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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ndless Feb 02. 2018

한 팀장의 [브랜드리스] 개발일지 02

'일격필살'의 정신

2010.2.9

#2 '일격필살'의 정신



이런 식으로 회사가 오래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정말 내내 들었다.

사장님이 말씀하신 쿠쿠 사례를 분석하여 보고를 드렸다. 보고하는데 한 달 넘게 걸렸다. 인하된 납품가를 맞추기 위하여 공정개선, 인력재배치, 원자재 가격협상 등을 하다 보니 어느새 한 달이 훌쩍 갔다. 납품가는 다행히 적자는 면하는 수준으로 맞춰는 놨다. 작업하면서 이런 식으로 회사가 오래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정말 내내 들었다.

과거 쿠쿠 사례를 분석해보니 우리랑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었다.

- 공통점 : 차별화된 제조기술력 보유, OEM 납품공장으로 브랜드 OEM에 집중

- 차이점 : 쿠쿠는 LG 오너일가로 자본력이 우리회사보다 월등했음

역시 쉽지 않아보였다. 보고가 끝나자 사장님이 의견을 주셨다.



우리에게 나중은 없어. 압도적인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야 돼.
‘일격필살’의 정신을 잊지마.

사장님 : 한 팀장. 우리는 여유자금이 넉넉지 않아서 한번 실패하면 그걸로 끝이야. '일격필살' 한번의 공격으로 시장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돼. 우리에게 나중은 없어.

부담감 팍팍. 부담은 되지만 사장님 생각이 맞다. 사실 그래서 수많은 제조업체들이 B2C를 시도했지만 실패한 거겠지. 사장님이 말을 이어가셨다.

사장님 : 우리 제품이 월등히, 압도적으로 좋아야해. 매트리스는 브랜드 선입견이 커서 웬만큼 비슷한 수준으로는 고객이 선택하지 않거든. 압도적인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야 돼.

공장장하고 생산팀장들 다 같이 함께 개발해보자. 한 번의 기회를 살리려면 성급하게 하면 안 돼. 우리가 진짜 자신 있다고 생각될 때. 그때 세상에 내놓아야 해. 어설프게 내놨다가 잘 안되면 그걸로 끝이야. '일격필살'의 정신을 잊지마.

나 : 네. 압도적인 품질의 제품으로 개발해보겠습니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건 아니었을까?

솔직히 나는 지금 우리 회사가 브랜드에 납품하고 있는 제품사양 수준으로 브랜드 납품가 보다 마진 조금만 더 붙여서만 내놔도 대박이라고 생각했다.

우리한테 납품받는 브랜드는 우리 납품가의 3배가 보통이고 마진 많이 보는 브랜드는 4배에 팔고 있으니, 현 납품가의 1.5배에만 팔아도 엄청 대박 잘 팔리지 않을까?

정도로 생각했는데, 사장님 이야기를 듣고 나니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 또 이거 장기프로젝트 되겠구나.’는 생각에 살짝 짜증도 났지만(담당하는 일이 너무 많다...ㅠㅠ)

1968년부터 가구업계에 발을 들여 업계에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사장님 내공을 믿어보기로 했다. 이제 공장장님과 생산팀장님들과 미팅해서 어떻게 압도적인 품질의 제품을 만들지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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