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in 제주 그림일기 - 게스트하우스 스텝으로 두 달 살기
세화에 있는 '여름문구사'는 제주를 처음 여행했을 때부터 익히 들어왔던 곳이다. 하지만 어쩐지 세화에 가는 날 하필 휴무라거나, 들르면 동선이 꼬인다거나 다양한 이유로 인해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제주에 있을 동안 제주 소품샵과 기념품샵은 '완전정복'하기로 마음먹은 나로서 이번엔 꼭 가봐야 했다! 마침 이 날 동행하게 된 찬수가 세화행을 먼저 제안해, 냉큼 이곳에 꼭 가고 싶다 전달했다. (찬수는 수원에서 온 우리 게스트하우스 손님이다. 술을 먹고 어찌어찌 친해져서 급기야 비행기표도 취소하고 내리 3박을 하게 되었다. 면허도 없으면서 툭하면 나가고 싶어 하는 나에게 함께 다니자 해준 고마운 친구다.) 우리는 김녕에서 식사를 하고 곧장 이곳으로 향했다.
내비게이션이 근처에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안내를 종료했지만 '여름문구사'라는 간판은 도통 보이질 않았다. 이상해하며 근처를 몇 번 돌았을까, 하얀 간판 위 수박 그림이 드디어 눈에 띄었다. 알고 보니 원래 있던 가게의 간판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둔 상태에서 옆면에 아주 작은 간판만 새로 단 거였다. 수박 로고를 알고 있었기에 다행이지, 그냥 지나칠 뻔했다!
그렇게 들어간 여름문구사는 역시 듣던 대로였다. '귀여운 거 옆에 귀여운 거', 그냥 사방이 귀여운 것 투성이었다. 추억의 불량식품, 옛날 문구가 초등학생 때 문방구(이 시절 문구점은 꼭 문방구라고 해야 한다)를 떠올리게 하기도 했고, 제주다운 각종 소품들, 엽서, 디자인 기념품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소품샵에 갈 때마다 느끼듯 오늘도 내 지갑은 활짝 열렸지만, '자제하자'를 마음으로 외치고 엽서 세트, 스티커만 구매했다. 찬수는 부모님과 여동생에게 줄 선물을 샀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들이 가득한 공간은 돌아서도 생각이 난다. 한겨울에도 마치 한여름 인양 톡톡 튀는 싱그러운 공간, 여름문구사는 제주를 뜨기 전에 최소 두 번은 더 가야지.
: 영업시간 10:30~18:00 일요일 휴무
: 귀엽고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문구들, 제주스러운 기념품들이 가득하다.
: 남녀노소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곳. 유명한 소품샵들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취향의 물건을 파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