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패스워드 Jan 15. 2018

내 연봉은 얼마일까

당신의 연봉을 알고 계신가요

-본인의 연봉을 정확히 파악하자

본인의 연봉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은 본인이 회사에서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가를 알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물론 회사 생활을 하는데 연봉이 전부는 아니다. 일을 잘 알려주거나 잘 챙겨주는 상사, 배울 점이 많은 동료 직원 등도 회사를 다니는데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연봉은 회사와의 직접적인 관계에서 수치로 표현되는 중요한 수치임에 틀림없다. 솔직하게 말해서 많은 직장인들이 월급을 받기 위해 일하지 않는가? 그런데 많은 직장인들이 본인의 진짜 연봉이 얼마인지 모르고 있다. 그 말은 본인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잘 모른다는 뜻이며 또 연봉을 기준으로 산출되는 세금을 얼마만큼 부담하는지 모른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성원이는 취업을 할 시기가 왔다. 어떤 직장이 좋은지 알아보는데 쉽지 않다. 회사 이름은 들어 본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회사 인지도 잘 모르겠고, 연봉, 근로시간, 복리후생 등은 어떤지 제대로 알 수가 없다. 인터넷 쇼핑을 할 때처럼 단순히 가격과 성능을 확인하고 최저가로 물건을 사는 것과는 너무 다르다. 회사 분위기나, 복리후생 제도 등은 일괄적으로 비교하기가 불가능하므로 일단 연봉을 한 번 비교해 보기로 했다.

인터넷의 각종 회사 홈페이지, 학교 커뮤니티, 유명한 포탈의 카페 등을 활용하여 정보를 모으던 중 혼란에 빠졌다. 일단 용어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문제였다. 연봉을 12로 나누면 월급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연봉 말고도 다양한 용어들이 많았다. 우선 이 암호와 같은 것들을 이해해 보기로 했다.


-연봉에 사용되는 기본 용어들

B선배가 올린 가나 전자의 연봉 수준이었다.

연봉 : 3,600만 원, 상여금 400%(짝수 달 및 명절 지급, 총 8회), 퇴직금 별도, PS별도, PI 없음

우선, 연봉이 3,600만 원이라는 것은 기본급으로 매월 3,600만 원/12 = 300만 원을 지급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상여금은 일종의 보너스인데, 실질적으로는 가나 전자처럼 일정을 비율을 정해서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상여금 400%라는 것은 기본급으로 측정된 월급여가 4번 더 나온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상여금 총액은 1200만 원이다. 그리고 이것을 8번으로 나누어 짝수 달과 명절에 각 1200만 원/8 = 150만 원씩을 추가로 주게 된다.

PS와 PI는 모두 성과급을 뜻하는 용어인데 그 의미가 다르다. PS(Profit Sharing)는 일정기간 동안 목표한 성과를 초과 달성했을 때, 초과이익에 대하여 직원들에게 보상해주는 것이다. 쉽게 말해 열심히 해서 회사가 이익이 많이 나면 직원들한테도 돈을 더 준다는 의미이다. PI(ProductivityIncentive)는 업무별 생산성 기준을 정해 이를 달성했을 때 보상해주는 것이다. 비슷해 보이지만 둘은 차이가 있다. PI는 회사가 이익이 많이 나지 않아도 생산성을 좋게 하여 업무 효율을 달성하면 받을 수 있다. 반대로, PS는 생산성이 좋지 않아도 회사가 어떤 이유에 의해 이익이 많이 나면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연봉 체제 하에서 B 씨는 3월, 5월 같은 홀 수 달에는 세전 300만 원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6월, 8월 같은 짝수 달에는 300만 원에 150만 원을 더한 450만 원을 받게 된다. 그리고 명절이 있는 달에는 추가로 150만 원을 받는다. 만일 2월에 설날이 있다고 한다면 2월에는 기본급 300만 원, 상여금 150만 원, 명절수당 150만 원을 모두 합해 600만 원을 받게 된다. 연말 결산이 끝나고 회사의 실적이 좋다면 PS를 일부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1년을 일하면 회사에서는 최소 한 달의 월급에 해당하는 만큼의 퇴직금을 주거나 별도로 적립해 주는데 이 금액은 별도로 준다는 의미이다. 즉, 평균적인 한 달 월급만큼은 추가로 더 받는 셈이다. 


-그래서 한 마디로 얼마 받는데?

