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튀어나오는 사람의 본심
월요일 아침, 오랜만에 숨 막히는 2호선을 탔다. 역에서 걸어 나와 골목으로 들어서니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멋스러운 입구가 보이고, 좋은 향이 나고, 5층 데스크에 계신 분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사무실에 들어선다. 따스한 햇살과 촉촉한 공기. 싱그러운 식물. 부드러운 조명. 집보다 좋다.
수십 명의 사용자 인터뷰를 진행하며 아토피에서 인테리어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듣다가 무릎을 탁 치는 순간이 있었다. 인터뷰 마지막 순서, 마법의 질문이었다.
저희가 램프요정 지니처럼 마법 같은 공간을 만들어 드린다면,
어떤 소원을 빌고 싶으세요?
의사결정구조, 예산, 입주자들의 불만, 현재 가용한 솔루션과 노력 등등.. 지금까지의 모든 현실적인 이야기를 뒤로 하고, 잠시 상상력을 발휘하는 즐거운 시간이다.
숲 속처럼 상쾌하면 좋겠어요.
새로운 사무실을 꾸미면서 마지막으로 그렸던 그림은 숲 속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와 맑은 숨을 판다. 각자 하루 2만 번 쉬는 숨 중에 적어도 7천 번은 흠잡을 데 없었으면 좋겠다. 99점이면 서울시내 상위 1% 점수지만 욕심은 끝이 없어서 조금 더 잘할 궁리를 또 하게 된다.
최소한의 물과 전기로. 쓰레기 없이.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