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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르는돌 Dec 27. 2018

창업하기 전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2

스타트업 준비생들을 위해.

https://brunch.co.kr/@hyunjuchoi24ul/15 에 이어짐.



3. 팀빌딩이 반이다.

함께 할 동료를 구하는 일, 가장 어렵고 중요한 일이다. 나는 운 좋게 한 회사에서 마음 맞는 두 명의 구성원과 손 잡고 비교적 쉽게 팀빌딩을 했다. 그러나 주변에서 팀을 구하지 못해서, 혹은 자꾸 팀이 와해돼서 고생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탄탄한 초창기 멤버가 서로 북돋아주면서 일을 진행해야 불안정한 초기 스타트업 시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다.  


특히나 정부 지원 사업이나, 투자를 받아야 할 경우에도 팀빌딩에 대해 비중치를 높게 두는 경우가 많다. 2~3명의 팀 멤버가 지원에 필수적이기도 하다. 어떤 능력의 멤버들이 모였는지, 모티베이션은 무엇인지를 따지며 '팀'이 이 사업을 잘 끌어갈지를 본다.


아이디어는 있는데, 구성원이 없다면 로켓펀치(https://www.rocketpunch.com/)같은 스타트업 플랫폼에서 모집을 해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창업동아리나 창업 사관학교 등에서 만난 네트워킹을 이용해 동료를 구하기도 한다. 수소문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며 신중하게 구해야 할 것임에 틀림없다. 정말이지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4. 시작 전 가설을 테스트해보는 방법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전에, 내가 세운 '가설'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방법들이 몇 가지 있다. 일종의 고객 검증 과정이며 린스타트업 방법론이다. 예를 들어, '유기농 화장품을 큐레이션해서 배송하는 서비스'를 기획해보았다면, 이 서비스 앱을 만들고 사업을 구체화하기 전에 이를 구매할 소비자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보고 최소화한 기능의 서비스로 시작해봐야한다. 돈과 시간을 줄일 정말 중요한 과정이다.


- 설문조사

고객 검증을 할 가장 쉬운 방법은 설문조사다. 아무 비용 없이, 설문 페이지를 작성하기만 하면 몇백 명, 몇천 명에 까지 닿게 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중요한 것은 질문의 정확도에 따라 답변의 퀄리티가 달라지므로 투철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유기농 화장품을 좋아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대부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을 것이다. 그러나 '유기농 화장품 세트의 가격이 5만 원 대라면, 한 달에 한 번 구매하시겠습니까?' 같은 조금 더 구체적인 질문을 내놓는다면 답변은 갈린다. 또한, 타게팅하는 집단에 닿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기농 화장품의 설문지가 화장품에 관심없는 사람들에게 닿는다면 유의미한 결괏값을 가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구글 설문지(https://www.google.com/intl/ko_kr/forms/about/)를 통해 쉽게 설문조사를 하고 통계를 받아볼 수 있다.


- 크라우드 펀딩

현재 시행 중인 다양한 스타트업 서비스들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고객 니즈를 확인하고 제품을 판매해본 후 정식 출범했다. 취미 정기 구독 서비스 '하비 박스'나 공장과 소비자의 연결 플랫폼 '단골 공장'도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한 이후, 별도 플랫폼을 열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크라우드 펀딩을 이용하면, 미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작해 볼 자금을 모을 수 있다는 점도 좋지만, 소비자들에게 해당 서비스를 제공해보는 과정에서 다양한 오류를 발견하고 발전된 아이디어를 모을 수 있어 좋다.


와디즈( www.wadiz.kr), 텀블벅(tumblbug.com) 등의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를 이용해볼 수 있다.

- 테스트 페이지 출범

정식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에 가볍게 핵심 기능만 담은 테스트 페이지를 출시해보는 것이 좋다.


우리도 그랬고 많은 초보 창업자들이 범하는 큰 오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완벽하게' 만들어 내놓으려 한다는 것이다. 공을 들여 디자인과 기능까지 '완벽하게' 만들어 내놓았는데 알고 보니 고객들은 이런 서비스를 원하지 않는다던지, 특정 기능은 아무도 이용하길 원하지 않기도 한다. 돈과 시간의 낭비다.


핵심기능만 담아 테스트 페이지를 론칭하고 반응을 본 후, 소비자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그들이 요청하는 다양한 기능들을 보완해나가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을 통해 또한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메인 페이지를 '제품(화장품) 설명 중심' 1안, '서비스(큐레이션) 설명 중심' 2안으로 각각 다르게 만들어 론칭한 후, 어떤 페이지에서 고객이 더 많이 유입되고 회원으로 더 많이 전환되는지 등을 확인해볼 수 있다. 마케팅을 위한 툴로도 활용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내가 소비자의 니즈를 속단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검증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돈과 시간, 에너지의 절약은 물론이고, 더욱 성공적인 본 서비스의 개발을 꾀할 수 있다.



6. 일단 생존해야 한다.

사업 초반 수익이 나지 않으면 다양한 고민에 휩싸인다. 아이디어와 서비스가 잘못된 것인지, 마케팅이 잘못된 것인지, 단순히 소비자를 찾지 못한 건지, 가격이 문제인지, 인터페이스가 문제인지.. 오감이 곤두서며 모든 것이 문제인 것 같이 느껴진다. 이때, 중요한 건 서비스를 자꾸 고쳐나가느라 돈과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하..과거의 나에게 백번 하고 싶은 말이다.)


사전 분석과 고객 검증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출범했다면, 혹은 자기만의 확신이 있다면! 중심 서비스를 그대로 둔 채 다양한 마케팅 툴을 활용해보고, 고객들에게 문 두드려볼 수 있는 시간을 벌어야 한다. 혹은 다른 아이디어를 실행해본다던지 새로운 서비스를 출범시킬 시간을 벌어야할 수도 있다. 어쨌든 스타트업이 안정화될 때까지는 생존 방법이 필요하다.


정부지원사업에 더 도전해볼 수도 있고, 투자를 받기 위해 노력해볼 수도 있다. 또 다른 한 가지 방법은 외주를 받는 일이다. 팀의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작은 프로젝트들을 받아낼 수 있다. 본 사업에 쓸 시간을 뺏긴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생길 수 있지만 생존하지 못하면 본 사업이고 뭐고 아무런 후속 가능성을 살필 수 없기에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쿨-해 보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생존하면서 다음 스텝을 고민할 시간을 버는 것이다.



모든 항목은, 내가 나에게 꾸짖는 소리다. 처음 사업을 할 때 범했던 실수들과 오류들의 모음집이다. 스타트업의 생리와 지원사업의 체계을 모른 채, 너무 많은 자기 자본을 투입해 시작했고, 무작정 사무실을 구해 2년간 월세를 낭비했다. 제대로 된 고객 검증 없이 '무겁게' 다양한 기능을 때려 넣어 만든 서비스 페이지는 반응이 없었고 그걸 고쳐나가느라 또 많은 돈과 시간을 낭비해야 했다. 그뿐인가. 생존 대비책이 없었던 우리는 개인 알바를 하다 지쳐 본 사업의 안녕을 도모할 시간을 벌지 못했다.


스타트업 성공의 정석 같은 건 없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각기 다른 루트로 생존하고 성공하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불필요한 실패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나의 실패담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남겼다.


그래, 1차 시기는 망했지만 2차 시기에서는 절대 잊지 않겠다! 공부하고 정진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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