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연재한 <내 고양이의 죽음에 대하여>를 종이책으로 펴냈습니다.
얼마전 영광스럽게 니나귀 팟캐스트에 출연했는데요.
인연을 계기로 니나귀 진행자 한카피님이 운영하는 제주 오조리 게스트하우스 슬로우트립에 지내러 갔다가
글의 요정이 기습 방문해서 그만...
오조리 슬로우트립은 강아지 둘(호이, 호삼), 고양이 하나(나무)
멋~진 아이 호이와 호삼(강아지), 나무(고양이)가 있는 천국입니다.
여름 휴양지의 행복한 무드 한가운데서
제주의 아름다움, 주인장님의 환대, 동물 친구들의 사랑에 흠뻑 취해 지냈더니
마음속 금고에 단단히 봉인해둔 숙제가 어찌 제 발로 걸어나왔습니다.
전체 분량의 20%는 아이를 돌볼 당시 단상을 적은 일기 같은 글이고,
이후 단행본 출간을 염두하며 집필한 글을 모았습니다.
상업출판을 시도했다가 여차저차 브런치에 올리는 것으로 마무리하자 다짐한 것이 어언 2년 전입니다.
그리고 잊고 지내다 니나귀에 출연하고, 또 제주를 오가면서
지금이 정말 마지막이란 생각이 든 것 같습니다.
이제 직업인으로서, 생활인으로 전력질주를 해야 해서요.
서울로 향하는날 아침 게하 방명록에 이렇게 적고 돌아와 교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출간 책은 브런치북 원고를 다소 수정하고 일부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모처럼의 휴가가 강도높은 작업의 시간이 되었지만
오래 묵힌 숙제를 끝냈다는 생각에 마음이 좋습니다.
단행본 제목은 <펫로스, 1인칭 죽음을 지나는 당신께> 입니다.
니나귀 호스트 한카피님이 제 출연 회차에 붙여준 제목이 와닿아 각색했습니다.
교보문고의 퍼플을 통해 출간해 교보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상업출판이든 독립출판이든 한번에 수백권을 찍어야 하는데
퍼플은 POD(주문형 인쇄) 서비스라 나무와 지구에 미안한 마음도 덜하네요.
주문해 책장에 몇권 꽂아두고 털친구를 잃은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선물해야지 합니다.
저는 청춘의 고양이를 보내고 조금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삶에 임하는 자세, 세상을 대하는 마음, 그러니까 죽음관과 세계관,
또 그 결과로 직업도 바꾸었으니까요.
미미 덕분에 비로소 자립한 사람이 되었다, 아이들 덕분에 사람 구실하고 산다, 는 실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책임있는 으른답게 제가 가진 유일한 자원인 시간을
이 귀여운 친구들을 더 많이 사랑하며 보내고픈 마음이라
매일 열심히 살아야지, 잘 살아야지 합니다.
모든 분들, 소중한 존재와 사랑 가득한 계절이시길 빕니다.
가을과 인사하는 밤, 반짝이는 별들을 마음에 담고 잠듭니다.
고맙습니다.
-미미 홍시 홍주 집사, 차윤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