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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취업·이직 멘토링이 알려준 단 한 가지

스스로 움직이고 싶어 지도록, 마음의 불씨를 깨우는 일

by 안차

커리어 멘토링·코칭을 시작한 진짜 이유

멘토링을 시작한 건 사실 내 '결핍'에서 비롯됐다.

보수적인 UX 컨설팅과 에이전시에서 3년 넘게 일하다가 극초기 스타트업으로 들어갔을 때, 나는 갑자기 너무 넓은 R&R 앞에 서 있었다. 팀문화도, 교육 시스템도, 온보딩도 거의 없던 시절. 모두가 각자도생 하며 버티던 때였다. 그 안에서 나는 종종 자기 의심이 생겨났고, 심리적 안정감도 떨어질 때가 많았다.

어떻게 하면 이 조직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까?
뒤에 들어올 동료는 나처럼 헤매지 않게 만들 수 없을까?


누구도 여기에 집중할 여유가 없었던 만큼, 나는 오히려 더 깊이 빠져들었던 것 같다. 팀문화, 소통방식, 성장, 목표 셋팅, 일하는 시스템, 1:1. 그건 내 결핍에서 시작된 간절함이었고, 동시에 내가 만들고 싶었던 환경이기도 했다.


그래서 따로 시간 내어 공부했고, 적용했고, 실험했고, 그 과정을 사내 인터뷰나 일하는 커뮤니티에서 자주 나눴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분들이 내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멘토링은 자연스럽게 내 일의 일부가 됐고, 지금까지 7년 넘게 수백 명과 1:1로 마주 앉게 됐다.


멘토링에서 반복한 단 5가지

1:1 멘토링 및 코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 안의 욕구를 다시 살아나게 만드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걸 위해 내가 늘 반복했던 행동들은 아주 단순하다.


1. 진심으로 경청하고, 기다려주기.

2. 느낌과 감정과 사실을 구분해 주기.

3. 부정적인 에너지를 조금이라도 가볍게 바꿔주기.

4. 스스로 말하게 하고, 스스로 깨닫게 돕기.

5. 실질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함께 작은 것부터 만들어가기.

6. 그리고 다음 주에 다시 만나 "어떻게 달라졌나요?"라고 묻기.


사람은 누군가에게 깊이 이해받았을 때, 비로소 자신을 믿게 된다는 것을 수많은 멘토링을 하며 알게 됐다. 자기 의심에서 자기 신뢰로 넘어가는 그 순간, 변화가 시작된다. 사실 그 변화는 내가 만든 게 아니다. 그 사람이 "스스로 움직이도록 마음이 깨어난" 결과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이해받는 순간 다시 움직인다

조직도, 개인도 늘 고정되지 않고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존재다. 그래서 나는 내 앞에 앉은 사람이 "변할 수 있는 존재"라고 믿어주는 일을 멈추지 않으려고 한다. 관점을 바꿔주면 실행이 바뀌고, 감정을 다루면 자신감이 달라지고, 스스로 말하게 하면 해결책이 자신에게서 나오고, 인정받으면 움직임이 생긴다.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비밀은 하나뿐이라 생각한다.

스스로 움직이고 싶어 지도록,
마음속의 욕구를 다시 불러일으켜 주는 일.



나도 10년 동안 그 과정을 어김없이 지나왔다. 각자도생 하던 시절의 막막함, 자기 의심, 심리적 불안정. 그래서 누구보다 잘 안다. 혼자 고민하면 생각이 더 깊어지면서 꼬이고, 자꾸 자신을 의심하게 된다. 그런데 생각보다 누군가와 함께하면 쉽게 풀리는 것들이 많다. 앞으로 여기서 그런 이야기들을 나눠보려고 한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혼자 끙끙대지 말고 같이 이야기 나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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