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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msoo Kim Jun 19. 2022

주제는 꼭 하나여야만 할까?

반드시 단일 주제로 갈 필요는 없다

요즘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의 시대이다.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는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의 전문성을 가지고 소통하는 SNS 크리에이터"를 의미하는 용어이다. 이들의 특징은 한 분야만 파고들었다는 점이다. 게임이면 게임, 책이면 책, 일상이면 일상... 그렇게 그들은 1세대 인플루언서까지는 아니더라도, 각각 자기 분야에서는 그들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플루언서가 되려면 한 가지 주제에 통달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맞다. 나도 이 방법으로 네이버 인플루언서가 되었으니까. 하지만, 처음 인플루언서에 도전하는 사람이 꼭 한 가지 주제만 팔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SNS는 불확실성이 넘치는 공간이기 때문에, 내가 선택한 주제만으로 오랫동안 운영하기 힘들다. 설령 그것이 이 내가 가장 애정 하는 주제라고 해도 말이다. 오히려 내가 그냥 올렸던 일상이나, 별생각 없이 업로드했던 콘텐츠가 인기 글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내 생각은 이렇다.



내가 주력이라 생각하는 메인 주제를 가지고 있되,
서브로 올릴 수 있는 것도 1~2개 정도는 생각하자!




2022년 현재, 내 블로그의 서브 주제는 방송대 관련 글, 그리고 12월까지 도전하는 주간 일기 챌린지이다. 도서 인플루언서인 내가, 서브 주제를 가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나도 사람인지라, 매일 같이 책 읽고 올리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내가 독서 블로그만 운영한다면 모를까, 직장을 다니는 사람 입장에서는 독서할 시간도 내기 힘들다. 이건 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본업에서 성과를 내야 하고, 방송대나 사이버대학, 혹은 대학원을 진학하여 개인의 몸값을 높일 수 있는 공부까지 같이 해야 하는 슈퍼맨이 한국 직장인이니까.


이런 경우에는 서브 주제가 빛을 발할 수 있다. 어떤 점에서 이득일까? 다음 세 가지 측면일 것이다.


1. 메인 주제를 올리지 못할 때, 콘텐츠를 커버할 수 있다.
2. 메인 주제가 힘을 발하지 못할 때, 견인차 역할을 해줄 수 있다.
3. 나의 콘텐츠 포트폴리오가 풍성해질 수 있다.




01. 메인 주제를 올리지 못할 때, 콘텐츠를 커버할 수 있다.



서브 주제의 힘은, 내가 메인 콘텐츠를 올리기 힘들 때 빛을 발한다. 아마 요즘 소셜미디어에서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 도전하는 사람은 대부분 직장인이나 대학생일 것이다. 직장인과 대학생의 공통점은 하루의 1/3 이상을 직장이나 캠퍼스에서 보낸다는 점이다. 밥 먹고 쉬는 시간을 빼고 나면 사실상 인플루언서 활동을 위해 도전하는 데 쓰는 시간은 5시간 ~ 6시간 정도 될 것이다.


문제는, 이 시간도 순수하게 콘텐츠에 쏟아부을 수 없다. 직장인은 맡은 과업이 있고, 대학생은 과제와 시험 그리고 취업 스펙을 위한 공부라는 현실적인 요건이 있다. 어떻게 보면, 하루에 콘텐츠에 온전히 쓸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메인 주제만 올린다면 지치지 않을까? 


메인 주제는 자기 채널의 개성과 성격이기 때문에, 가장 공들여야 하는 콘텐츠이다. 따라서 연구하고 올리는 것을 꾸준히 할 수 없다. 오히려 하다가 지쳐버릴 수 있다.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 반드시 좋은 콘텐츠를 매일 갱신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부담감 때문이다.






이럴 경우에는 서브 주제가 도움이 된다. 메인 주제보다 공을 덜 들여 써도 된다. 그리고 서브로 삼는 주제는 자기 계발을 하는 그 순간을 기록하거나, 일상의 한 단면에서 내가 겪은 이야기를 써도 충분하다. 나 같은 경우는 작년에 네이버 로직 변경 당시, 회사 본업과 블로그 메인 주제였던 도서 리뷰에만 신경을 쓸 수 없었다.


