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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겨움 Apr 07. 2021

내 인생과 연애하고파

각도를 다르게 비추면 세상은 달라진다. 내 인생도.


곧 40을 바라보는 나이라 해도 울적해지거나 기죽었던 적이 없는데, 이직한 후에 유난히 압박이 생겼다.

나보다 훨씬 어린 친구들이 높은 직급이고, 새 일터에서 기존에 이룬 것들이 많아 보일 때 내가 걸어왔던 길들이 허무하게 느껴지곤 했다.

가령 영어도 그렇다. 난 왜 어학연수 후에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지 않은 것이지?부터 시작해서

쌸라쌸라 영어로 이야기하는 어린 친구들을 보면서 한국계 회사에서 10년 넘게 안전하게 일을 했던 과거가 후회되는 것이다.


연애는 어떤가,

마지막 연애를 한 지 1년이다. 한 번도 연애를 쉬지 않았던 사람이라 자발적으로 공백기를 갖겠다고 다짐했는데.. 자발적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이러다 그냥 영영 아무도 못 만나는 건 아닐까’하는 두려움도 생겼다. (기존에는 늘 남자가 있었는데, 이게 나이가 들어서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다 ㅋㅋㅋ)


그렇게 나이라는 숫자에 얼키설키 엉켜있을 때쯤,

69세 유튜버 밀라논나의 채널을 보다가, 그녀가 말해준  문장이 가슴의 체기를 내려 앉혔다.

“저는 제 인생과 연애해요.”


!!!


‘그래, 꼭 남자랑 연애하라는 법이 있나? 그동안 왜 그렇게 고정관념에 휩싸여 있던 거지?’



37살, 내 인생과 제대로 연애해보려고 한다.

나와 연애하는 기분으로 내면에 관심을 갖고,

나를 행복하게 해 주는 일들을 이벤트처럼 만들면서 일상을 꾸려가는 것이다.

그렇게 멋지게 나를 다듬고 집중하다 보면 좋은 사람도 자연스럽게 만날 것이라 믿는다.

무엇보다 지금의 시기에 더 단단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첫 번째로, 운전을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스무 살 때 면허를 딴 후에 한 번도 제대로 운전한 적이 없는데 엄마 캠핑카로 여행을 다니면서 운전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차 커졌다.

혼자서 운전을 시작해서 6개월 후에는 중고차로 SUV도 구매하고, 내가 가고 싶을 곳에 훌쩍훌쩍 떠나면서

주변 사람들과 좋은 추억을 쌓으면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로는 살을 열심히 빼면서 건강식을 먹고 헬스를 하고 있다.

바디 프로필을 찍는 것은 오래된 숙원사업이었으니, 올해는 나를 위해서 바디 프로필 촬영을 해 봐야겠다.

내친김에 세미 누드로 좋을 듯하고.


오늘도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고, 집에 와서 브런치에 생각을 정리하면서

내 안을 들여다본다. 오랫동안 다짐했던 이 글도 쓰면서...


오늘도 평안했니?
많이 사랑한다.
 열심히 살고 있는 정겨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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