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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 찾아 Jul 06. 2018

죽어가던 식물이 살아났어요

우리의 사무실 공기, 과연 안전한가?

(이 글에는 간단하지만 우리 건강과 직결된 엄청난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전에 직장에 다닐 때 제 친구가 사무실에서 식물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볕도 쬐어주고 물고 잘 주고 극진히 관리를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죽어가더랍니다. 결국 거의 죽어가던 화분을 버리기 전에 잠깐 화장실 선반에 올려두었답니다.


며칠 뒤에 친구가 사무실로 뛰어들어오더니 말했습니다. 

"죽어가던 화분이 살아났다!!"


그때부터 우리는 사무실 공기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하며 하나씩 뜯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창문들은 덥다고 꼭꼭 닫아둔 상태였습니다. 설사 창문을 열어둔다고 해도 그 조그마한 창문 틈새로(요즘은 창문이 조금만 열리도록 설계가 되어 있더라구요) 얼마나 환기가 될지 궁금합니다. 천장 에어컨에서는 찬 공기가 나옵니다. 덕지덕지 달린 거미줄이 함께 휘청거립니다. 먼지가 가득한 컴퓨터의 팬은 우리가 열일할수록 독한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구요. 그 뿐이던가요? 우리의 말소리, 숨소리에 더해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올라온 다이어트 중인 동료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친 열기까지 사무실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던 겁니다.


우리가 내린 결론은 "사무실보다 화장실 공기가 더 깨끗하다" 였습니다. 왜냐하면

1. 화장실은 매우 주기적으로 청소가 되고 있었고,

2. 계속해서 환기가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3. 상주하는 인원이 없다보니 적정 온도가 유지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죽어가는 화분을 보면 조언을 건네게 됩니다. 화장실에 한번 둬봐.


지금이야 우리가 유해성을 잘 몰라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사무실 안 공기가 얼마나 지저분할까요? 미래에 어쩌면 사무실의 더러운 공기를 이유로 회사에 소송을 거는 사람이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 작업환경의 유해로 말이지요.


하지만 인간이 괜히 인간입니까? 인간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불굴의 적응력이 있다면 위로가 될까요?

납중독의 위험을 모르던 로마인들은 납으로 된 술잔에 술을 마셨어도 결국 살아남았고,

상하수도 구분이 없었던 인류는 똥물을 마시고 배를 앓아도 결국 살아남았으며,

석면의 위험성을 잘 몰랐던 부모님 세대는 석면에 삼겹살을 구워먹고 자라도 우리를 잘 낳아 길러 주셨습니다.


결국 맛있으면 0Kcal라는 말도 안되는 수렴점을 찾게 되는 걸까요?^^;


암튼 사무실에 같혀 있는 여러분들, 가끔 밖에 나가서 맑은 공기를(아.. 미세먼지..) 마셔주시기 바랍니다. 아침에 오시면 적극적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도 시켜 주시구요(아.. 미세먼지..) 저도 도서관 Carrel을 벗어나 잠시 화장실 가서 공기 좀 마셔야겠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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