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키도키 Aug 21. 2023

유학생활 영어 고군분투기

Ep14


 나는 영어 프로그램으로 유럽 헝가리에서 의대를 다니고 있다. 영어가 모국어인 나라에서 영어로 배우면 나도 좋겠지만 미국, 영국 등의 의대 학비를 내려면 다시 태어나야 가능할 것이다. 내가 실제로 와서 배워보니 헝가리 사람들은 꽤 영어를 잘하는 편이다. 내가 큰 도시에 사는 게 아닌데도 말이다. 가게에 가서도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유학생활을 하기 전 가장 걱정되었던 것은 영어였다. 영어를 못하면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결국 졸업도 못한 채 유급생으로 남게 되지 않을까?라는 두려움이 있었다. 토종 한국인이 영어로 그것도 의학을 배운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었다.


개강 후 첫 주에는 말 그대로 멘붕이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난 긴장이 되면 영어가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 처음 보는 환경, 아무도 모르는 곳에 있다 보니 나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외국에 살다 온 한국인 동기들은 영어에 아무 어려움이 없으니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더 초조해졌다.


만약 시험이 mutiple choice이거나 written(객관식)이라면 영어 부담이 덜 했을 것이다. 그런데 시험의 대부분이 oral exam(구술시험)이라 영어를 못하면 감점을 당하게 될 것 같아 걱정됐다.


선배들의 말을 들어보니 공부와 영어실력은 전혀 상관이 없다고 했다. 그 당시에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지만 시험을 보고 나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다.


 학교를 다니다 보면 대부분의 애들이 영어회화를 정말 잘한다. 유럽권 아이들이 많고, 이란 등 다양하게 많은데 다들 영어를 편하게 구사한다. 학생들 대부분이 수업시간에 대답도 정말 잘하고 이해도 잘한다. 희한하게 수업시간에 대답을 잘하는 사람 시험을 잘 보는 것이 아니었다.


 신기하게 교수님들은 시험에서 영어를 유창하게 하지 못해도 이 학생이 공부를 많이 했는지 안 했는지를 구별하셨다. 공부 실력과 영어 회화 실력은 별개인 듯하다.


공포의 개강 후 첫 주


 개강 한 뒤에 첫 주에 수업 들을 땐 말 그대로 절망이었다. 나름 고등학교 따 이과였고, 입학시험공부를 했으니 생물, 화학에 아는 내용이 그래도 많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나의 예측은 정확히 빗나갔다. 생물은 Molecular cell biology라서 내가 배운 생물 내용은 거의 나오지도 않을 정도로 심도 깊었다.


화학 또한 한국에서 배웠던 내용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고등학교 화학, 그리고 유기화학, 무기화학을 10년 전 대학에서 한 학기 배운 게 다였다. 거기다 영어로 화학용어, 개념을 다시 다 배우다 보니 멘붕 그 자체였다.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던 biophysics 또한 내 생각과는 전혀 달랐다. 사실 왜 물리라고 붙였을까 할 정도로 진짜 물리보다는 생물과 훨씬 가까운 내용들 뿐이었다.


 그렇게 한 주 한 주 지날수록 점점 적응하기 시작했다. 낯선 환경에서 긴장 속에 떨던 나는 더 이상 영어 때문에 겁먹지는 않았다.


영어 때문에 유학을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면 너무 겁먹지 마시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