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프레도박 Jan 30. 2018

러빙 빈센트 반 고흐 #28

28화 진정한 아름다움은 언제 생기는가?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사람에게 집중할 때 생긴다. 백화점에 갔을 때 생기를 강하게 느끼는 곳은 1층이다. 기분이 상쾌해지거나 밝아지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1층에는 대부분 화장품 코너가 있다. 다양한 향수 냄새가 퍼지는 곳도 1층이다. 백화점에서도 1층은 대부분의 고객이 출입하는 통로이므로 출입문부터 시작하여 매우 활기차게 화려하게 장식한다. 백화점에서는 출입구에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곳이라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 모든 신경을 집중한다. 백화점의 출입문은 대부분 황금색으로 칠해져 있고 매우 넓다. 백화점의 경쟁자는 대형마트이다. 그래서 여러 이벤트용 세일 제품을 전시하는 것도 1층이다. 그래서 1층에는 생기가 넘친다. 백화점에서 리뉴얼할 때 기준은 사람들의 이동경로이다. 가급적 사람들이 백화점에 오래 머물도록 동선을 짜거나 휴식 공간을 만든다. 백화점은 리뉴얼할 때 팔 제품이 아니라 사람에 집중하는 것이다. 미술도 마찬가지다. 그림 속의 구성을 통해 인물을 통해, 배경을 통해 진실한 아름다움이라는 이미지를 준다. 어떤 그림은 우리 자신을 깊이 있게 순간적으로 성찰하게 한다. 그림의 매력은 순간적인 것이다. 그림을 오랜 기간 보았다고 감동을 반드시 주는 것은 아니다.


  고흐는 늙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위의 ‘아를의 늙은 여인’ 작품은 그의 이런 맥락에 있는 작품이다. 그녀의 머리에 두른 검은색 두건은 그가 미망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늙은 사람을 깊이 보게 되면 동시에 삶의 생명을 느끼게 된다. 그가 겪었을 과거의 기쁨, 슬픔이 느껴지고 인생에서 얻었을 지혜를 떠올린다. 어는 경우에는 비합리적인 고집도 느껴질 것이다. 비이성적인 고집도 그림 속에서는 반드시 틀린 것도 어리석은 것도 아니다. 그이 그림 속의 고집이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경험으로 축적된 그만의 삶의 방식과 사고방식을 느끼는 것이다. 인간은 개인 개인이 어쩌면 하나의 우주다. 우주같이 신비롭고 아름다운 것이다. 자신만의 잘못 형성된 그만의 신념도 그 자신의 우주를 운영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맞게 된다. 늙고 병들고 죽는다. 인생을 부자로 살았든 거지로 살았든 결국은 생의 마지막에 이른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죽음이 최고의 발명품이다’라는 말을 했다. 만약에 죽음이 없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누군가 죽고 누군가는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사실이 인생의 아름다움이다. 늙어 죽는 것이 아름답지 않다면 사람의 삶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일부 대기업들은 말로만 사람에 집중한다. 2016년에 모 재벌기업은 경영사정이 어렵다고 신입사원을 포함하여 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 기업은 2014년‘사람이 미래다’라는 타이틀로 기업 캠페인 광고를 했다. ‘젊은 청년에게 두산이 하고 싶은 열두 번째 이야기’라는 주제로 얘기를 시작한다. 나는 출퇴근하면서 이 광고를 전철역에서 2015년에 출근일로 계산하면 200번 이상 이 광고를 봤다. 퇴직 신청을 받은 후로 이 기업의 광고는 ‘두산은 지금 내일을 준비합니다.’ 로 변경되었다. 국내 모 대기업의 민낮을 그대로 드러낸 창피한 사건이다.


  위대한 기업은 사람에 집중한다. 사람에 집중한다는 것은 사람의 창조성을 가장 우선시한다는 의미이다. 창조성이 발휘되도록 충분한 공간과 환경을 주어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애플의 잡스는 생전 2011년 6월 7일 50억 달러짜리 신사옥을 구축하겠다는 발표를 한다. 잡스는‘우리는 세계 최고의 사무용 빌딩을 만들려고 합니다. 건축학도들이 와서 볼 정도의 빌딩이라고 봐요.’ 페이스북도 비슷하다. 2015년 지은 페이스북의 신사옥 설계는 스페인 구겐하임 미술관을 디자인한 플랭크 게리가 설계했다. 그리고 그 내부와 벽면이 각종 예술 작품으로 장식돼 실제 미술관을 연상케 한다고 한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 커 버그는‘페이스북이 사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근무환경이 창의력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83년 3월 21~28
“늙고 가난한 사람들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들을 묘사하기에 적합한 말을 찾기 어렵다. 인물화가들과 거리를 산책하다가, 한 사람에게 시선을 주고 있는데 그들은‘아, 저 지저분한 사람들 좀 봐’,‘저런 류의 인간들이란’하고 말하더구나. 그런 표현을 화가에게서 듣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하였지. 캔버스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도 무한하게 비어있는 여백, 우리를 낙심케 하며, 가슴을 찢어 놓을 듯 텅 빈 여백을 우리 앞에 돌려놓는다. 그것도 영원히! 텅 빈 캔버스 위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삶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여백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삶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여백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다. 삶이 아무리 공허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더라도 아무리 무의미해 보이더라도, 확신과 힘과 열정을 가진 사람은 진리를 알고 있어서 쉽게 패배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난관에 맞서고 일을 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간단히 말해 그는 저항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농민 그림을 그리리기 위해서는) 그들처럼 느끼고 생각하면서 그들 중 한 명이 된 것처럼 생활해야 한다.” 
  빈센트의 아래 편지에서 옷을 입을 때 색상은 다양하면서 조화롭게 입는 근사한 사람들을 봤다고 얘기한다. 이 편지의 내용처럼 빈센트는 직업군인 한 명의 초상화를 그렸다. 이 초상화 배경에 있는 붉은색 계열 벽돌은 색 대비를 위하여 빈센트가 일부러 그려 넣은 것이다.       
1888년 5월 14일
481


“이곳은 초상화를 그리기에 알맞은 장소라고 생각해. 이곳 사람들은 회화 전반에 대해 무지하기 이를 데 없지만, 그 모습이나 생활이 북쪽 사람들보다 훨씬 예술적이야. 난 여기서 고야나 벨라스케스의 그림 속 인물들 못지않은 근사한 인물들을 보았지. 이들은 검은 옷에 일말의 분홍 색조를 어떻게 가미하는지 알며, 흰색과 노랑과 분홍, 혹은 녹색과 분홍, 아니면 파랑과 노랑을 조화시켜 입는 요령을 터득하고 있어. 예술적 견지에서 전혀 수정할 부분이 없을 정도란다. 쇠라라면 이곳에서 아주 아름다운 인물들을 찾아낼 게 틀림없어. 물론 이 사람들의 옷은 현대적이지만 말이야”(고흐 빈센트, 빈센트 반 고흐 -A Selftportrait in Art and Letters-, 200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