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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치 알버트 Aug 12. 2023

인간은 스스로의 발명품이다 그렇기에 재발명 가능하다

당신이 당신이 되기까지


 2016년에 나는 최면술을 온라인으로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없냐는 학생들의 요청을 많이 받았다. 그 당시 나는 인터넷 기술에 상당히 무지한 상태였고, 그나마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네이버의 카페를 만들고 거기에 컨텐츠를 올리는 정도였다. 


그래서 있는대로 네이버 카페에 초대한 사람만 가입할 수있게 되는 비공개 카페 기능을 사용하여 온라인 트레이닝 공간을 만들고, 나의 계좌로 입금한 사람이 이메일을 보내면 답장으로 그 네이버 카페의 가입링크를 보내주고, 카페에 업로드 되어있는 영상으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것저것 내 손에 닿는 것을 모아 원시적인 온라인 강의 사이트와 결제 시스템을 발명한 것이다. 여기서 '발명'이란 대단히 혁신적이어서 인류의 미래를 변화시킬 만한 것을 최초로 만들어내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주어진 환경에서 주어진 자원으로 무언가를 해내는 방법을 찾아내었다는 의미에 가깝다.


이렇게 내가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발명하였듯이 나는 내가 인간관계를 맺는 방법, 특정한 방식으로 식사를 하는 법, 위기에 처했을 때 감정을 느끼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내 삶의 모든 면에서 '나'를 발명해왔다. 나 뿐 아니라 당신도 그러하다. 



 발표불안은 우리가 어떻게 행동과 경험을 발명하는지에 대한 좋은 예시이다.  숙련된 공연예술가에서 초보발표자에 이르기까지 공통적으로 무대에 오르기 전에 흥분감과 불안감이 고조되는 경험을 한다. 여기에 우리의 마인드의 작용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만들어지는 경험은 상당한 차이를 가진다. 숙련된 공연자는 그 초점이 좋은 경험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에 맞추어져있다 그리고 그것을 돕는 신체의 자연스러운 흥분과 에너지의 상승으로 불안감을 체험한다. 다만 흥분이 너무 과해서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그 흥분을 조절하는 것에 초점을 둠으로서 '시작 전의 흥분'으로 경험을 발명해낸다.


반대로 발표불안을 앓고 있는 사람은 시작 전의 흥분과 불안을 '이러면 안되는데 또 시작이네'라며 불안 자체를 경험하지 않으려는데에 초점을 두고 여러가지를 시도한다. 그 결과 발표 자체 보다도 발표를 할 때 불안하면 안되고, 이 불안이 실수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라는 두 가지 내적과제를 추가하면서 상황을 있는 그대로보다 훨씬 어렵게 만든다.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는 더욱 불안을 느끼기에 같은 상황적 재료에서 훨씬 더 불안한 경험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 발표불안은 무의식적으로 마인드를 사용해서 만들어낸 발명품이다.


즉,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무언가를 하는 방식, 경험하고, 느끼는 방식은 '타고났다' 또는 '환경에 의해 주어졌다' 라고 말하기 보다 타고난 것과 주어진 것을 바탕으로 우리가 '발명했다', '제작했다' 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만들어낸 것이다. 물론 그 발명을 의식적이고, 마음챙김적인 방식으로 진행하였는지, 무의식적이고, 마음놓침적인 방식으로 진행하였는지에 따라 당신은 자신의 일부를 발명했다는 실감이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감정을 느끼거나 행동 하는 방식을 만들어냈다, 발명한다라고 표현하는 것을 어떠한 베이스도 없이 '무'에서 창조한다, '마음을 먹기에 따라 물리적 현실까지 조작할 수 있다' 라는 극단적 영역에서 받아들이지는 말길 바란다.경험과 행동의 발명 위에서도 이야기했듯 환경과 타고난 기질적 특성 위에서 일어난다. 사막의 한가운데서 이글루를 발명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우며, 전세계의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의 문화권에선 디테일은 다르더라도 물고기를 잡는 도구를 발명해낸다.서로를 신뢰하기 힘든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그것에 대응하기 위한 나름의 방식을 발명하며, 쉽게 불안하고, 위험을 강하게 회피하려는 기질을 타고난 사람은 불안감을 베이스로 자신을 발명해간다. 



 비슷한 환경에서 시작해 비슷한 기질을 가진 사람 중에서도 완전히 다른 행동패턴을 보이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내가 로버트 클로닌저 박사의 연구에 기반한 TCI(기질성격검사) 워크숍에 참가했을 때의 이야기다. 강사는 자극을 추구하는 기질이 높으면서 위험을 회피하려는 기질이 낮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당연히 자신은 강력범죄자들이 이러한 기질을 가지고 있으리란 예상을 했지만,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비슷한 기질의 프로필을 지닌 사람들을 다수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한국의 엘리트 특수부대원들의 심리평가를 진행했을 때 일어났는데 처음 기질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을 때 그는 어떻게 이런 숭고한 사명을 지니고 헌신하는 사람들이 범죄자들과 기질이 비슷할 수 있는가에 충격을 받았으나, 이윽고 학습된 성격과 신념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서 이를 바라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의미있는 보상이 있다면 위험을 무릅쓰고 행동을 하는 기질이란 재료로 범죄자와 군인이라는 완전히 다른 인간이 발명되는 것이다. 이 차이는 후천적으로  학습되는 태도, 관점, 초점, 신념 등 우리가 '마인드'라고 부를 수 있는 것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고 배운 내용들, 그것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관점과 초점의 차이가 같은 환경에서 같은 재료를 가지고 완전히 다른 발명품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우리가 주어진 재료(환경과 기질적 특성)에 우리의 마인드(후천적으로 학습가능한)를 더해서 경험과 행동을 발명해나간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로운 지점으로 우리를 이끈다. 바로 우리가 경험과 행동을 '재발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발표불안은 나의 마음작용에 의한 발명품이기에, 시작전의 흥분과 에너지로 재발명 될 수 있다. 자극을 추구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성향을 재료로 범죄적인 행동을 발명한 사람은 그것을 사회에 공헌하는 용감한 행동으로 재발명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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