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공부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이 ‘공부습관 만들기’다. 습관이란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을 의미한다. 원래 공부를 하지 않다가 시험공부를 하기 위해 행동을 바꾸려고 하면 쉽지가 않다. 그래서 습관 잡는 정확한 방법을 알아야 한다.
1) 상황 바꾸기
자제력이 높은 사람은 오히려 통제력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자제력이 높은 사람은 그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유리한 상황에 자신을 놓아두는 법을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 자제력 점수가 높은 사람들은 ‘공부할 때 방해 요인이 없는 장소를 신중하게 고른다’고 한다. 습관 형성자들은 상황부터 재배열을 하고, 습관 미형성자는 곧장 실행부터 한다고 한다. ‘열심히 공부해야지!’라고 마음 먹으며 행동부터 하지 마라. 그보다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공부에 방해되는 요인부터 제거한 후 공부하자.
2) 행동 없애기보다 행동 덮어쓰기
미국의 세제 기업 P&G는 대학생들에게 P&G가 제공한 섬유탈취제 신제품을 한 달 동안 쓰게 하였다. 한 번의 분무만으로 옷에서 냄새를 제거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일부 학생들에게는 기존의 ‘세탁 루틴’에 이 탈취제를 덮어쓰라고 지시했고, 나머지 학생들에게 그저 신제품의 놀라운 효능과 구체적인 사용법만 알려주었다고 한다. 덮어쓰라고 지시하지 않은 학생들은 사용 횟수가 15퍼센트 더 낮았다고 한다.
그렇다. 기존 습관에 새로운 습관을 더 하는 것이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 데 좋은 기술이다. 지금 습관 중에 공부하는 데 필요한 습관을 추려보자. 만약, 매일 카페에 가서 차한잔 하며 책을 보는 습관이 있었다면, 카페에서 공부를 시작해보자. 나도 처음 행정고시를 공부할 때 매일 학교에서 중간기말 고사를 공부하던 열람실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새로운 습관으로 시간을 채우면 그만큼 공부와 관련 없는 행동들에 쓰는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게임을 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기보다 공부하는 행동에 재미를 느끼고, 더 시간을 쓸 수 있도록 해보자.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기 싫은 법이다. 공부에 필요한 행동에 집중해서 안 좋은 행동이 생각나지 않도록 하자.
3) 바른 생활을 위한 행동 하나 추가하기
내가 학생들에게 하는 것이 하나 있다. 오픈카톡방을 통해 매일 연습문제를 낸다. 가급적이면 오늘 연습한 문제를 인터넷 카페에 올리도록 한다(학습 인증). 많이 인증한 사람 중 일부를 선정하여 아주 작은 주기적으로(1~2개월에 한 번 정도) 보상을 준다. 사실 보상 자체는 크지 않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매일 문제를 푸는 행동, 또는 매일 공부한 것을 인증하는 행동이다.
매일 공부에 도움이 되는 하나의 행동을 만들어 보자. 박물관에서 관별로 방문을 하면 ‘스탬프’를 찍듯 하루에 한 번 내 공부에 대한 ‘도장 찍기’를 하는 것이다. 학습 인증을 통해 오늘 공부한 것들을 되돌아볼 수 있다. 학습 인증을 하다 보면, 매일 매일 공부해야 한다고 머릿속에 각인이 되어, 하루의 공부습관이 잡히는 데에 도움을 준다. 작은 보상은 그저 행동을 강화시키기 위한 유인기제에 불과하다. 보상보다 중요한 것은 루틴(매일 수행하는 습관이나 절차)을 만드는 것이다. 공부를 습관화하고 싶다면, 습관형성에 도움이 되는 행동 하나(예를 들어 학습 인증)를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