똑같은 회사인데 어디에서 누가 말하는가에 따라 연봉이 다 다르게 표시되고 있었다. 인센티브(보너스)를 포함하는지, 상여금을 포함하는지에 따라 연봉이 다 달랐다. 그리고 어떤 곳은 식대를 월 10만 원씩 준다고 하는데 어떤 곳은 식사를 제공한다고 한다. 월급은 매월 똑같이 받는 금액인 줄 알았는데 홀수, 짝수 달이 다른 회사가 있는 가 하면, 명절이나 근로자의 날이 있는 달은 또 금액이 달라지기도 했다. 연봉이 XXXX만원이라고 하는 선배들을 보면 도대체 어디까지 포함된 금액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극단적으로는 사실 본인이 받고 있는 월급이 얼마인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도대체 직장인의 진짜 연봉은 얼마일까 한 번 알아보기로 했다.

사실 이런 것 다 필요 없이 깔끔하게 일 년 동안 받을 금액 xxxx원이라고하면 좋지 않을까? 그래서 이렇게 표현될 수 있는 금액으로 연봉이 얼마인지 알아보기로 했다. 모든 것을 포함한 연봉이 표시되는 곳은 없을까? 있다, 바로 국세청이다. 국세청에서는 내가 받는 금액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 상여가 어떻고, 퇴직금은 별도인데 성과급 은주고 이런 것들은 국세청 앞에서는 다 의미 없다. 국세청은 묻는다.‘그래서 총 얼마나 벌었는데?’


따라서 국세청에서 소위 ‘근로소득’으로 계산되는 항목을 다 합치면 근로자의 진짜 연봉이 나타난다. 국세청에서 말하는 근로소득의 정의를 한 번살펴보자. 

「근로소득이란 명칭 여하에 불구하고 고용관계, 기타 유사한 계약에 의하여 근로를 제공하고 지급받는 모든 대가를 말한다. 다만, 영 제38조에 규정한 근로소득으로 보지 아니하는 급여와 법 제12조 제3호에서 규정한 비과세 근로소득, 조특법에서 규정한 비과세 근로소득은 근로소득세 산출의 기초가 되는 총급여액에서 제외된다.」


국세청에서 나온 정의인데 알기가 힘들다. 조금 쉽게 말하면, 회사에서 근로자에게 제공한 유∙무형의 모든 혜택이 근로소득, 즉 연봉으로 계산된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회사에서 받은 것은 어떤 형태로 받건 다 근로소득이라는 뜻이다. 여전 히어 떤 의미인지 알기 어려우니, 연봉에 포함되는 항목을 하나씩 나열하면서 예를 들어 보자. 

1. 기본급여 : 수당 등이 아무것도 포함되지 않은 기본급여를 뜻한다. 당연히 이 항목은 연봉에 포함된다

2. 정기상여 : 정기적으로 주는 상여금을 뜻한다. 매월 주는 곳도 있고, 짝수 달에만 지급한다고 하는 식으로 격월로 지급하기도 한다. 역시 월급의 일부인 항목으로 연봉에 포함된다.

3. 인센티브(보너스) : 기업들이 실적에 따라 연간 1회 또는 2회 지급하는 성격의 성과급 역시 당연히 연봉에 포함된다. 

4. 각종 수당 - 근로수당ㆍ가족수당ㆍ전시 수당ㆍ물가수당ㆍ출납수당ㆍ직무수당 등 : 이것들 역시  월급에 더하여 추가적으로 지급되는 항목들이므로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연봉에 포함된다. 

5. 학자금, 장학금, 등록금 보조 등 : 근로자 본인 또는 자녀의 학비를 지원해주는 경우가 있다. 직접 월급 통장으로 돈이 들어오는 항목이 아니라 연봉에 포함되지 않고, 회사에서 주는 복리후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회사에서 혜택을 주는 항목이기 때문에 근로자의 연봉에 포함된다. 그래서 해외 주재원의 경우 국제학교에 다니는 자녀의 학비를 보조받는 경우 학비 금액이 매우 크기 때문에, 국세청 기준으로 계산된 연봉은 매우 큰 폭으로 증가하기도 한다. 

6. 주택 제공 : 오지나험지 등에서 근무하는 경우 회사에서 주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아니면 고위급 임원인 경우 회사에서 무료로 집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 경우 역시 돈으로 받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에서 혜택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상응하는 금액을 계산해서 연봉에 가산하고 세금이 부과된다.

