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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arroWEDEN Dec 2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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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은 게 싫어요

여름 방학에 나에게는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었다. 한국에 들어가서 기업의 인턴을 하는 것과 스웨덴에 남아서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것. 두 선택지 모두 나에게는 너무 좋은 기회였다. 길고 긴 겨울을 견디고 드디어 여름이 왔는데 어메이징한 이곳 여름을 뒤로하고, 한국에서 2주간의 자가격리와 뜨겁고 습한 여름을 보내기에는 너무 억울했다. 그래서 이곳에 남아 프로젝트를 함께 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스웨덴-브라질에서 함께 주최한 한 대 이상의 고정익 드론을 이용하여 바다에서의 Search and Rescue 미션을 수행하는 대회였다. (https://sarc.center/sarc-barinet-aerospace-competition/)

Sarc-Barinet competition poster
왼) 발표 장면. 오) 상장. 예테보리 대학 소속이지만 샬머스팀으로 나가서 이름은 팀 샬머스다.

실제로 드론을 설계하고, 프로그램을 다 만들어 실험을 한 것은 아니었고, 그저 그 바탕이 되는 콘셉트와 시뮬레이션 정도를 발표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스웨덴에서 1등 먹었다. 토마스는 우리가 생각할 것은 두 가지라고 했다. 우리가 잘했거나, 다른 학교들이 얼마나 못했나 걱정을 하는 거라고. 아, 물론 농담이다. 담당 교수였던 Ola는 휴가로 참석하지 못했고 Xin과 Thomas가 함께 했는데 Xin이 모두 프로젝트에 참가했었으니 다 같이 짧게라도 발표를 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여 우리 넷은 모두 한 페이지씩 맡아 학회 비슷한 곳에서 발표를 해 보는 경험까지 했다.


예테보리에 있는 샬머스 공과대학과 스톡홀름에 있는 왕립 공과 대학은 지역적인 경쟁구도도 있지만 학교끼리의 묘한 경쟁 구도도 있다. 재미있게도 이번 연도 리더는 왕립 공과대학 교수였으며, 왕립 공과대학 교수가 1등 팀으로 샬머스를 부른 재미있는 광경이 만들어졌다. 이를 보던 린셰핑 대학 교수님께서 Thomas에게 왕립 공과대학 교수에게는 오늘은 치욕적이라는 농담도 했다고 한다.


아무튼 다시 나의 졸업 논문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결론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이어 졸업 연구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저번 학기 Ola의 수업을 들었고, 그 수업에서 나는 배운 게 참 많았다. 게다가 Ola가 학생을 대하는 모습을 보고 아, 이 사람이 나의 지도 교수이다. 하며 마음에 두고 있었다. 그렇게 1년짜리 졸업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그렇게 하기로 했으나, 듣고 싶은 과목이 있어 45 학점, 3 study period로 진행하기로 했다. 중간에 혹시나 해서 지원한 회사에 (스웨덴에서는 논문을 회사에서 쓸 수 있다. 취업을 한 것은 아니고 그 회사에서 돈을 받으며 논문을 쓰는 그런 과정에 합격한 것이다.) 덜컥 합격해 버렸으나 45학점이 아니면 장학금과 이것저것이 복잡해지기 때문에 교수와 하겠다고 거절 메일을 보냈다. 아, 물론 어떻게 잘하면 잘 될 수 있었겠지만, 나는 게으르고 리스크를 안고 가기에는 너무 겁이 많았다. 그렇게 나는 고정익을 이용한 Search and Rescue를 큰 틀로 잡고 논문학기를 시작했다.


이 메거진에서는 읽은 논문들 리뷰와 내가 진행하는 프로젝트, 내 코드나 알고리즘에 대한 이야기를 연재할 예정이다. 목표는 일주일에 두 번. 아, 물론 이렇게 안 하면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게으른 인간이란 것을 알기 때문에 이런 강제성이 필요하다. 아무튼 이제 얼른 introduction을 마무리하고 논문을 읽으러 가야겠다.


무사히 졸업하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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