책을 읽을 시간 자체도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그때 했던 방법은, 책 리뷰와 어울릴 수 있는 서브 주제로 자기 계발을 하는 내 일상 단면 중, 몇 개를 골라서 썼던 거였다. 투썸 샐러드 구독을 했을 때의 느낌, 직장에 다니면서 사상 최초로 한 직장에서 1년을 온전히 채워 본 경험들을 녹였다. 나만의 마음 챙김 상담소 리뷰를 통해서, 온라인 심리 치유를 받았던 후기를 작성했다. 


그 결과는 메인 주제의 공백을 메울 수 있었다. 숨을 고를 시간을 확보했고, 다시 책 리뷰에 정진할 수 있었다. 이렇듯 서브 주제는, 내가 메인 주제로 선택한 콘텐츠를 채울 수 없을 때 도움이 된다. 가끔씩 쓰는 것은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 활동에 지장이 없다. 메인 주제와 결이 잘 맞는다면 나의 다른 모습도 보여줄 수 있어, 독자들이 인간미를 느끼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02. 메인 주제가 힘을 발하지 못할 때, 견인차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누구나, 메인 주제가 주목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하지만 내 그런 마음을 플랫폼은 알아주지 않는다. 공들여 쓴 메인 주제가 빛을 발하지 못할 때도 있다. 누락이나 최신 글에 밀리거나, 포털 알고리즘이 내 글을 선택하지 않을 때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나 또한 이런 일을 많이 겪었다. 블로거 10년 차인데, 내가 이런 것을 겪은 일이 없었을까. 무수히 많았다.


서브 주제는 이럴 때 도움이 된다. 내가 '이 정도면, 가볍게 올리기 충분하겠지!'라고 생각했던 글감이 상위 노출이 되거나, 조회 수를 견인해주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자면, 나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기도 한다. 나는 서브 주제였던 드라마, 교육 덕분에 내 커리어와 필모그래피를 쌓을 수 있었다.



소셜로 취업해보기 주제를 쓸 때에는 실사를 넣어보겠다 다짐하며.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 책 리뷰가 본격적으로 힘을 쓰기 시작했던 것은 2017년부터였다. 그 전까진 도서 리뷰가 별 힘을 쓰지 못했고, 오히려 진솔하게 내 취업 이야기를 담았던 인큐 백마적 콘텐츠, 취업 이후에 나를 찾겠다고 전부 다 들었던 인큐 수업 후기 등 서브 주제였던 교육이 엄청난 힘을 발휘했다.


그래서 그때 깨달았던 건, 메인 주제 외로 서브 주제가 있다면 도움이 된다는 거였다. 적절하게 서브 주제를 섞어서 썼던 것이, 이달의 블로그를 선물로 주었고, 소정 선생님과 인큐 선생님들을 상사로 모셔 보았다는 인생 큰 경험을 선물로 주었다. 인연이 닿아서 인큐 사람들을 소개하는 글을 쓰는 기자단도 할 수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힘들었던 시기에는 연이 닿아서, 현직 교육 광고회사에 입사하여 안정적인 커리어를 쌓을 수 있게 해 줬고. 책 콘텐츠가 힘을 발휘하지 못했을 때, 서브 주제였던 교육이 큰 역할을 했다. 물론 드라마 리뷰 덕에 대기업과 협업했던 것도, 광고 대행사 콘텐츠 에디터로서 내 경력을 쌓게 해 줬고.


그런 의미에서, 내가 선택한 메인 주제가 힘을 발하지 못할 때, 이를 커버해 줄 수 있는 서브 주제가 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 어떻게 성과가 터질지 모르는 SNS의 불확실성을, 그리고 내가 골랐던 메인 테마가 힘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배움으로써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서브 주제가 있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혹시 아는가? 서브 주제가 오히려 본인의 인플루언서 선정을 더 빠르게 해 주거나, 혹은 자기 커리어에 큰 역할을 담당할지?





