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의 과학'-하이시 가오리
'알맞은 음주 적정량'은 순수 알코올로 환산했을 때 1일 평균 20 g 정도이다. 20 g 이면 맥주 500 ml 한 캔, 소주 2.5 잔 이내, 사케 1홉, 포도주 2-3잔 정도다. 게다가 여성은 보통 적정량의 3분의 2 가량이 적당하다고 한다.
-'음주의 과학' 하이시 가오리 지음, 김나은 옮김.
2024년 새해 목표 중 하나인 매주 책 한 권 읽기. 그리고 한 달에 한 편 독후감 쓰기. 그 첫 시작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사회생활을 한다면 꼭 알아야 할 지혜롭게 술 먹는 법을 알려주는 책.
핸드폰 요금제가 '밀리의 서재' 구독까지 포함된 것으로 산 지 2년째. 요금제 바꿀 땐 내가 매주 책을 읽을 줄 알고 좋아하며 선택한 건데 작년에 2권밖에 못 읽고 폰에서 존재감 없는 앱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나날이 쇠퇴하는 어휘력을 체감하면서 독서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매일 퇴근시간마다 책 읽기 습관을 잡기로 했다. 또한 책 읽기에만 멈추는 것이 아닌, 인상 깊은 책에 대해 내 생각을 정리하는 '독후감'도 오랜만에 써보기로 했다.
1월 첫 책은 아니지만,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책이 바로 이번 글에서 소개할 '음주의 과학'이다.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리가 일상을 살면서 한번쯤 음주에 대해 궁금했던 것, 또는 '카더라' 식으로 전해졌던 민담(?)들에 대해 과학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올바른 음주법을 알려주고 있다.
각 장들의 제목을 살펴보자면,
1. 술 마시기 전에 읽어야 할 음주의 과학
2. 후회하는 음주법, 후회 없는 음주법
3. 술을 마시면 암에 걸릴 위험이 얼마나 늘어날까?
4. 애주가의 숙명, 역류성 식도염
5. 술은 다이어트의 적일까?
6. 술과 면역
7. 알코올 의존증의 위험성
현대사회를 살아가면 꼭 필수적인 음주. 공식적인 회식자리이든,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만남이든, 연인과 느긋하게 일상을 공유하며 곁들이는 소박한 자리이든, 성인이 되기 전까지 19년 동안 인체에 단 한 번도 섭취되지 않았던 것이(물론 어렸을 때 미리 경험한 사람도 있겠지만) 20이라는 숫자에 도달하자마자 물밀듯이 들어오게 되는 게 '알코올'이다. 백세인생이라 했을 때 인생의 80퍼센트가 술에 노출된다는 것인데, 아무런 제한 없이 즐기기만 하는 건 안될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정말 '지혜롭게' 술을 바라보는 시야를 만들어준다.
본인이 술을 즐겨하는 사람이라면, 세상 필시 읽어야 하는 책이라 자부할 수 있다. 아마 애주가라면, 이 책의 첫 장부터 충격과 거부감이 들 것이다. 왜냐면, 성인 1일 기준 적정 알코올 섭취량은 20 g 이기 때문이다. 책장을 넘길수록 제한들만 늘어나서 괴로울 수도 있다. 하지만 술 때문에 미래의 나를 잃는 게 더 괴로울 테니, 지금이라도 건강하게 술 먹는 습관을 쌓아보는 게 어떨까.
BOOKMARKING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알코올 탈수소 효소&알데히드 탈수소 효소'를 사용하는 대사과정이고, 다른 하나는 'Microsomal Ethanol Oxidizing System, MEOS'라는 효소계를 사용하는 것이다. 술이 약한 사람은 전자의 효소 작용이 느린 것이고, 약한 사람일지라도 꾸준히 술을 마시면 MEOS 효소가 늘어나, 갈수록 술이 세진다. 하지만 이 효소는 알코올뿐만 아니라 약물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약이 잘 듣지 않거나 반대로 약이 너무 잘 듣기도 한다.
레드와인보다 화이트와인이 숙취가 덜 한 이유는, 색이 진한 술에 'Congener, 착향료'가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증류주보다 발효주가 더 숙취가 센 이유도 Congener의 양 때문이다.
체내에서 알코올이 분해되는 속도는 1시간에 4 g이다(구리하마 의료센터에서 실시한 실험에 의하면, 1시간에 남성은 9 g, 여성은 6.5 g를 분해한다. 하지만 남녀노소 평균 분해량은 4 g 정도이다.). 예를 들면, 소주 5 잔 (알코올 40 g)을 마시면 모든 알코올이 분해되는 데 10시간이 소요된다. 즉, 과음한 다음 날에는 사실상 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근력운동을 하고 나서 알코올을 섭취하면 근육 합성률이 떨어진다. 운동을 하면 근육 합성률을 높이는 mTOR 효소가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는 데, 이때 알코올을 섭취하면 mTOR의 작용이 억제되어 근육 합성률이 30%나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가장 감기에 걸릴 위험이 적은 사람은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이었다. 음주 횟수가 많을수록 감기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결과이다. 이는 알코올로 인한 체온 상승과 관련 있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감기 바이러스인 리노바이러스는 37도 이상에서 증식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일수록 백신의 항체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