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프랑스어 강의를 줌으로 듣는다. 파리 여행 후 불어 학습의지가 불타올랐기에. 프랑스인들은 사고체계가 굉장히 복잡한 것이 사설을 읽어보면 절대로 단순한 내용이 없다. 데카르트의 후손이라서 그런가.
그러나, 세상 돌아가는 모양새가 철학으로 돌아가는 꼴이 아닌데. 그냥 실익이 있고, 거기다 철학을 갖다 붙이는 게 실제세계가 돌아가는 원리인 듯.
프랑스어 수업을 끝내고, 뮤지컬을 보러 갔다.
조승우의 오페라의 유령이 핫하다던데
조승우가 팬텀으로 분한 공연 스케줄은 완판인 듯. 다른 출연진도 표가 남아있지 않았다..
공연장 창 밖으로 보이는
낙엽으로 물들인 가로수에서 가을 정취를 느껴본다.
힘들게 예매하고, 늦었다. 늦게 간 관람객에게 안내해 주는 별도의 좌석에서 더 집중해서 관람하게 된다. 배우들도 중앙에서 잘 보이고.
오페라의 유령의 주인공인 팬텀은 노트르담의 꼽추를 연상시키는 점이 있다. 둘 다 특정 장소에 비밀리에 거주하는 상징적인 존재로 흉악한 외모로 일반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고독한 인생을 살아가지만, 누구보다도 인간적인 교류에 대한 갈망을 품고 살아가는 애처로운 인물들이다.
꼽추는 사람들에 대해 피해를 끼치지 않고 에스메랄다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면모를 보이지만, 팬텀은 꼽추가 흑화 한 모습으로 크리스틴을 납치하고, 자신의 요구를 따르지 않는 극장주등을 대상으로
횡포를 부리나 역시 크리스틴의 간곡한 부탁에 크리스틴을 보내주고 사라지는 모습을보여주는 것으로 보아 근본은 나쁘지 않은 인간인 듯
제2부에서 팬텀이 크리스틴의 애정을 호소할 때 연민을 느낄 수밖에 없다.
스토리를 따라가기에 약간 힘들었지만, 배우들의 노래는 좋았다. 개인적인 느낌으로 공연 막바지여서 배우들이 좀 지친 듯했다.
음악과 공연을 통해 잠시 현실과 괴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요즘 드는 생각은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환상인지. 나를 잊고 인고를 느끼게 하는 노동으로 고생한 주 오일 후에 얻는 이 주말의 나만의 시간이 진짜 현실이다. 이렇게 생각해야 마음이 편해진다.;;;
애비뉴엘 구경을 했다. 이곳에 본격적으로 온 지 삼사 년 만인 것 같은데 많이 변했다. 새로 입점한 가게들도 구경하고. 멀리 보이는 석촌호수 풍광도 감상했다.
젠 스타일의 카페에서 음료를 한 잔 시키고, 평일에는 너무 힘든 독서, 활자를 읽어보며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 고릴라가 포인트인 인테리어가 재밌는 카페다. 가끔 새로운 공간을 가는 것은 의미 있다. 트렌드도 느끼고 아이쇼핑도 하고, 대형 쇼핑몰을 거닐며 스트레스를 푼다. 자라홈매장에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판매하고 있었다. 세월 참 빠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