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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선 Dec 07. 2021

유주나무

용기에 담긴 겨우 요만큼의  속에서, 신선한 공기는 문득 문득 들이마실  있을 뿐이었는데, 두꺼운 유리창을 통해야만 쬐는 햇살 가지고도 착실히 애쓰고 무던히  써서 결국 이리 노오랗게 익어주었구나!   때마다 어찌나 기특하고 신통했는지 모른단다. 그동안  잎사귀를 차분 차분 만지던 손은  못하는 네가 목이 마른지 아닌지를 감지하는 것이었지,  열매에 살며시 대보는 손은 마치 어릴  기르던, 코가 분홍색인 착한 백구가 낳은 새끼 강아지에게 천천히 손끝을 내밀어보던 그런 것이야. 손을 모아쥐곤 잠자는 새끼 강아지를 들여다보며 속으로 와아- 하던 어린 나를, 잠자코 꼬리 치며 지켜보던  백구의 선량한 눈과 웃는 . 너에게도 얼굴이 있었다면,  소중하고 앙증맞은 노랑이 완전히 동그랗게 나오도록끔 수차례씩이나 찰칵거리던 나를 보면서 같은 눈과 입을 하고 있었겠지. 그래, 이건 너와  둘다에게ㅡ 정말이지 황홀한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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