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별 와인 등급, 폼 좀 잡읍시다!!! 1/2

와인 등급을 알면 와인이 더 맛있다!!! - 프랑스 편

와인 매거진을 만든, 그리고 연재하는 이유

아내와 연애하던 시절에 와인을 접한 이후로 벌써 20여 년이 흘렀습니다.

20년 넘게 와인을 마셨다면 꽤 많은 지식이 쌓였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별 다른 생각 없이 지인이나 가게에서 추천받은 와인을 마시다 보니

와인에 대해 주워들은 지식은 많지만 제대로 이야기를 할 수는 없는 상태더라고요.

그러다가 코로나 이후 엄청난 물가로 회식 때 소주나 맥주 가격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하게 되었고,

차라리 코르킷 차지를 주더라도 좋은 술을 마시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

개인적으로 와인을 사다 놓고 회식 때마다 가져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와인을 사는 게 가성비(?)가 좋을지 항상 고민이 되었는데요.

그 와중 와인 강좌를 듣게 되었고

단순히 듣는 것보다 공부하듯이 노트도 적고 시험공부도 하는 게 더 잘 익힐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와인 관련 Column을 써보자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비전문가 입장에서 말이죠.

(아, 맞다. 왠지 와인을 잘 알면 허세도 가능하기도 하고요~ ㅋㅋ)

이번 와인 매거진은 비전문가인 제 입장에서 쓰는 Colunn 위주로 엮어볼 생각입니다.

따라서 제 와인 지식이 쌓일수록 기존에 연재한 Column 내용도 보완될 수 있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때론 짧은 지식으로 잘못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겠네요 ㅠㅠ (가능한 자료를 많이 찾아보고 이런 오류는 없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와인 초보자 입장이다 보니 초보자의 마음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와인 이야기를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은 있습니다.

그 첫 번째 시간으로 '나라별로 다른 와인 등급'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자, 함께 하시죠~

그냥 마시면 되지 왜 와인 등급을 알아야 하나요?

다른 사람이 추천하는 와인을 그냥 마신다면 굳이 와인 등급을 알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스스로가 와인을 선택해야 한다면 기본적인 와인 등급에 대한 지식을 통해 가격 대가 얼마인지 그리고 얼마나 맛있을 지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내가 지금 구매하는 와인이 싼 지 비싼지 그리고 내 취향에 맞을지 안 맞을지를 미리 가늠할 수 있죠, 어느 정도는요.

가령 프랑스의 AOP 등급이나, 스페인의 DOCa 또는 이탈리아의 DOCG 등급이 표기된 와인이라면 가격은 비쌀 테고 맛이 조금 더 보증될 겁니다. 하지만, Table 와인에 해당된다면 가격은 싸겠지만 그 맛은 천차만별일 겁니다.

(싼 와인이라고 해서 맛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등급이 맛의 모든 걸 표현할 수는 없기 때문인데요. 이 부분은 나중에 차근차근 이야기하겠습니다.)

하지만, 와인 등급을 이해하는 것은 꽤 어렵습니다. 나라별로 와인등급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며, 나라별로 와인등급을 느슨하게 관리하거나 관리하지 않는 곳도 많기 때문인데요. 그래도 나라별로 와인등급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면 와인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됩니다. 스페인의 DOCa 와인은 리오하에서 생산되는 와인에게만 해당 등급을 부여할 수 있는데요. 리오하 와인은 유럽에서 '필록세라'라는 해충에 의해 포도밭이 초토화될 무렵, 필록세라를 피해 프랑스 보르도 와인 제조전문가들이 스페인으로 넘어와 와인을 생산한 곳으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따라서, 보르도 풍의 와인 맛이 깃들여있는 곳이기도 하죠. 이처럼 와인의 등급을 이해한다면 와인에 대한 특성을 훨씬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허세' 또한 작렬할 수 있습니다. 가령, 누군가에게 '와~ 이 와인은 프랑스 AOP 등급이구나, 꽤 멋진 맛인걸~"이렇게 말한다면 뭔가 있어 보이지 않을까요? 와인 등급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서 말이죠.

(다만, 프랑스는 다른 나라에 비해 와인 등급만으로 이야기하면 쉽게 허세가 탄로 납니다. 프랑스에서는 와인에 대한 등급 분류가 지역별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니, 허세를 부릴 때 주의하셔야 합니다 ㅋㅋ)

프랑스의 와인 등급은 어떻게 나뉘나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와인 등급은 나라별로 다릅니다 그중에 프랑스는 AOP 체계를 따르고 있는데요. AOP 체계에 따르면 프랑스 와인 등급은 아래와 같이 분류됩니다.