03. 나의 콘텐츠 포트폴리오가 풍성해질 수 있다

엘라 님 크루 활동을 통해 얻은 황금 키워드 콘텐츠


서브 주제의 장점은, 내 콘텐츠 포트폴리오가 넓어진다는 점이다. 콘텐츠 포트폴리오가 넓어지면 좋은 점이 무엇일까? 바로 내가 글을 쓸 수 있는 분야가 점점 확장되고, 새로운 부캐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부캐가 부담이라면, 본캐 채널에서 내가 이런 것도 쓸 수 있다는 걸 팬과 광고주에게 알릴 수 있다.


이런 점들은 향후, 수익화에 도움이 된다. 나는 책과 드라마, 책과 교육이라는 두 개의 주제로 블로그를 운영했을 때, 맛집 체험단을 제3의 주제로 삼았다. 물론, 블로그에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만 받았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맛집 체험을 문의하거나, 초대한다는 초청장을 많이 받게 되었다. 체험단 사이트를 통해서 스터디 카페 서포터스가 되기도 했고, 소소한 IT 제품 리뷰도 해볼 수 있었다.


당시 나는 미래가 불확실한 프리랜서이자 취준생이었기 때문에, 맛집 콘텐츠가 밥값을 아끼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그 광고들이 공간도 무상으로 쓰게 해 줬고, 전자제품 굿즈를 리뷰하며 소비 비용도 아껴 주었다. 그리고 친구들을 초대했기 때문에 친구들과의 관계도 나름 지킬 수 있었다. 만약 그때, 내가 제3의 주제로 맛집을 두지 않았다면, 콘텐츠 포트폴리오가 풍성해졌을까? 이로 인하여 맛집 체험단 등 광고 제안을 받을 수 있었을까? 그렇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듯 서브 주제는 내게 큰 힘이 되기도 했다. 맛집 체험단 글을 써 봤던 경험 덕분에, 다른 제품 체험도 해 보았고, 광고 리뷰를 쓰는 법도 익힐 수 있었으니까.




서브 주제, 언제쯤 쓰는 게 좋을까? 몇 개를 하면 좋을까?




그렇다면 서브 주제는 언제 활용할까? 그리고 몇 개를 가져가는 게 좋을까? 여기에 답은 없다. 하지만 네이버 인플루언서 공인을 받아 본 내 경험상, 서브 주제는 메인 주제가 탄탄히 잡힌 후에 하나씩 확장시켜, 2개 정도만 추가로 하는 것이 좋았다.(내가 그 방법으로 공백기가 꽤 컸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루언서가 되었다. 이는 다음 장에 상세히 설명하겠다.)


3개가 넘어가는 순간 잡블로그, 잡다한 것을 올리는 채널이 될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온라인 상에서 내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분야가 없게 된다. 따라서 메인 주제에 해당하는 글을 100개 정도 올리거나, 매일 같이 업로드하지 않아도 좋으니 1년 정도 쓰는 것이 좋다.


내 채널의 메인 주제가 이것이라고 말하기 좋은 후에, 서브를 곁가지로 넣으라는 뜻이다. 그리고 서브는 메인 주제와 어울리는 결을 가진 분야, 혹은 가볍게 쓰고 공유할 수 있는 일상 정도가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서브 주제는 메인 주제를 해치지 않아야 되며, 자기가 편하게 쓸 수 있거나 메인 공백을 없앨 정도로만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내가 2013년 이후부터 이렇게 운영을 해 왔기 때문에, 저품질을 당했고 이로 인해 공백 기간을 꽤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에 네이버로부터 인플루언서 공인을 받아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올해도 메인 주제인 책과, 서브 주제인 교육 및 일상 이 세 가지 테마로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할 것이다. 다만, 이는 인플루언서가 된 나의 방법일 뿐이다. 절대적인 답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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