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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쥐 Oct 10. 2024

지극히 주관적인 흑백요리사 인기 분석

요알못인 내가 흑백요리사를 본방사수 한다?!


� 왜 우리는 흑백 요리사에 열광하는가?

나는 "음식은 사 먹는 게 무조건 싸다. 커피도 남이 내려주는 게 맛있다"는 주의로 30년을 살아온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흑백요리사를 본방 사수 하게 될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그런 내가. 또 요즘 한국이. 한국을 넘어 전 세계가 흑백 요리사라는 요리 경연 프로그램을 주목하는 이유가 무엇일지 분석해 보았다.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 누구나 할 수 있는 요리

나의 최애 캐릭터 중인 한 명인 철가방 요리사님이 말했듯, 요리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누구나 먹어야 하고 먹으려면 누군가가 해주든 스스로이든 요리해야 한다. 우리의 일상과 생존을 위해 절대 뺄 수 없는 게 요리이다.

인류가 탄생한 순간부터 축적되어 온 이 길고 긴 요리의 역사와 농축된 기교와 스토리들이 흑백 요리사를 통해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 담백하지만 영화 같은 스토리

각자의 요리를 열심히 하는 것뿐인데, 어떻게 이렇게 영화 같은 스토리가 쓰이는 걸까? 나는 평소 아주아주 현실적인 사람으로서 인위적인 스토리에 멀미를 느끼는 사람이다. 그런데 흑백 요리사 대결 중에 보이는 서사들은 웬만한 무협지나 소설 저리 가라 하는 멋진 스토리가 쓰이면서도 진정성이 있다. 각자의 요리분야에서 치열하게 쌓아온 대가들의 땀과 눈물이 보이는듯해서 전율이 느껴진다.

아래는 인상 깊었던 대결 두 가지.


이미 세상을 재패한 백수저 vs 패기 가득 흑수저

한식대첩 2 우승자 이영숙 셰프와 장사천재 조사장의 대결인데, 이영숙 셰프는 국물을 우려내기 힘든 고기 부위를 야채 육수로 대처하며 만들어 낸 담백한 곰탕 한 그릇. 장사천재 조사장은 화려한 플레이팅을 보여주는 화려한 전립투골 한 상.

"진심은 통한다." 말이 어울리는 대결이었던 것 같다. 사실 이 한 문장에 동의는 하지만 너무 많은 설명이 빠져있다고 생각한다. 진심을 올곧게 전달하기란 어쩌면 많은 미사여구로 표현하기보다 훨씬 어려운 일 같다.

특히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느끼는 것이, 쿠션어가 단지 본질을 흐리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말을 올바르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마음을 여는 단계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미사여구, 쿠션어 등이 단지 군더더기가 아니라 청자를 위한 빌드업이구나를 왕왕 느끼게 된다. 그러니 단 한 그릇으로. 한 마디로. 오롯이 자신의 속뜻을 전할 수 있었다는 것은, 얼마나 많은 내공이 쌓아져 왔던 것일까...!

(이영숙 셰프님이 분명 돋보이는 대결이었지만, 이 대결을 통해 한 수 배웠다고 인정하는 조사장님의 태도 또한 너무나 멋졌다. 건승하세요!)

<출처: 넷플릭스>


요리 정통 문파 vs 뉴비

두 번째 인상 깊었던 대결. 문파가 확실한 중식의 대가 여경래 셰프와 무연고의 뉴비 철가방 요리사의 진검승부. 이 대결은 나온 음식 자체보다 승부를 임하는 두 셰프의 태도가 인상 깊었다.

마지막에 존경을 표하는 철가방 요리사나 잃을 것밖에 없는 경기에 후배들을 위해 참가해 승패를 인정하고 떠나는 여경래 셰프나...! 흑백 요리사를 통해 멋진 어른이 되는 법과 사회생활을 배운다.


<출처: 넷플릭스>

그래서, 결론은 누구든 이겨라!!

흑이든 백이든. 빨강이든 파랑이든. 모두의 서사가 공감된다. 여경래 셰프님이 결국 마지막에는 경기의 승패보다 태도가 남는다고 하셨다던데...! 그 말이 너무나 공감된다. 승부에 임하는 셰프님들의 자세에 누가 이기고 지고는 중요해지지 않았다.



✔︎ 수출하기 좋은 콘텐츠: 한중일양 세계는 하나

한식, 중식, 일식, 양식(이탈리안, 스페인, 프랑스, 등등) 세계 각지의 요리들이 등장하는 흑백 요리사. 하나의 테이블 위에 세계의 접시들이 대통합이다.

어느 하나가 뛰어나게 돋보이는 편집 없이 각 나라 요리의 매력이 잘 보여, 내 나라 요리가 나올 땐 자부심을 가지고 응원하게 되고, 다른 나라의 요리가 나올 땐 새로운 매력을 알아가게 되는 세계적인 공감을 이끌어내는 콘텐츠가 되었다. (아래 서로 절대 안 맞는 케미를 가진 두 심사위원처럼, 음양의 조화!)

<출처: 동아일보>


✔︎ 편집이 맛있고 음식이 잘함.

뭐니 뭐니 해도 일단 요리가 너무나 창의적이고 그것을 만들어내는 조리과정이 너무 아름답게 담겼다.

편집 기간만 반년이 넘게 걸렸다고 본 것 같은데, 이해가 되는 스튜디오 규모와 영상의 퀄리티이다. 그리고 마음껏 자신의 기량을 펼친 아름다운 요리를 선보이는 셰프들까지...!

시각적 자극에 약한 사람으로서, 요리는 자신 없지만 최소한 플레이팅이 배우고 싶어졌다.

<출처: 넷플릭스>


다음 글은 흑백요리사의 인간화나 다름없는 에드워드 리 셰프님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여러분은 에드워드 리 셰프님의 비빔밥이 비빔밥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궁금합니당�

다음 글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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