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in 인도 그림 여행기 - 사막도시 자이살메르
사막의 밤은 몹시도 추웠습니다. 미처 옷을 두껍게 챙겨 입지 못하고 덜덜 떨면서 그 밤을 보냈더랬죠.
선잠에 들었다가, 깨다가를 반복하면서요.
몇 번을 깨어나 눈을 떠도 눈 앞의 별들은
꼭 영영 그대로일 것처럼 빛나고 있었어요.
그 거짓말 같은 풍경을 밤새 바라보았지만,
아무리 봐도 믿기지 않아 딴 세상에 있는 듯했어요.
봐도 봐도 놀라워 바보같이 하늘로 손을 뻗어보기도 했죠.
손끝에 닿을 것처럼 별들은 가까이서 빛났어요.
스윽 손으로 쓸어낸다면 그대로 은하수가 묻어 나올 듯했어요.
그래요, 어디서 많이 본 말들이죠.
열이면 열, 사막의 별을 보고 온 사람들이 으레 하는 상투적인 말들이잖아요.
왜 다들 그렇게 밖에 말할 수 없었는지,
그때서야 알았어요.
끝없이 쏟아지는 별, 쓸어 담을 수 있을 듯한 은하수...
그 난생처음 보는 광경을 말이라는 그릇에 담아내기엔
그릇이 턱없이 작아서,
자꾸만 넘쳐흘러요.
흐르는 아름다움까지 어떻게든 담아내고 싶은데,
아직도 가진 언어들이 부족해서
내 눈에 담았던 만큼을 담아내질 못하겠어요.
어쩌면 욕심일까요?
그날 밤 뜬 눈으로 원 없이 별을 보면서 생각했지만
이 마법 같은 순간을 담아낼
좋은 말을 떠올리지 못했어요.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