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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노신 Mar 25. 2022

마음도 대필이 되나요?

어떻게 쓰여야 할지 모르는 마음을 위해

영화 '클래식'의 초반부는 친구의 연애편지를 대신 써주던 지혜(손예진)가 연애편지의 주인공인 상민(조인성)을 짝사랑하게 되는 사건으로 시작한다.

누군가의 마음을 따라 쓰다 보니 그 마음을 닮아가게 되는 것. 그것이 아마 글이 갖고 있는 힘일 것이다.


펜과 종이가 아닌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소통할 수 있는 시대에도 여전히 연인들은 서로를 향해 편지를 쓰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건 아마 '편지'라는 매체가 갖고 있는 특수성 때문일 것이다.


편지는 처음과 중간, 끝이 완결된 한 편의 글이면서 단 한 명의 독자만을 위한 글이다.

한 편의 글을 쓰면서 오직 한 사람의 독자만을 갖기로 결정하는 것이 끝없는 자가 복제가 가능한 이 시대에는 너무나 특별한 일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아직도 편지를 쓴다. 마음이 크고 간절할수록, 더 잘 쓰고 싶다.


평소 '글쓰기'라는 장르에 자신이 없는 이들에게는 편지를 쓰는 일이 생각만 해도 떨리고 부담스러운 일일 수가 있다. 그렇지만 살다 보면 편지를 써야 할 일이 종종 생기게 된다.


필자의 경우 '클래식'의 지혜처럼 대학시절 친구들의 연애편지 검수(?)를 종종 하곤 했다. 비단 편지뿐만 아니라 첫 만남을 요청하는 'X톡' 메시지도 윤색하고, 싸웠을 때 상대방 기분을 풀어주는 장문의 문자 메시지도 손봐주고, 헤어졌을 때 '자니?' 대신 상대의 마음을 흔들 수 있을 만한 임팩트 있으면서도 간결한 문장을 써주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나는 알게 되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사소한 말이 때론 일의 결과를 크게 뒤바꾸게 된다는 것을.


나는 일생동안 '편지'혹은 '문자 메시지'같은 사적인 텍스트를 통해 누군가의 생각이나 감정이 크게 바뀌는 일을 직간접적으로 여러 번 경험해 왔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의 이러한 능력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주는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프리랜서 플랫폼에서 편지 대필 서비스를 시작했고, 다양한 의뢰인들의 저마다 다른 사연, 각자 다른 처지와 감정들이 가능한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글로 쓰는 일을 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사람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편지의 몇 가지 법칙, 혹은 노하우를 터득하게 되었고 그것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부터 약 10편에 걸쳐 '편지'를 비롯해 개인적이거나 공적인 용건의 '문자메시지' 혹은 '메일'에 이르기까지 발신자가 개인이 되는 모든 글쓰기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글쓰기 팁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이 브런치북을 통해 당신이 '편지'라는 장르에 대해 조금 더 흥미를 가지게 되었으면 좋겠고, 누군가에게 편지를 쓸 때 조금 덜 고민하고, 조금 더 표현하며, 그리하여 이전보다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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