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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책불혹 Jul 09. 2023

ep6. 스타벅스가 업계 1위인 이유

내부고객관리


압도적인 브랜드평판


국내에서 20년이 넘은 스타벅스가 언제부터 시장점유율 1위였는지는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커피업계에서 일을 시작했던 2010년에도 이미 1위였고, 이후로도 단연 1위로 시장을 지배했다. 2023년 현재도 브랜드평판도 1위로, 2위부터 10위까지를 더해도 1위를 넘지 못한다. 

공정거래 위원회 사이트에 가맹사업거래에 통계를 보면 가맹점 수로는 이디야커피가 3천 개를 넘어서서 단연 1위다. 하지만 점포 수가 많아도 가맹점 평균 매출액으로 보면 순위권에서 멀리 있다. 반대로 직영점만을 운영하는 스타벅스가 1600개가량의 점포를 운영하면서도 부동의 1위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매장 수가 매출과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알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맹사업거래 공시자료(2022년 말을 기준으로 함)

그럼 대체 그 비결은 어디에서 나올까?



내부고객관리?


<내부고객관리>는 커피 뿐 아니라 모든 외식업, 더 나아가서는 서비스업이라면 모두 통용되는 단어다. 항간에는 이 '내부고객'을 점포에 찾아오는 고객들이라고 오해하여, 입점 고객들에게 실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영혼 없는 서비스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서 '내부고객'이란 바로 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근로자들을 의미한다. 경험상 스타벅스에서 일하던 파트너들은 퇴사 후에도 계속적으로 스타벅스를 이용한다. 굳이 일하던 점포가 아니더라도 오히려 더 충성고객이 되어준다. 이것이 바로 <내부고객관리>의 지향점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의 일이지만 2012년, 내가 스타벅스에 일하던 당시에는 지금보다는 일하는 시스템이 열악했다. 손님의 주문에 따라 그 주문을 약어를 사용해 말로 옆 사람에게 전달하고 전달받은 사람은 컵에 그 주문을 적고 바리스타는 주문이 적힌 컵을 가지고 음료를 만드는 아날로그 방식이었다. 음료를 전달하는 과정도 주문내역을 확인할 화면이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일일이 컵을 확인하며 고객을 찾았는데 소통을 중요시 여겼던 스타벅스만의 재미난 문화였다. 물론 지금은 컵에 주문 스티커를 붙이고 어플도 연동하고 닉네임으로 고객을 찾을 수 있는 간편한 시스템이 되어 있지만 그 전의 방식은 일하는 사람들로선 많이 불편한 점이었다. 그럼에도 스타벅스의 파트너들은 흔쾌히 고객이 되어주었다. 소비자의 위치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다른 데에 있기 때문이다.  



외식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위생이다.


스타벅스 뿐 아니라 대개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커피프랜차이즈는 때마다 위생점검을 한다. 식약처에서 위생검열을 가장 활발히 하는 시기인 여름에야 당연히 엄격하게 위생을 관리하지만, 그때가 아니더라도 자체적으로 검열을 한다. 매일, 주간, 월간, 분기별로의 위생에 대한 점검 목록이 있다. 일하는 입장에서야 매번 해야 하는 그 일이 다소 귀찮고 부담스러운 작업일 수 있겠으나 사실은 너무나 당연하고 후일에 생각해보면 믿고 마실 수 있는 음료를 만드는 근본이 되는 작업인 것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직영점보다 가맹점이 관리가 미약하고, 같은 가맹이라도 점주의 성향에 따라 위생의 척도가 크게 다를 수 있다. 스타벅스는 전 지점이 직영점이었기에 그 관리에 대해서만큼은 어느 브랜드보다 더 정밀했다. 



점포마다 맛과 양이 다르다면 그건 프랜차이즈가 아니다.


음료를 제조하는 방식도 그렇다. 레서피에 따라 누가 만들어도 같은 맛과 같은 양의 음료를 제공한다. 그러기 위해서 각 사람이 감각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요구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결과가 같을 수 있도록 얼음을 계량하는 스쿱마저도 음료 사이즈별로 다르다. 이러한 디테일 때문에 음료가 컵에 가득 담기지 않고 다소 모자란 듯한 느낌의 음료를 제공받는다. 하지만 적어도 변수는 없다. 



직원들은 곧 잠재고객이다


보이지 않은 위생, 레서피, 문화 등은 일반 고객들로서는 알 수가 없다. 반대로 직원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일하던 직원들이 다시 찾는 가게라는 건 그 어느 미슐랭의 별 개수보다, 블루리본의 평가점수보다 우량한 점수를 갖는 것이다. 스타벅스가 업계 1위라는 명성을 갖는 것은 당연히 많은 고객들이 찾아주기 때문이지만 그 안에 상당수의 고객들은 스타벅스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던 사람들이며 결국 외식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이 그 사업에서 가장 근본적인 일을 잊지 않고 할 때 이루어진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물론 개인블로그에 쓰는 매우 주관적인 나의 의견이기 때문에 정답은 아니다. 이 이유가 아니더라도 스타벅스의 고객 니즈를 꿰뚫는 마케팅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다만 업계 10년 이상 일했고 대형 커피프랜차이즈의 점장으로 5개 이상의 브랜드를 경험하면서 나름의 분석을 해본 결과다. 정확한 수치나 기반보다는 실제 눈으로 보고 느끼는 바를 그 이유로 적어보았다.

나 역시도 그렇다. 내가 일했던 가게여서 혹은 누군가 일했던 경험들을 듣고 특정 매장의 고객이 되거나 아니면 가지 않을 이유를 찾거나 한다. 찾아오시는 손님들에 친절하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은 당연하거니와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믿고 먹고 마실 수 있는 가게를 만드는 일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재료를 철저한 관리 속에서 쓰고 그렇게 나온 제품들이라면 가까운 사람들이 더 잘 안다. 그렇게 한다면 당장은 아닐지라도 분명 사람들의 입과 입을 통해 전해지기 마련이다. 


먹는 입보다 말하는 입이 더 무서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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