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태흥 Nov 03. 2023

원로 과학자의 K-뷰티 고민... “집념을 가져라"

세계화장품학회 강학희 전 회장....‘시대가치’ 담은 혁신 제품 개발

세계화장품학회(IFSCC) 강학희 전 회장이 역성장에 빠진 한국 화장품산업의 고민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덕후(고 관여자) 또는 극단적 사용자(extreme user)의 예리함으로 혁신을 꾀하고 ‘집념’을 지닌 기업가정신으로 재무장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안했다.  





▲ 세계화장품학회 강학희 전 회장은 "시대가치를 읽고 전문가의 고민을 담아 C&D를 통해 혁신 제품을 출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오늘(1월 16일) 한국화장품수출협회 주관 특강에서 강 회장은 “화장품 역사에서 혁신 제품으로 평가받는 치약(콜게이트), 염색샴푸(로레알), 마스카라(메이블린) 등을 내놓은 기업들이 여전히 글로벌 1위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14년 동안 에어쿠션, BB크림, 시트마스크 등 혁신 제품을 내놓은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최근 성장 정체에 빠진 현재의 한국 화장품산업 고민도 역시 ‘혁신’ 제품을 어떻게 내놓아야 할지에서 찾을 수 있다”라며 강 회장은 7가지 고민을 털어놓았다. 


강 회장은 ▲시대가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나? ▲브랜드 충성도 약화 ▲다양한 유통 변화 대응은? ▲왜 재구매가 잘 안 되나? ▲히트 상품 왜 안 나오나? ▲왜 글로벌 브랜드가 못되고 있는가? ▲뷰티 플랫폼, 우리가 할 수 없나? 등을 화두로 꺼냈다.  


화장품산업은 병든 삶 vs 건강한 삶 사이 교집합인 ‘회색지대’(grey zone)의 확대에 따라 성장이 예견된다는 게 그의 지론. 다만 기후변화, 디지털 전환, 비대면 라이프스타일, 소비 패턴 변화(비접촉, 가치공유 소비, 세대별 가치 선호 등)와 맞물린 시대가치를 화장품산업이 어떻게 담아내야 하는가?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뚜렷하게 나타나는 브랜드 퇴조, 명가 퇴색, 단품 히트 현상 등을 소개한 후 강 회장은 신상품 개발 기술전략으로 차별화 & 재구매력을 제시했다. 그는 “재구매가 이뤄지려면 내용물 재구매력을 유도하는 △상전이온도(보습) △혈행 촉진(시트 마스크) △자외선 △피부친화 처방 △편리함 등의 요소를 처방할 것을 연구원에게 주문한다”며 연구원 시절의 에피소드를 전했다. 

강학희 회장은 “화장품 원료의 효능은 식물성 색소에서 비롯된다. 식물 껍질에는 항산화, 항바이오 물질이 있다. 단풍이 여름에는 탄소동화작용으로 녹색을 띠지만 가을에는 원래 색깔인 붉은색으로 갈아입는 이유”라며 “바다, 하늘, 무지개, 시원한 물의 온도 4℃ 등 자연현상에서 신상품 개발의 실마리를 풀어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히트 상품을 내기 위해서는 시대가치+프로페셔널(덕후)의 의견, 전문가의 고민을 C & D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collaboration, connect, co-creation) & (development)]


오늘날 화장품산업을 장악한 글로벌 빅 4(로레알·P&G·에스티로더·LVMH)의 M&A 전략도 업계가 일찍부터 도입했어야 한다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강 회장은 “스마트폰이나 테슬라의 사례에서 보듯 K-뷰티가 게임 체인저가 되기 위해선 △M2C 사업 △beauty plaza app △pro-summer fandom △ESM biz(무점포, 무유통) 등을 포함한 뷰티 플랫폼 탄생이 필요하다”며 고민의 끝자락을 펼쳐 보였다. 아울러 앞으로 화장품 공장은 사라지고 smart farm(집에서 직접 재배하는 농장)처럼 집에서 소비자가 화장품을 만들어 쓰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미래를 전망했다. 


그는 지난 40여 년의 화장품 인생에서 숱한 사업가를 보았다면서 “성공한 사업가의 공통점으로 집념(tenacity), 끝없는 고민과 상상력(commitment), 협업(collaboration/networking), 리더십(vision leadership) 등을 꼽을 수 있다”라며 “이 중에서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집념이야말로 최고의 기업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강의에 대해 참가자들은 “확실히 한국을 대표하는 화장품기업에 오래 계셨던 분이어서, 트렌드를 읽는데 짧은 시간에 굉장히 도움이 되었다”(je***) “꼭 뵙고 싶었고 이 강의로 인연을 맺어 더 좋았다. 강의 또한 좋았다”(hw*****) "화장품 BM으로 전반적인 사회 트렌드에 대해 설명하고 크게 보는 것에 대해서 매우 좋았다. 2시간이라는 시간적인 제한이 아쉬웠다“(se****) ”화장품 시장의 동향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깊이 있는 강의와 정보에 감사“(cl*****) "코스메틱 이슈, 변화 등에 대해 배울 수 있었으며 미래에 맞는 화장품 개발 등에 알게 되어 유익했다”(ki*********) 등의 소감을 밝혔다. 


한편 강학희 전 회장은 1981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 이후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장, 한국콜마 기술연구원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7년 세계화장품학회 서울 콘퍼런스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K-뷰티의 학술연구 위상을 성공시킨 대표적인 화장품과학자로 명성이 높다. 현재 대한화장품학회 명예회장, 한국콜마 고문, 사이언스 어드바이저 등으로 현장에서 리더로서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 강학희 회장은 "혁신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집념이야말로 최고의 기업가정신"이라며 후배들의 분발을 응원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본에서 코로나 3년, 30대 사장 300억 매출 분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