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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 모험가 Apr 28. 2021

0. 첫 글

브런치를 하는 이유.

대학을 다닐 때 완전히 혼자였던 적이 있다. 딱히 고민을 나눌 친구도 없었고 (물론 클래스 친구들은 있었지만..), 그저 기숙사에서 일어나서 학교 가서 수업 듣고,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다시 기숙사로 돌아와서 한국 예능 하나 보고, 잠들고.. 다시 일어나서 학교 가고.. 극도로 루틴 한 삶을 살 다 보니 딱히 친구를 만들지 못한 것 같다.


11월 Thanksgiving Break 때 처음으로 블로그라는 걸 해봤다. 돈이 부족했던 유학생 시절이어서 여행은 꿈도 못 꾸던 시절, 방학을 맞아 처음 블로그를 했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과 소통했고, 개인적으로 매우 신기한 경험이었다. 뼛속까지 이과생이었던 내가 글쓰기에는 당연히 소질이 없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지금은 너무도 많이 달라졌다. 생활비와 학비에 대한 부담감도 이제는 없다. 주위에 친구도 꽤 많아졌고, 비록 해외생활을 하고 있지만, 군대와 잠시 동안의 한국 회사 생활 덕분에 한국에 친구도 꽤 많아졌다. 아직도 미래가 불안하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재테크는 어떻게 해야 하나 등 끝없는 고민으로 가득 차지만, 20대 초반에 있었던 고민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행복한 고민이 더 많은 것 같다.


최근에 다시 그때의 블로그를 읽어볼 기회가 있었다. 너무 유치하고, 내가 저렇게 철이 없었을까 라는 생각도 했지만, 20살, 21살 때의 추억에 잠겨 잠시 동안 해어 나오지 못했다. 30대 중반이 넘어가는 현재, 20살의 추억이 이토록 그립고, 가슴 아프고, 또 행복할 것이라는 건 당시에 당연히 생각하지 못했다.


글이라는 걸 다시 쓰고 싶어 졌다. 마지막 블로그 글을 쓴 게 22살.. 이제 거의 15년이 지났지만, 그래도 지금부터 다시 15년 이후에는 또 지금 쓰는 글을 보면서 얼마나 기쁘고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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