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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dith Jul 08. 2019

내 이름은, 빨강머리 앤

you are sweet.

 원래 전시회 가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홍보 포스터 색감이 이뻐서 친구와 같이 티켓을 샀다.

빨강머리 앤의 내용도 거의 모른 채(아는 건 겨우 앤이 어떤 남자 머리를 나무판(?)으로 때리는 유명한 짤..) 단순히 이쁜 작품들을 보러 갔지만 예상외로 많은 것을 알게 된 전시회였다.


이 세상엔 좋아할 것이 이렇게 많다는 게 너무 근사하지 않나요?

 들어가자마자 봤던 작품들 중, 가장 맘에 들었던 작품이다. 앤의 '빨강머리' 색감을 너무 잘 살린 그림이어서 그럴까. 너무나도 맘에 들어서 다 끝나고 나올 때 기념품샵에서 포스터까지 샀다.




 이 전시관은 프롤로그를 포함해 총 12개의 방이 있다. 각 방마다 앤의 이야기를 순서대로 담고 있으며, 설명이 아주 상세하게 되어있었다.(원작의 내용을 거의 몰랐던 나와 친구는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고아였던 앤이 초록지붕의 매튜와 마릴라의 집에서 살게 되면서 그녀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녀는 그곳에서 영원한 친구 다이애나를 만났고, 다정한 이웃들 덕분에 꿈을 키웠다.

 난 사실 빨강머리 앤이라 하면 밝고 명랑한 이미지만 있었는데, 사실은 슬프고 어두운 면도 있다는 걸 이번 전시회에서 알게 됐다.

 앤이 살던 시대적 배경이 여성을 차별하고, 특히 '빨강머리'에 대한 안 좋은 선입견 때문에 빨강머리가 앤의 가장 큰 콤플렉스였다는 것.(내가 유일하게 알았던 남자아이의 머리 치기도 이 때문에 일어났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하지만 그런 시대 속에서도 당찬 모습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꿈꾸고 이루는 그녀의 마인드와 행동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나 또한 다른 사람의 시선만 의식하지 않고 나의 꿈을 이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영원한 친구, 다이애나

 정말 스토리도 그렇고 작품도 그렇고 무엇 하나 빠지지 않았던 '내 이름은 빨강머리 앤'.

 어쩜 이렇게 예쁘게 두 사람을 표현할 수 있을까. chapter 4. 영원한 친구 다이애나, 이 방 때문에 꼭 친구와 같이 가라고 추천하고 싶다. 나도 같이 간 내 친구와 같이 그곳에 있던 친구 서약(?)을 읽었다.

좀 오글거렸지만 뭐 어때. 우린 평생 갈 거다.


 다음 방에선 드디어 내가 아는 남자아이가 나왔다.

 아니 근데, 이 방을 담당하신 분의 금손 덕분인지.. 세상 잘생겼다. 이렇게 스윗한 남자가 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you are sweet. 상상만 해도 오글거리는,,

 아니 정말 스윗하게 생기지 않았는가. 이 방에서 나랑 친구랑 잘생겼다는 말밖에 안 한 것 같다. 하지만 그럼 뭐하나,, 앤의 가장 큰 콤플렉스를 놀렸는데,,,



 처음 전시장에 들어갔을 때, 안내지도를 보면서 세상 길다.. 다 볼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앤의 이야기와 훌륭한 그림 작품들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었다.


 가장 기억 남는 건 각 스토리마다 너무 좋은 글귀들이 있던 점이었다. 앤이 인생을 살면서 스스로가 느끼고 깨달은 점을 담은 그 글귀들은 하나같이 귀했고 몇몇 글들은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 더욱 좋았다.

 이 글은 그곳에 있던 수많은 말 중 가장 와 닿았던 말이다. 내가 올해 일본 히타카츠로 여행 가면서 느꼈던 부분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내가 계획했던 그 길에 생뚱맞은 모퉁이가 생길 때, 원래의 길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모퉁이'라는 새로운 매력을 가진 길을 선택하는 것. 그래서 나의 시야를 더 넓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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