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갖고 노는 법
‘실패할까 봐 무서워.
두려워.
다시는 실패하고 싶지 않아.’
내 내면의 작고, 연약한 어린 아이는, 마음 한 구석에서 웅크리고 앉아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를 괴롭히는 생각들, 나를 힘들게 하는 생각들을 하얀 종이에 모두 적었다면, 그 생각들에 귀 기울였다면, 그 다음 해야 할 일은 그 생각들의 뿌리를 찾는 것이다. 이 모든 생각들의 바탕이 되는 생각은 무엇인가? 이 생각들을 만드는 나의 인식은 무엇인가? 이 모든 생각들을 만드는 근원이 되는 생각은 무엇인가?
어느 날 나는, 내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내가 행동하지 못하도록 내 발목을 잡는 모든 생각들의 이면에 있는 ‘뿌리 생각’을 찾을 수 있었다. 감정 노트에 나의 모든 생각과 감정들을 적으며, 그 생각과 감정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실패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그 모든 생각들을 관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생각을 바라봄으로써, 바라보는 나와 내가 바라보는 생각 사이에 공간과 여유를 갖게 된 나는, 그 생각을 갖고 놀고 싶어졌다. 그 생각이 내가 아니라면, 그 생각을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어떻게 생각을 바꾸면, 생각이 내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라, 나를 훨훨 날게 할 수 있을까? 나를 더욱 자유롭게 하는 생각. 나를 더욱 열정적으로 뛰게 하는 생각. 꿈을 마치 코 앞에 둔 사람처럼, 뜨겁게 달리게 하는 생각은 과연 무엇일까?
‘나는 실패가 두렵지 않아. 실패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야.’
이것보다 좀더 기발하고, 좀더 재미있는 생각은 없을까?
‘실패는 없어.’
큰 의미에서 삶에서 실패가 없는 것은 맞지만, 좀더 와닿는 표현은 없을까?
이제는 창의력이 발동될 때다. 이렇게 저렇게 뿌리 생각을 돌려보고 바꿔보며 가지고 노는 것이다.
‘실패하고 싶어.
실패했으면 좋겠어.’
나에게 여유와 자유를 주는 생각. 결과에 대한 두려움 없이, 결과에 어떤 기대도 없이, 나의 행동에 집중하게 만드는 생각. 그래, 딱 이거였다. 느낌이 왔다. 나에게 진짜 열정을 주는 생각. 나를 뜨겁게 다시 뛰게 만드는 생각. 누구나 두렵고 피하고 싶어하는 실패를 뒤집어 위트 있게 다루는 느낌이 들어 더욱 마음에 들었다.
그 때부터 나는 실패의 두려움이 주는 생각들이 내 마음을 점령할 때마다, 이 뿌리 생각을 떠올린다. 생각들을 나무라지 않고 찬찬히 들어주되, 마지막에 반드시 이 뿌리 생각으로 마무리한다.
‘실패해도 괜찮아.
아니, 실패하고 싶어.
실패했으면 좋겠어.’
두려움이 주는 모든 족쇄들을 물리치고, 뜨겁게 뛰는 나를 상상하며, 나는 나에게 이렇게 말해준다. 기나긴 꿈의 마라톤에 지친 나에게 한 모금의 시원한 물처럼, 나는 그렇게 나에게 힘을 준다. 도전과 모험을 사랑하는 나에게, 멈추지 않으면 실패란 없음을 다시 상기하며. 그렇게 나는 스스로를 격려하고 보듬으며, 꿈과 함께 즐겁게 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