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착하고 열정적인 사람들이랑 일하고 싶은데요
by.Ash
직무가 아무리 나와 찰떡이고 급여와 회사 복지가 어마어마해도, 회사 만족도에 영향을 더 크게 미치는 요소가 하나 있다. 바로 사람이다. 사수 혹은 직속 상사가 정말 나와 안 맞고 계속 스트레스를 준다면, 잡플래닛 회사 별점이 4점이 넘건 말건 자신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사람은 정말 회사 만족도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요소지만, 슬프게도 함께 일을 해보기 전까지는 전혀 알 수 없다. 인터뷰로 어느 정도 가늠이 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가늠일 뿐이다. 인터뷰 때 정말 젠틀했던 상사가 막상 같이 일하니 폭언에 가까운 말들을 내뱉을 수도 있고, 괜찮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일을 정말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잘 맞는 사람과 일하는 건 정말 큰 행운이다. 그래도 나와 잘 맞는 사람과 일하기 위한 확률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과 일하고 싶은지를 스스로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나와 잘 맞는지를 인터뷰 때 조금이라도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니까.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은 단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사람에 대해서는 자신이 정말 추구하는 우선순위 1, 2가지만 중점적으로 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직무도 중요하지만, 회사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데 있어 제일 중요한 건 바로 함께 일하는 사람이다. 직무에서의 문제는 해결 방법이 다양하지만, 사람 문제는 해결 방법이 없다. 대화법, 처세술 관련 책과 글이 넘쳐나지만, 이런 것들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사람 문제는 누군가가 떠나야만 해결된다.
내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상대를 존중할 줄 알며, 일할 때는 열정을 다하는 사람"이다. 상대를 존중하는 것은, 일을 잘하고 못하고에 상관없이, 또 직급이나 위계 상관없이 개인 대 개인으로서의 기본 소양이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말에서 가장 티가 난다. 그리고 직급이든, 일의 실력이든 자신보다 낮은 수준을 가진 사람을 대하는 데서 나타난다.
윗사람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이 나보다 낮은 직급에 있거나, 일을 못하는 사람에게 쓴소리를 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런데, 이때 "왜 이렇게 일을 못하세요?", "팀에 도움이 된 적 있어요?" "제가 왜 챙겨줘야 해요?" "일을 할 때 생각을 안 하고 해요?"라고 하는 건 자신의 낮은 수준을 나타내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설령 저렇게 생각했더라도, 상대를 최대한 존중하는 방식으로 대해야 한다. 조직 내에서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존중받지 못한 사람의 신뢰감과 조직 내 심리적 안정감은 바닥을 칠 수밖에 없다. 자연히 존중받지 못한 사람은 사람 스트레스로 인해 온전히 일에 집중할 수 없고 성과도 낼 수 없다. 그러면 다시 존중을 하지 않는 윗사람은 거친 언행을 내뱉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조직에서 혼자 일을 잘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다 함께 잘해야 한다. 혼자 잘할 거면 프리랜서를 하면 된다. 결국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고 조직이 성장하며, 서로 간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으려면 결국 일의 수준, 직급, 이해관계 이 모든 것을 다 떠나 개인 대 개인으로서의 존중은 필수다. 그리고 이 존중은 반드시 말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회사는 동아리나 취미 활동이 아니다. 그래서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최고의 성과를 내려 노력해야 한다. 사람이라서 항상 최고의 성과를 낼 순 없다. 그렇지만 성과를 내기 위해서 프로페셔널한 마인드를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게 정말 중요하고, 이런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
프로페셔널한 마인드가 주인의식은 아니다. 주인의식은 진짜 주인이어야 생기는 거지, 주인도 아닌 사람들이 진짜 주인의식을 갖기는 힘들다. 개인적인 정의로 프로페셔널함은 자기 직무와 커리어에 대한 책임감이다. 내가 맡은 일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려는 책임감, 내 커리어를 발전시키려는 책임감.
일에 대한 열정까지 있으면 더 좋다. 스스로 일을 더 잘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발전하려고 노력하게 되니까.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질 수는 없다. 각자 가진 가치관이나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해도 자신이 맡은 바에 대해서 최고의 성과를 내려는 책임감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
축구를 보면 각 선수들이 모두 경기 내에서는 정말 치열하게 자신의 맡은 바를 다하려 노력한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요청(소리지르기) 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경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친하게 지낸다. 각자가 프로페셔널함을 가졌기 때문에 이런 게 가능하다.
사람에 대한 기대를 버려야 조직 생활을 포함한 인간관계가 더 쉬워진다는데, 아직까지는 사람에 대한 기대를 쉽사리 놓지 못하겠다. 그래서 결국 내가 생각하는 중요한 부분에 대해 최소 기준선을 넘었나를 보게 된다.
추가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에 대해 생각해보며,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나 먼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겠다.
본 글은 작가 ASH님의 허가를 받고 취준생LAB 브런치에 재연재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