7. 저리 또는 무상 대출 : 직원들이 집을 사거나 토지를 사는 경우 회사에서 무상 또는 아주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인 은행이나 여타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렸다면 부담했을 이자비용만큼 회사가 혜택을 제공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경우 역시 해당 금액을 계산하여 연봉에 포함시킨다.

8. 보험료, 신탁 부금, 공제부금 등 : 회사에서 직원들과 직원들의 배우자를 계약자로 하여 보험을 가입해 주는 경우가 있다. 그 외에도 각종 기금에 가입하여 돈을 납입해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역시도 연봉에 포함된다.

9. 그 외 명칭을 불문하고 회사가 근로자에게 제공하는 여타의 모든 혜택

일반적인 사람들은 보통 1~4번 항목의 경우에는 당연히 연봉에 포함된다고 생각하지만, 나머지 항목인 5~9번의 경우에는 그저 회사에서 주는 혜택의 일부라고 생각하지 이 항목마저도 연봉에 포함된다는 생각은 하기 쉽지 않다. 꼭 돈으로 받아야 만연 봉인 것은 아니다. 본인이 지출해야 할 것을 막아주거나 다른 형태로 혜택을 주어도 다 연봉에 포함된다. 9번의 예로 들 수 있는 것은 병원비를 회사에서 보조해주는 경우이다. 치과는 의료 보험이 안되므로 회사에서 복리후생의 일환으로 치과 진료비를 연간 100만 원을 한도로 지원해준다고 가정하면, 이러한 복리 후생을 사용한 경우 근로소득으로 100만 원이 추가로 잡히게 된다. 

이런 사실들을 고려해 봤을 때, 관련 분야를 공부하지 않은 일반 직장인들에게‘연봉이 얼마예요?’라고 물어보았을 때 제대로 대답하는 사람을 찾기란 힘들 것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연봉이란 내가 돈으로 받은 것과 돈 외에 받은 것을 돈으로 환산하고, 돈이 나가야 했던 것을 아끼게 해 준 것 모두를 합해야 한다. 사실 이것은 본인도 잘 알기 힘들다. 많은 직장인들은 본인의 연봉이 얼마인지 제대로 모르고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런 항목들이 연봉에 포함된다는 것은 알아도 본인의 연봉은 어디서 확인할 수 있을까? 위의 항목들을 다 고려하면 국세청에서 간주하는 연봉은 근로자가 근로계약서에 사인한 연봉과 당연히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근로자 본인은 몰라도 국세청은 이 금액을 알고 있다. 연말정산을 위한 원천징수 영수증에 상기의 모든 금액 합계가 적혀 나온다. 국세청 기준으로는 위의 항목들을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어떤 항목에서 얼마를 받았는지 자세히 구분되어 있지는 않다. 다만, 확실히 세금을 매기기 위해 모든 금액을 잘 집계해 놓았을 뿐이다.


-연봉 비교는 여전히 어렵다

회사 간 연봉 비교는 이래서 어렵다. 같은 회사에 같은 날 입사하여, 같은 직급으로 근무한다고 하더라도 연봉에 포함되는 항목이 많고 각종 수당이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부양가족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서도 회사에서 제공하는 각종 의료, 보험, 수당 등의 존재로 인하여 연봉이 달라질 수 있다. 

다른 회사의 정보를 알 수 없고, 다른 사람들의 원천징수 영수증을 다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사실상 비교는 불가능하다. 설사 원천징수 영수증을 본다고 하더라도 동일한 회사의 누구 것을 보는 가에 따라 달라지기 누가 기준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연봉 정도는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냉철하게 본인의 몸값을 파악하고, 회사에서 제공하는 대우를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금액은 각종 세금 및 보험료 징수의 기초가 된다. 이 금액을 기준으로 4대 보험 금액이 계산되고, 근로소득세를 납부하게 된다.

사회초년생으로서 본인이 월급 얼마나 된다고 굳이 이 항목을 자세히 알아야 할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항목들을 안다고 해서 세금을 덜 내거나 연봉을 더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당장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독자들이 언제까지 사회초년생으로서 현재의 연봉 수준에 머물러 있지는 않을 것이다.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이면서 연봉이 상승하고 이직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때, 회사에서 제공하는 몸값이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알기 위해서라도 현재 연봉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작가의 이전글 연말 정산이란 무엇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