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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유신 Nov 21. 2024

내가 보여주는 것은 나는 못 보는 것

네가 보는 것은 내가 아니지

너는 나를 보고 있는다고 생각했지만

너는 나를 통해 보여지는 것을 보고 있었지


날 보며 웃고 울었지만

네가 보는 것은 내가 아니었어


날 처음 만났을 때도

날 반겨준 것이라 생각했어


내가 아닌 내가 보여주는 것만 좋아했지


난 너를 볼 수 없어

내가 소리 내고 보여주는 것을

나는 듣지도 못하고 볼 수도 없어


내가 힘들어 더 이상 보여줄 수 없으니

너는 비로소 나를 제대로 보기 시작했어


상당히 낯선 눈길로 나를 쳐다봤지

난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는데도 말이야


날 보는 것이라 믿었지만

넌 날 보는 것이 아니었어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네가 보고 싶은 것만 본거야


보고 싶은 것만 보면서 날 평가하진 말아 줘

나도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어


- 치과에 누워 오래된 아주 오래된 LCD 모니터를 보며 -

아무도 창을 보지 않고 창너머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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