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밭 위에서 울고 웃었다. 땅에 힘을 쏟아붓고 에너지를 흠뻑 받았다. 흘린 땀만큼은 아니었지만,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다.
게으르디 게으른 초보 농부가 이런 말할 자격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멘트만 밟으며 살던 나에게 땅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땅과 함께 1년 지내고 나니, 이제야 어렴풋이 뭘 해야할 지 알 것 같다. 매우 흐릿하게.
귀촌 교육도 받고, 농기계 사용법도 익히고, 풀과 씨름하면서 보낸 2018년. 순서도 없고 요령도 없는 무대뽀 농부였지만, 부딪히고 나니 그다지 무서울게 없다. 세상일들이 그렇듯이.
2019년. 올해도 게으른 농부를 벗어나기는 힘들겠지만, 좀더 재미있게 농사를 짓기 위해 브런치 문을 열어본다. 거창한 이유는 없다. 우아한 전원생활을 그리는 것도, 숙련된 농사기술을 익히기 위한 것도 아니다.
도시에 살면서, 땅과 함께 사는 모습. 아니 뒹구는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서다.
첫번째 목표는 올해 말까지, 밭에 가는 날은 무조건 일기를 쓸 참이다. 길든 짧든.
건투를 빈다(오해 마세요. 저에게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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