를 망쳐버리는 것에 쓸 것이다. 모든 것이 좋은데 잠자리가 만족스럽지 못한다면 성에 대한 서로 간의 가치관을 공유하지 못해서인 탓이 크다. 그에 앞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왜 원하게 되었는지 스스로에 대한 공부가 먼저인 것이고 그다음에 상대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일 때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다.  



속궁합은 하나의 예일뿐, 중요한 건 대화 그 자체이다.



흔히 결핍이 많은 사람들이 타인에게 의지적이고 자신의 정체성을 타인에게 묻곤 한다. 자기 자신을 몰라서 생기는 불만들을 상대에게서 끝도 없이 요구하고 상대에게서 찾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애초에 자기 자신을 잘 알고 그래서 그에 맞는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에 대한 고민을 해온 사람이라면 상대 또한 그에 합당한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할 것이다. 물론 그 상대도 그런 사람이어야 하겠지만, 모든 문제의 시작인 자기 자신에서부터라고 본다.

속궁합은 하나의 조건일 뿐이다. 그 외에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할 때에 정말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몸과 마음이 모두 연결된 만큼 섬세하게 대화해야 하는 부분이라 예를 들었을 뿐. 대화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니 속궁합을 맞추고 싶다면 진짜 ‘대화’를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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