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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구 Jun 16. 2024

아메리카노 한 잔 대신 지하철

지하철을 타면 의외로 좋은 점들

지하철은 교통비가 저렴한 데다 웬만해선 제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지하철의 존재이유이기도 한 복지로서의 효용 말고도, 생산성을 높이는 측면에서 몇 가지 이점이 있다.




우선 지하철은 다른 대중교통에 비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기에 좋다. 특히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지하철 안에서 버려지는 시간을 알차게 쓸 수 있다. 주로 전자책을 읽거나, 블로그 초안이나 일기와 같이 짧은 글을 쓴다. 가끔 아이폰 오타가 종종 화를 돋우긴 하지만,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면 이것 조차도 익숙해진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기 좋은 건 멀미에서 자유롭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하철 안에서 문자나 영상 등 시각 정보를 처리할 때 멀미를 거의 안 한다는 뜻이다. 버스 안에서는 책을 읽거나 메모장에 뭔가를 끄적이면 5분 정도 지나서 속이 울렁거린다. 가만히 있는 것 말곤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다. 하지만 지하철에서는 앉아 있든 서서 가든 휴대폰 화면을 계속 쳐다봐도 멀미를 하지 않는다. 


사진: Unsplash의 Bo Kim


물론 집이나 카페와 같이 정적인 공간에서 작업할 때보다는, 지하철 안에서 집중력을 온전히 발휘하긴 어렵다. 하지만 지하철에서 했던 것을 바탕으로 집중이 잘 되는 공간에서 다시 한번 작업하면 결과물의 질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서 블로그 초안을 완성하고 집에서는 퇴고만 하면 시간을 절약하는 동시에 완성도 높은 포스팅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


사진: Unsplash의 Jason Evans


두 번째는 잠을 통해 체력을 보충하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승하차 지점이나 탑승 시간대에 따라 개인차가 있는 부분이다. 내 경우에는 지하철에 혼자서 앉아 있으면 금방 잠이 올 때가 많다. 버스에서는 늦은 밤이 아니면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이때 잠을 자 두는 게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15분~30분 정도 쪽잠을 자고 지하철에서 내리면 처음에는 비몽사몽거릴지 몰라도, 5분 정도 걷다 보면 서서히 잠이 깨면서 활력이 생긴다. 하루를 두 번 사는 느낌이랄까.


집에서 같은 시간 쪽잠을 취하면 그대로 다시 잠들어버릴 공산이 크다. 침대가 있다면 목표한 시간보다 두세 배는 더 잘 수도 있다. 반대로, 지하철을 타면 언젠가는 깨어나야 할뿐더러, 다시 잠들고 싶어도 누울 자리가 마땅히 없다. 기상에 강제성을 부여하는 일종의 꼼수인 셈이다.




고백하자면 이번 글을 쓰기가 상당히 귀찮았다. 하지만 집에 오기 전 지하철에서 잠을 자둔 덕분인지, 집에 들어오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브런치에 접속하는 등 글을 쓰고자 하는 의욕이 생겼다. 게다가 평소와 달리 커피를 마시지 않았는데도 정신이 말짱해진 걸 보면, 지하철에서 쪽잠을 자는 게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는 것보다 집중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었던 거 같다.


굳이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수면을 위해 지하철을 탈 필요는 없다. 게다가 자투리 시간을 효과적으로 보내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기에, 무턱대고 '책을 읽어라', '잠을 자라' 이런 식으로 말할 순 없다. 다만 어쩔 수 없이 타야 하는 지하철이라면, 그리고 운 좋게 자리가 난다면 스마트폰과 쪽잠을 활용하면 생산성이 조금이라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내용이기에 참고만 하길 바랍니다.


※커버 사진: UnsplashFrancesco Unga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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