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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삼모델 Jul 21. 2022

영화에서 배우의 매력이 중요한 이유 <헤어질 결심>

난시 있는 작품 속에서 무엇보다 뚜렷한 탕웨이와 박해일

* 스포일러 주의


여러모로 불확실한 작품이다. 탕웨이(송서래)는 나쁜 여자인가 착한 여자인가, 드레스의 색은 초록색인가 파란색인가, 박해일(장해준)은 탕웨이를 좋아하는지 안 하는지, 이정현(안정안)은 이실장과 바람을 피우고 있던 건가 아닌가, 등 명확히 떨어지는 결론이 없이 영화가 진행된다. 인물 뒤로 보이는 배경마저 그러하다. 아가씨에서도 보여줬던 박찬욱 감독의 미술팀은 어염없이 이번에도 벽지를 컬러풀하게 바꿔놓았고 인물을 그대로 놓고 배경만 바꾸는 촳영기법을 선보이며 과거 회상인지 현실의 꿈인지 헷갈리게 했다.


- 매력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명확한 것이 딱 한 가지 있는데, 바로 배우 탕웨이와 박해일의 매력이다. 각본 단계에서부터 캐스팅이 완료되었다고 할 만큼 이 둘을 향해 딱 맞춰진 대본에서 나오는 영화와 배우들의 완벽한 호흡이 이 영화를 가능하게 했다.


- 명확 ➔ 혼란

박해일의 매력은 명확한 것에서 나온다. 자신의 일에 그 누구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있고, 사건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 며칠 밤낮을 잠복할 정도로 일에 열중하는 사람에서 자연스레 나오는 매력이다. 하지만 명확한 일이 탕웨이 때문에 혼란스러워지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내(안정안)가 있는 곳으로 내려간다. 아내는 이름부터 안정이며 원자력 안전관리원이라는 직업에서부터 박해일 부부가 안정적이고 명확한 것을 추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혼란 ➔ 명확

탕웨이의 매력은 혼란에서 나온다. 병으로 힘들어하는 어머니의 자살을 도와주고,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을 섬세한 계획을 써서 살해하고, 새로운 남편을 죽게 하기 위해 병든 사람을 죽이고 자신을 위해 주변의 모든 것에 저항한다. 하지만 이 점을 영화에서는 헷갈리게 해서 '저렇게 예쁜 여자가 살인범 일리 없어'라는 인지적 부조화 속에서 매력을 발산한다. 하지만 굳이 말하자만 팜므파탈(나쁘지만 매력적인 여자) 맞다. 그리고 명확한 세계에 사는 박해일을 자신의 혼란한 세계로 들여보내기 위해 자신의 세계에서 명확한 박해일의 세계(죽음)으로 건너 갔다.


- 배우

이렇듯 배우의 외모, 매력은 개연성이 되고 사건의 중심이 된다. 탕웨이가 예쁘지 않았다면, 공무원인 첫 번째 남편은 중국에서 도망쳐온 그녀를 한국에 정착할 수 있게 도와주지 않았을 테고, 박해일도 사건의 편의를 봐주지 않았을 것이며 초밥도 시켜주지 않았을 것이다. 사기꾼인 두 번째 남편도 만나지 못했고, 이수에서 가서도 주목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사례는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찾아보기 쉽다. 부부의 세계에서 한소희가 불륜녀 역할을 잘 연기했고, 양조위는 나오는 영화에서 모든 여자들을 한눈에 반해도 개연성에 전혀 무리가 없다.


- 이 실장과 이정현

이정현은 이 실장과 같이 가출하면서 이 실장을 인사시킨다. 상황을 봐서는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는 이정현이 바람을 피웠을 리는 없고 불륜 상대인 이 실장을 인사시키는 것도 어색하다. 하지만 안정적인 부부 생활을 박해일이 먼저 깨버렸고, 박해일이 가져온 자라를 가져간 것으로 볼 때, 자신의 다른 안정을 찾아서 이 실장과 바람이 날 예정으로 보인다.


코로나가 안정되고 영화표 값이 너무 크게 인상되어 영화계에 블록버스터들이 즐비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너무나 불리한 영화이다.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고 손익분기점을 넘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흥행이라 말하긴 조금 힘들다. 오히려 이런 예술 영화는 OTT 서비스로 빠르게 출시해 전세계의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과 배우들의 매력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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