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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희 Mar 27. 2020

그녀에겐 남편, 우리에게는 아버지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무더운 여름날이였다.

우리가 연락을 받고 그들과 마주 했을때는....

남편은 이미 숨을 거둔 상태 였고, 아내는 흰 천으로 그의 얼굴을 단정하게 가려준 상태로...

그옆을 너무나도 다정하게 지키며,  평안한 얼굴로 부채질을 해드리고 계셨다.

내눈앞에, 우리의 눈앞에 펼쳐진 이 상황을... 우리는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로 그냥 마주해야 했다.

뭐라도 해 드리고 싶었는데, 할수 있는게 없었다.

우리 모두 숨죽여, 애써 눈물을 참아가며, 그냥 바라 보기만 했다.

우리 엄마 다웠다. 우리 아버지 다웠다.

한평생 서로 잘 살아온 노부부의 마지막 이별 순간이였다.


심장마비로 인한 돌연사였기때문에, 절차를 밞아야 했고, 최초 발견자인 엄마는 119와 함께 출동한 경찰관의 질문에 답을 해야 했다.


"어머님! 죄송해요. 우리나라 법이라는게 이래요. 많이 힘드실텐데, 협조해 주세요."

"난 괜찮은데, 우리양반 더우니까 얼른 얼른 하고, 장례식장으로 갑시다."


어느날 갑자기 아버지는 그렇게 우리 곁을, 엄마 곁을 떠나셨다.


그땐 몰랐다.

너무 슬펐던, 그때의 그 마지막 장면이 이렇게 한폭의 그림처럼 우리의 맘속에 울림을 주실줄은....


엄마께선  목련나무를 아버지 산소에 가셔서 심어 주시기도 하시고,

좋아하시던 커피를 잊지 않고 챙겨 주시기도 한다.


담생에도 아버지와 결혼 하실꺼냐고 여쭤봤더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결혼을 왜하니?' 하셔셔, 우리모두 박장대소 했던날이 기억난다.


맘껏  슬퍼하지못했고, 맘껏 울지 못했던 나는...

해가 거듭날수록..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짙어만 간다.


몇년전 유럽여행때 로마에서 마주한 노인의 모습에서,

아버지의 얼굴이 오버랩 되었고..

여행내내 나를 마치 지켜 주시는냥.. 아버지를 만난것 처럼 나는 설레이고 좋았다.

그리고 여행 내내 따뜻한 온기를 내내 유지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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