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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 치과의사 Jan 13. 2019

[자소서] 잘 던진 질문 하나, 열 스펙 안 부럽다!

 요즘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경쟁. 그러다 보니 스펙 쌓기도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문제는 내게 정말 필요한 스펙이 무엇인지, 그 스펙을 쌓으려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장에서는 ‘필요한 곳에서 적절한 스펙 쌓기’를 어떻게 하면 될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1. 성적! 가장 기본이 되는 스펙이다


 스펙의 기본이라고 부를 만한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물론 성적이다. 여기서 말하는 성적은 학교 성적과 영어 성적, 봉사시간 등 수치화할 수 있고, 서열화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스펙인 만큼 남들과 비교해 부족하지 않을 만큼의 기본적인 수준은 반드시 채워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는 학교를 다닐 당시 학점 관리에 힘쓰지 않아서 실제 성적도 많이 안 좋은 편이었다. 그러다 보니 결국 가장 발목을 잡는 부분도 학교 성적이었다. 물론 내가 했던 방송국 PD라든가, 그 외에 공무원 시험처럼 학점이 결정적인 평가 요소가 아닌 시험들도 많겠지만 그럼에도 학교 성적이 좋은 것은 절대 손해를 보는 일은 아니라는 점을 꼭 마음에 담아두었으면 좋겠다. 만약 당장은 아니더라도 내가 그랬듯 목표를 수정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더더욱 이 부분을 신경 쓴다면 좋지 않을까?

 다만, 기본적인 수준을 채운다는 생각으로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성적, 영어, 봉사시간에 대해서 흔히 ‘고고 익선’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이런 접근에서는 노력 대비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점점 감소하게 된다는 점을 기억해두어야 한다. 그래서 내 생각에 성적의 적정선은 B+에서 A0 사이이면 아주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4.5 만점에 3.5에서 4.0 사이, 4.3 만점이면 3.3에서 3.7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3.5를 넘겼을 때부턴 이후로 더 좋은 성적을 받았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크게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학점이 아주 중요한 평가 요소인 몇몇의 시험들은 별개로 봐야 한다. 지금은 학점이 가장 우선적인 결정 요소가 아닌 시험들을 말하는 것이다.)

 영어의 경우는 토익 점수로 900점 정도라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900점 이상의 점수를 가지고 있지만, 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900점 이상의 점수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기분 상으로는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주변에 또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을 기본으로 하고, 아예 환산 점수에 마이너스가 없는 안정적 점수를 원한다면 950점 정도를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

 이외에 봉사활동은 150~200시간 정도를 맞춰주면 충분하다. 물론 모두가 다 쉽지 않은 점수들이다. 다만, 이 점수들이 채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본인이 다른 스펙 쌓기에 먼저 더 힘을 쏟고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추천하는 바이다.


2. 무엇을 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기본적인 스펙을 잘 준비했다면 다음으로는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 다른 지원자들은 자기소개서나 이력서에 빼곡히 뭔가를 적는 것 같은데, 내 이력서는 텅텅 빈 것 같은 느낌을 느낄 때가 많을 것이다. 나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단지 ‘이력서를 채우기 위한 스펙’을 쌓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아니, 오히려 역효과가 날 때도 많다. 평가하는 분들의 입장에서 “이런 다양한 활동을 했네?”가 아니라 “뭐 이런 것까지 했어? 그 시간에 공부를 더 하든, 다른 특이한 경험을 쌓든지 하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을 판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이 장에서는 스펙을 쌓을 때 더 효과적으로 도움이 될 스펙을 쌓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효과적인 스펙 쌓기 방법이라고 해서 뭔가 대단한 것이 나올 것 같지만, 사실 굉장히 단순하다. 나는 먼저 투 트랙 전략을 추천한다. 1) 대부분의 분야에 적용 가능한 스펙 2) 특정 분야에만 빛을 발할 수 있는 스펙, 이 두 가지를 나눠서 접근하는 것이다. 먼저 전자의 스펙에는 무엇이 있을까? 스펙이라고 하면 무슨 무슨 공모전 수상이나 인턴 같은 걸 떠올리기 쉬운데, 사실 여행도 스펙이 될 수 있다. 어디를 가서 무엇을 경험했는지가 잘 녹아든다면 충분히 좋은 스펙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에베레스트 등정을 해봤다든지, 세계 각국의 미스터리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러 돌아다녔다든지 하는 것들은 일단 "그것들을 왜 해봤을까?" 하는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여행이라는 스펙은 먼저 말한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스펙의 예가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좋아하는 운동이나 취미, 전공 관련 수상 경력 등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전공 관련 수상 경력을 두 번째가 아닌 첫 번째에 넣은 이유는 특히 요즘 같은 시대에는 전공과 무관한 진로를 택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런 경우에도 본인의 전공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증거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후자로 언급한 특정 분야에만 빛을 발하는 스펙에는 인턴이 있다. 자신이 가고 싶은 분야의 인턴 경험이면 확실한 도움이 된다. 그 얘기를 역으로 다시 생각한다면 관련 분야가 아닌 다른 곳의 인턴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된다. 금융 계통을 지원하는데 반도체 회사에서 인턴을 한 경험은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없다.(물론, 그로부터 경험한 것들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내용은 잠시 후에 언급할 내용을 보면 더 잘 이해가 될 것이다.) 공모전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지원하려는 분야와 정확히 관련 있는 공모전이 아니라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렇듯 관련 분야의 스펙은 그 범주를 최대한 좁게 잡아야 한다. 적당히 “이 정도면 관련 있는 것 아닌가?” 싶은 스펙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완벽하게 맞는 스펙을 쌓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테면, 피디를 목표로 할 때는 방송 관련 기획안 공모전 수상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것이 피디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본인이 회사들에서 하는 ‘삼행시 공모전’ 같은 데에서 수상을 하고, 그것으로 자신의 창의력이나 재치를 증명하려 한다면 사실 방송국 피디 합격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PD라는 직업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지금껏 언급한 스펙들은 예시들에 불과하다. 더 많은 스펙의 종류들이 있다. 다만, 이것들을 지금 말한 것처럼 잘 분류해보면 적절한 적용이 가능하다. flexible 한 스펙인지, specific 한 스펙인지로 말이다. 그 종류를 나눴을 때, 공모전이나 인턴처럼 그 성격이 specific 한 경우라면 자신에게 정확히 필요한 스펙이 무엇인지 다시 고민해보길 추천한다.


3. 가장 중요한 건 ‘왜?’이다


 지금까지 스펙의 선택에 대해 장황하게 말을 했는데, 사실 이 모든 걸 무력하게 만드는 마법의 말이 있다. 바로 ‘왜?’라는 질문이다. 이 장의 주제인 잘 던진 질문이 바로 이 '왜?'라는 물음이다. 어떤 스펙이 flexible하든, specific하든, 그것이 기본적인 스펙이든 그렇지 않은 스펙이든 이 ‘왜?’라는 물음에 답할 자신이 있다면 충분히 좋은 스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펙을 만들겠다는 목적이 아니라 그냥 자신이 꼭 이 일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했다면, 직무와의 관련성이 적더라도 좋은 스펙으로 남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 ‘왜?’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펙을 만들기 전에 이 '왜?'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먼저 던지고 준비해 나간다면 시작부터 좋은 단추를 꿸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것은 적당히 답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지 말라는 것이다. 끝까지 스스로를 물고 늘어지면서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길 바란다. 그게 진짜와 거짓을 가르는 방법이고, 면접관들도 마찬가지로 생각할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그럼에도 답할 수 있다면 그것은 곧 스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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