[프랑스 와인 등급 분류: AOP]

AOP (Appellation d'Origine Protégée): 원산지 통제 명칭 와인. 프랑스 와인 등급 중 최고 등급으로, 엄격한 생산 기준과 지역 전통을 따는 와인

IGP (Indication Géographique Protégée): 지리적 표시 보호 와인. AOP보다 덜 엄격하지만,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는 와인.

Vin de France (뱅 드 프랑스): 프랑스 와인의 가장 기본 등급으로, 특정 지역의 제한이 없는 와인

프랑스 와인 등급의 역사는 AOP가 처음은 아닙니다.

프랑스 와인 등급의 역사는 나폴레옹 3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나폴레옹 3세(1808 ~ 1873)는 나폴레옹 1세의 조카로 프랑스 제2제국의 황제로 등극한 인물인데요.

황권강화를 위해 1855년 만국박람회를 파리에서 개최하기로 하였고 엄선된 와인을 각국에 소개하고자 보르도 와인을 품질과 가격을 기준으로 1등급에서 5등급으로 분류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프랑스에서는 와인의 품질을 보증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죠.

(프랑스 보르도 와인 분류 체계는 후에 다시 자세하게 다룰 예정입니다.)

19세기말 유럽 전역에 필록세라라라는 해충이 창궐하면서 유럽 전역의 포도밭들이 대규모로 파괴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이로 인해 와인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보르도와 같은 명품 브랜드를 모방한 가짜 와인들이 여기저기 시장에 넘쳐나게 되었고 프랑스 와인의 신뢰도를 크게 떨어지게 되었고, 고유의 와인 생산 지역과 명성이 위협당하게 되었죠.

이에 프랑스 정부는 1935년 NAO(Institut National des Appellations d'Origine, 국립 원산지 명칭 연구소)를 설립, AOC 제도를 공식적으로 도입했습니다. AOC 체계는 AOC 체계는 특정 지역 이름을 사용하는 와인이 해당 지역의 엄격한 생산 기준을 충족해야만 한다는 법적 기준을 설정했습니다. 그 기준은 포도 품종, 재배 방식, 생산량 제한, 알코올 함량, 숙성 방식 등으로 세분화되었는데요. 보로드, 부르고뉴, 상퍄뉴에서 이를 적용하면서 프랑스 전역으로 확대되었죠.

[프랑스 와인 등급 분류: AOC]

AOC (Appellation d'Origine Contrôlée): 원산지 통제 명칭 와인. 프랑스 와인 등급 체계 중 가장 높은 품질을 보증하며, 특정 지역의 전통과 테루아르를 엄격히 반영한 와인. 생산 지역, 포도 품종, 재배 방식, 알코올 도수 등 까다로운 규정을 준수해야 합니다. > AOP의 전신이자 프랑스 고유 체계

Vin Délimité de Qualité Supérieure (VDQS): 고품질 와인. AOC의 전 단계로 간주되던 등급으로, 품질 기준을 충족한 지역 와인이지만, AOC 등급에 도달하기 전의 와인에 부여되었습니다. (현재는 폐지됨)

Vin de Pays (뱅 드 페이): 지역 와인. 특정 지역을 표시할 수 있는 와인으로, 지역적 특성을 표현하면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생산 규정을 따릅니다. > IGP 와인의 전신이자 프랑스 고유 체계

Vin de Table (뱅 드 따블): 테이블 와인. 프랑스 와인의 가장 기본 등급으로, 원산지 표기가 없는 와인. 간단한 일상 소비용 와인으로 생산 지역이나 품종에 대한 규제가 없습니다. > AOP 체계에서는 Vin de France로 대체됨

여기서 프랑스 와인 등급 체계는 한번 더 바뀌게 됩니다. 바로 2009년 EU 규정에 따라 앞서 설명드린 AOP 체계로 말이죠. AOC 체계는 프랑스 내 와인의 품질을 보증하는 등급이라면 AOP 체계는 EU 기준의 와인의 품을 보증하는 등급 체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프랑스에서는 AOC와 AOP 체계가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나중에 지역별 와인을 설명하겠지만, 프랑스에 한해서는 AOC나 AOP 체계만 안다고 해서 와인 등급을 전부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지역별로 고유한 체계가 따로 있기 때문인데요. 나중에 프랑스 편에서 별도로 설명드립죠.

원래는 스페인, 이탈리아 등 다른 나라들의 와인 등급 체계도 같이 이야기드리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습니다. 따라서 다음 편에서 프랑스 외 나라들의 와인 등급 체계를 본격적으로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그때까지 안녕~

p.s. 참, 와인 관련 Column은 Chat GPT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합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