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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실궁리 Nov 02. 2021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가득 담은 영화

영화 '듄'을 보고


 스케일이 크고 시각적으로 볼거리가 많은 영화는  스크린과 사운드로 볼 때 감흥이 배로 전해지기 마련이다. 오롯이 혼자서 '듄'을 감상하고 싶어 오랜만에 영화관에 갔다. 원작 도서가 있었는데 책으로는 접해보지 못해서 약간의 걱정은 되었지만 티모시 샬라메가 보증을 하지 않을까, 걱정을 덜어보았다.  


 

 자칫 무슨 내용이야, 이게 끝이야? 하고 끝나버릴  있는 영화였다. 하지만 이번에 영화를  나의 소감은 달랐다. 줄거리의 도입부 부분에 해당하는터라 극적인 내용은 적었지만 전개 과정이 모두 흥미진진했다. 아득한 우주공간, 아트레이데스 가문이 사는 물이 풍부한 행성, 그와 대조적으로 모래와 스파이스로 뒤덮인 사막인 아라키스 행성이 신비롭게 연출되었다. 행성마다 다른 환경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과 의상이 10320년이라는 미래 설정 시간임에도 전혀 이질적이지 않았다. 그렇게 환경에 적응하며 조금씩 다른 특징을 띄며 살아있을 것만 같았다.  


 특히 영화를 더욱 신비롭게 만드는 음향은 몰입도를 높였다. 한스 짐머의 'PAUL'S DREAM'은 영화 '듄'을 대신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모르는 미궁의 세계로 빨아들이는 듯하면서도 밀어내고 인간의 목소리가 주술을 읊어대는 형식으로 흘러나오기도 한다. 그러다가 환희에 차기도 하는 오묘한 감정을 두루 느낄 수 있게 한다.

 

 황폐한 사막의 거대 모레 벌레와 하코넨 가문에서 보이는 에어리언들, 우주를 비행하는 거대 비행선 등은 CG의 도움을 받았겠지만 그 기술 효과를 전혀 느끼지 못할 만큼 완벽하게 동화되어 있었다. CG가 많이 사용될 수밖에 없는 SF영화임에도 세계에 존재하고 있는 장소에서 배경을 담아 왔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아라키스 행성은 아랍 에미리트의 아부다비, 요르단의 와디  사막지대에서, 칼라단 행성 노르웨이의 스타드 반도에서 찍었다고 한다. 영화 자체만이 아니라 거기에 들어갔을 많은 인력과 그들에게서 나온 아이디어, 협력, 상호 반응들이 얼마나 크게 다가왔는지 모른다.


 스토리로 들어가서 펼쳐지는 미래 상황이 현재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환경 완전히 달라졌지만 오직 '살아있기'에만 가능한 미래는 왠지 낯설지 않다. 우리가 지금 이대로 아무 각성 없이 살던 데로 산다면 머지않아 맞이하게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여전히 물질()권력을 쥐고 그것을 손에 쥔 사람이 혹독하게 악행을 지른다. 하코넨 남작의 모습은 인간의 모습을 했지만 인간 같지 않은 괴상함으로  추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었던 건 아닐까. 어느 시대에나 완전히 없앨 수 없는 악과 그들과 맞서는 선한 힘들의 대립이라는 구도에서는 정형화된 이야기다. 하지만 그것을 표현한 과정에 집중을 하고 보니 어떤 결말에 이르더라도 아름다운 영화가 아닐 수가 없다. 속편에 펼쳐질 대서사극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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