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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아이들

기질과 표현

by JinSim


엄마와 아들이 함께 차를 타고 이동 중입니다.

엄마는 운전을 하고 있고, 차 안에서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를 본 아이가 말합니다.


"엄마, 하늘에서 비가 떨어져요.

비가 떨어져서 차에 부딪치면 빗방울이 너무 아프겠다..."


눈물까지 그렁거리면서 이런 말을 하다니!

울 아들 시인일세~ 엄마의 마음도 뭉클하니 아이의 마음에 동화되었지요.

3살 남짓한 아이의 감성이 참 곱고 여립니다.





엄마와 아들이 함께 차를 타고 이동 중입니다.

엄마는 운전을 하고 있고, 차 안에서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를 본 아이가 말합니다.


"엄마 하늘에서 비가 떨어져요.

빗방울이 우리 차를 공격해요! 어서 지하주차장으로 피해요!"


엉덩이를 들썩 거리며, 지하주차장으로 피하자는 아이.

까르르~ 엄마와 아이는 웃음이 터집니다. 아이의 재미있는 발상이 즐거움을 유발했지요.

3살 남짓한 아이의 짓궂은 에너지가 전달됩니다.






위의 두 이야기는 저희 아이들 이야기예요.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들이죠?

두 아이 모두 빗방울을 의인화했는데 큰아이는 '빗방울이 떨어지는 충격으로 아프겠다'며 공감적 의인화를 했고, 둘째 아이는 '빗방울이 우리 차를 공격한다'라고 위협적 의인화로 방향이 달랐어요.

같은 상황에서 성별도 같고 나이도 비슷한 시기였지만, 두 아이의 표현은 아주 제각각입니다.

두 아이 중에 어떤 아이가 맞고, 어떤 아이가 틀리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아이들은 제각각의 기질을 갖고 태어납니다.


첫째 아이는 빗방울을 단순한 물리적 자극이 아니라 느끼는 존재로 해석했어요.

사물에 감정을 부여하는 의인화적 사고가 도드라 지지요? 빗방울이 '아프다'라고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타인의 감정을 상상하고 공감하는 능력과 연결돼요. 감각적 민감성뿐만 아니라 정서적 민감성도 함께 작용한다고 볼 수 있지요. 새로운 자극에 즉각적으로 불편감을 표현하지만, 시간이 지나야 적응할 수 있는 느린 적응력을 보입니다. 예민하면서도 상상력 덕분에 상황을 독특하게 해석하고 있지요.

결론적으로, 첫째는 예민하면서도 사물에 감정을 부여하는 상상력과 공감 능력이 두드러진 기질을 가진 아이예요.


둘째 아이는 자극을 극적으로 해석하고 강렬하게 표현했어요.

공격으로 인식하고 회피하는 성향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빗방울을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적군의 공격처럼 해석하고 현실을 놀이적, 스토리적 맥락으로 바꾸는 능력이 있어요. 해석을 단순히 머릿속에 두지 않고 "지하주차장으로 피하자!"처럼 즉각적 행동으로 연결해 놀이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몰입하는 기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 아이는 '까다로운 아이'의 특성을 가지면서도, 놀이적 상상력을 통해서 게임처럼 해석하는 기질을 보여줍니다. 단순한 부정적 반응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현식을 놀이화 하는 성향이 보여요. 다만 그 놀이적 해석이 긍정적, 유쾌한 방향이 아니라 위협적, 극적인 방향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긍정적 놀이로 전환해 주는 게 중요하죠.

결론적으로, 둘째는 까다로운 기질 + 놀이적 상상력을 가진 아이로 볼 수 있고,

부모가 해석의 방향을 잘 잡아주면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놀이형 기질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기질을 이해하면 아이들을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방법을 모색하기 쉽습니다.

기질은 말 그대로 타고나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기질, 나쁜 기질이라는 게 없어요. 상황에 따라 이롭게 적용되거나 불리하게 적용되는 경우는 있겠지요.

어쩌면 기질이 우리를 우리답게 만들어줍니다.

기질은 시간이 지나도 상당히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학습을 통해 조절할 수는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아이들의 표현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오래 기억이 남는 것 같아요.

지금은 첫째 아이가 성인이 되었고, 둘째 아이도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지요.

두 아이 모두 자신의 기질 대로 잘 자라주었습니다.

첫째 아이는 따스하게 주변사람들을 살피고 공감하며 인정받는 대학생활을 하고 있지요. 적응하는 데는 조금 시간이 걸리지만 적응하면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해내면서 자신의 입지를 단단하게 하고 있어요. 둘째 아이는 가끔씩 속을 알 수 없는 기분이 들 때도 있지만, 자기만의 독특성을 살려 예술가적 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각자의 고유성을 발현하는 것이 기질 아닐까요? 그 고유성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 아이의 자존감을 길러주는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도 양육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수행 중이신 부모님들에게 따스한 응원과 에너지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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