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연양 Jun 05. 2023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들의 특징


 우리들의 주변에는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괜히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처럼 기분 좋게 하는 사람들이 있곤 하다. 그런 사람들은 학교에서나 직장에서나 동아리에서나 어떠한 그룹에서 마주할 수 있지만, 그게 또 생각보다 마냥 마주하기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직장에서라도 마주할 수 있는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들에게서는 말과 행동에 반짝거리는 듯한 모습을 볼 수가 있다.

 

 그건 식당에서도 쉽게 찾을 수도 있다.

 그 식당은 10평도 안 되는 작은 돈카츠 식당이었다.

 테이블은 2인용 5개 4인용 테이블이 3개 들어가 지나갈 틈도 좁아 불편함이 밖에서도 잘 느낄 수 있을 정도였는데, 그 식당은 점심시간만 되면 웨이팅이 걸려 항상 줄이서 있었다.

 그렇게 줄을 선 식당을 보면 얼마나 맛이 있길래 이렇게 줄을 서나 궁금증을 가지기 마련이다. 나 또한 20분을 기다려 2인용 테이블에 혼자 자리하게 되었고 등심 돈카츠를 하나 주문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에어컨으로 이제 좀 추워진다고 느껴지고 있을 때, 머리 위에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에어컨에서 물 배출 처리가 잘 안 되었던 건지 아니면 습기 때문인 건지, 에어컨 날개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다른 쪽에 앉아 혹여나 다음 손님이 앉게 될 것을 위해 직원 분에게 말했다.

"이쪽에 에어컨 물이 떨어지고 있어요."

 그다지 불쾌하진 않았다. 천장에 있는 에어컨이다 보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나름의 동업자의 정신이자 배려였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주방 안에서 돈카츠를 튀기고 있는 사장님에게도 전달이 되었고, 그 사죄의 표현으로 콜라 한잔과 미니 카레를 서비스로 받았다.

"저기, 딱히 이러려고 말씀드린 게 아닌데." 이런 말을 해봤자 소용없는 건 알고 있지만, 나와버렸다.

 하지만 직원은 죄송함에 밝은 얼굴을 덧붙여 말했다.

"아닙니다. 기다리게 해 드린 것도 죄송한데 불편을 드려 더 죄송합니다. 필요하신 거 있으면 말씀 주세요. 주문한 음식도 곧 나올 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그러곤 한동안 직원들의 행동을 보았다.

 돈카츠는 생각보다 그리 특별하진 않았다고 생각했다. 맛이 기대 이하인 건 아니었지만, 이렇게나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고 싶은 맛은 아니었다. 퀄리티에 비해 가격도 좋은 건 사실이지만, 이 식당에는 최근 주변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있었다.





 직원 한 명 한 명은 식사를 하고 있는 손님들에게 집중을 하고 있었다. 혹여나 반찬이 모질라 리필하고픈 손님이 없는지,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손님은 없는지, 주문을 하고픈 손님은 없는지, 그건 직원으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손님이 부르기도 전에 먼저 살며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한 테이블마다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더 필요하신 건 없으실까요?"

 그런 물음에 상냥한 웃음도 건네고 있었다.

 손님은 자신의 테이블을 보더니 잠시 생각을 하고 우동 국물을 좀 더 받을 수 있겠냐고 물었다.

 그 테이블뿐만이 아니라 모든 테이블 모든 손님에게 먼저 다가가고 먼저 좋은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따뜻한 대접을 하고 있었다.

 그게 어째 맛있는 걸 더 맛있게 느껴지도록.


 손님이 먼저 찾게 되면 그것은 '주문'이 되고, 직원이 먼저 찾아가게 되면 그것은 '서비스'가 된다고 한다.

 그 식당이 인기가 많았던 이유는 맛도 맛이지만, 손님에게 따뜻함마저 전하는 직원들의 태도와 서비스였다.

 

 비록 직원과 손님 간의 관계지만,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자체는 말과 행동자체를 빛나게 만든다.

 직원의 태도는 지극히 정상적이다. 손님으로서 직원이 그런 태도를 가져야 하는 게 당연한거 아니냐고 하지만 모든 직원이 그런 태도를 당연하게 가지고 있진 않다.

 당연한 건 없다.

 그건 교육의 차이일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교육을 해도 그럴 수 있는 사람과 그럴 수 없는 사람이 존재한다.

 아무리 맛이 있어도 태도가 거칠고 성의 없는 모습을 보여주면 밥맛이 떨어지는 것처럼, 상냥하고 따뜻한 태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대접을 해주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다면, 음식의 맛마저 다르다.

 그런 태도를 가진 사람은 결코 손님에게뿐만이 아니라 동등한 인간관계에서도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고 말과 행동을 한다. 이중인격자가 아닌 이상에.


 이런게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과 무슨 상관이냐? 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은 자신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우선시하기에, 배려라는 것이 결코 당연한 게 아니.

 배려가 담긴 상냥함은 결코 값싼 감정표현이 아니며,

 모두 먼저 타인을 존중한다는 생각과 마음에서 나오는 행동들이고,

 그것 자체가 표현하는 목소리가 되며 그것을 전달받는 사람들은 상냥함을 느낀다.


 우리는 그저 햇살을 받으면 당연히 따뜻하다는 것을 느끼는 것처럼

 상냥한 사람에게서 따뜻한 말을 건네받아 당연하게 느끼는 것으로 그런 존중이 얼마나 귀한지 잘 모를 때가 많다.



감천문화마을 어린왕자



 타인에게 무언가를 바랄 때에는 먼저 무언가를 건네주어야 합니다.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 또한 먼저 타인에게 따뜻하고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다가가죠. 그리고 그런 행동들이 올곧게 돌아오는 일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마냥 돌아올거라고 생각하기에 하는 것도 아닐겁니다. 그저 어떠한 형태로든 돌아올거라고 생각하며, 따뜻함을 내비치는 것일 겁니다.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니라 '테이크 앤 기브'

 먼저, 타인에게 주어 보는 건 어떨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자영업자에게 가장 필요한 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