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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르셀레네 Mar 20. 2019

고흐는 몇 송이의 해바라기를 그렸나

[The Book Selene #55 : by Curtis]

고흐 하면 생각나는 가장 유명한 작품은

물론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단연 '해바라기'이다.


해바라기를 고흐는 수차례 그렸고,

그중에 꽃병에 꽂혀 있는 해바라기만 7점을 그렸다.



위 그림은 고흐가 그린 해바라기 중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꽃병에 15가지의 해바라기가 꽂혀 있다.


고흐는 프랑스 남부 지역 아를에 있을 당시,

이 해바라기를 그렸다.  

도시의 바쁜 생활에서 벗어나 그림에 집중하고 싶었던 고흐는 

본래 살던 파리를 떠나, 1888년도에 아를로 이사했다.


그 당시, 고흐는 자신의 집을 화가들의 공동 작업장으로 만들고자 계획했다.

여러 화가들이 모여, 물감이나 붓을 함께 사용하고 그림을 그리면서

생활하는 장소로 만들고 싶어 했다.


아를에 있던 고흐의 집(Yellow House). 실제로는 아주 작은 집이었다.


그러나 고흐의 마음에 부응해준 것은 고갱뿐이었다.

그런 고갱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하기 위해

저렴하게나마 집안을 꾸미고 싶었던 고흐는

해바라기 그림을 그려 집안에 생기를 불어넣고자 하였다.


그래서 4점의 해바라기 그림을 그려냈다고 한다.

약 1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4점의 해바라기 그림을 그렸고,

꽃송이는 각각 달랐다.

3송이부터 15송이까지.


이후 고흐는 고갱과 함께 사는 동안에

15송이 해바라기를,

이전과 동일하게 한 점 더 그려냈다.


고갱이 그린, 해바라기를 그리는 고흐(Vincent van Gogh painting sunflowers)


그렇게 잘 지내나 싶던 고흐와 고갱은

예술에 대한 의견 차이가 많아 다툰 적이 많았고,

고갱이 그린, 위 그림으로 말미암아 둘의 사이는 틀어지게 된다.


고흐는 그림 속 자신의 모습이 우스꽝스럽다고 느꼈고

고갱이 자신을 비하하는 의도로 그려냈다고 생각해 

함께 술을 마시다가 술잔을 집어던지기까지 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급기야 고흐는 면도칼을 들고

고갱을 찾아왔고, 놀란 그는 고갱을 떠나버린다.


여전히 화가 삭히지 않은 고흐는 자신의 귀를 자르기까지 하는

사태에 이른다.


잘린 귀의 자화상(Self-Portrait with Bandaged Ear)


그에게 해바라기는 어떤 의미였을까.

고갱을 위해 집을 꾸미며 그려냈던 행복한 순간일까.

모델을 구할 돈이 없어 정물만 그려내는 그의 불행한 인생이었을까.




당신이 몰랐던 해바라기 이야기,

'해바라기는 사실 작은 꽃이다.'


보통 우리는 해바라기가 어른의 키보다 크고, 커다란 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해바라기 꽃은 한 송이가 아니다. 

두 가지 모양의 많은 꽃이 피어 있는 셈인데, 

평평한 원판의 가장자리에는 납작한 모양의 노란 꽃(설상화)이 달려있고,

안쪽으로는 아주 작은 꽃잎이 달린 어두운 통꽃(관상화)들이 모여 있는 것이다.

이렇게 여러 꽃들이 모여 하나의 모양을 이루는 것을 ‘꽃차례’라고 부른다.


가운데에는 아주 작은 통꽃들과, 가장자리에 설상화들이 많다.


즉, 정확히 얘기하자면 해바라기 꽃은 매우 작고,

이렇게 수많은 작은 꽃들이 모여 커다란 하나의 꽃차례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고흐의 해바라기 역시 15송이가 아닌 15개의 꽃차례인 셈이다.

아마 송이로 세려면 수없이 많은 송이가 될 것이다.




[Flower X Culture]

Selene Editor. Curtis

2018.02.09


더 북 셀레네는 매주 금요일에 발행되며, 여러 명의 에디터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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