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익명 Oct 20. 2022

배움의 방법 (2) 외국어 분야

낯선 외국어를 초급 수준까지 공부하기

영어 능력을 보면 확실히 경제적 능력과 비례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하지만 부자가 아니어도 시간을 들여 외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적어보기로 했다. 한강의 <희랍어 시간>을 읽으면서 그것이 생산적이지 않더라도 새로운 언어를 꾸준히 배우는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희랍어를 배워본 적이 있다..!). 언어는 그 세계를 이루는 기반이니까, 이해할 수 있는 세계를 넓혀가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난 어떤 외국어도 잘 하지는 않는다. 여러 외국어를 정말 잘 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난 아니다. 그냥 재미로 배우는 수준, 여행가서 아예 못 알아보지는 않는 수준 정도를 목표로 공부한 언어들이 대부분이고, 유럽어를 좋아해서 대부분 유럽어이다.



외국어 분야 


1. 나의 개인적 역사 :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열심히 배웠다. 어렸을 때는 누가 더 열심히 혹은 성실히 하는가가 곧장 실력에 반영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외국에 살다온 친구들이 등장하고, 나의 한국식 영어 공부는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충격을 크게 받았던 것이 바로 교환학생 경험이다. 이상하게 말하기와 쓰기 점수가 안 나와서, 안 나오는대로 가능한 학교로 지원했다. 하지만 그건 시작이었다. 나는 마트에 가서 캐셔분과 말을 하는 것조차 무서워서 무인 계산대에서 매일 계산했고, 정말로 아무말도 못 했다. 서술형 시험은 D가 나왔는데, 원래 F는 잘 안 준다고 한다. 사실상 낙제인 것이다. 어쨌든 그 이후에 충격을 받고 영어 공부 방식을 바꿨다. 하지만 영어만이 내가 배운 유일한 외국어는 아니다. 영어에 쏟아부은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긴 하지만 다른 외국어도 배웠다. 러시아어, 일본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사실 대부분은 까먹었다. 그저 '배워봤다'에 가까운데, 그래도 처음 공부할 때 도움이 될까해서 다른 공부 경험도 적어볼까한다. 


2. 성인이 된 후 어디서 배웠나?

[1] 영어 : 영어 공부와 관련해서는 좋은 컨텐츠가 많으니 간단하게만 적으려 한다.

[독해] BBC (BBC Learning English 라는 어플리케이션도 있다) 어플리케이션 : 가볍게 눌러서 읽어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데, 단점은 내가 흥미있는 주제가 아닐 수 있다는 점.. 다만 법률과 관련된 용어 등이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해 학습할 수 있다. 


[실제 영어] 실제 영어라고 적은 이유는,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영어는 사실상 제대로 일상 속에서 쓰는 표현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표현들만으로는 미드, 영드에 나오는 말들도 이해할 수 없고 사람들과 대화하기도 어렵다. 예전에는 이런 실제 영어 표현 컨텐츠를 찾기 어려웠는데, 요즘은 정말 많아진 것 같아 기쁘다. 개인적으로는 구슬쌤 EBS 이지라이팅을 추천한다. 구슬쌤은 비즈니스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영어, 예의바른 격식 표현을 특히 잘 가르쳐주시고, 유튜브로 볼 수도 있지만 발행된 교재들도 있으니 활용할 수 있다. 구슬쌤 유튜브 하나 볼 때마다 미드에서 들리는 범위가 달라지는 신세계를 경험했다. 이지라이팅은 매일 정해진 양을 학습하기 좋고, 진짜 캐주얼하고 우리가 모르는 표현들, 발음 교정 등에 좋다. 세리나쌤과 마유쌤의 즐거운 수업 진행 덕분에 재밌게 학습할 수 있다. 

 

[2] 러시아어

러시아어는 한국어 교재보다 원어 교재가 괜찮은 게 많은 듯하다. 한국어 교재들은 다소 문법 표현만 질리게 보다가 흥미를 잃었었다. 문법 구조가 다른 유럽 언어에 비해서도 조금 복잡한 편에 속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주로 내가 좋아하는 가수와 음악 가사를 보면서 컨텐츠를 접했다. 사실 음악 말고 다른 컨텐츠는 접하기 어려웠는데, 요즘은 유튜브에도 컨텐츠가 많으니 찾아볼만하다. 난 배우던 시기 때문에 뭔가 세기말스러운 노래들을 좋아했다. 혹시 관심 있으면 찾아보시길... 최근 노래들도 찾아보면 나오는데 크게 이전이랑 분위기가 다른지는 모르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MsvUscdzkAc

МакSим - Ветром стать (официальный клип)

막심이라는 가수인데, 뭔가 처연한듯한 분위기의 노래가 많다. 난 개인적으로 벨소리를 했을 정도로 좋아했었다(벨소리라니...). 


참고로 아쟁총각도 러시아인이다. 이름은 Vitas로 검색하면 나온다.

https://www.youtube.com/watch?v=989-7xsRLR4


영화 '스파이'에 나와서 유명해진 Dancing Rasha Tumbai (지벤지벤-독일어다- 알룰루..)는 우크라이나 가수이자 정치인 베르카 세르두치카의 노래이다. 여기서 라샤 뚬바이가 마치 '러시아 굿바이'로 들리도록 의도했다는 해석이 있었다. 유로비전 무대 영상이며, 가사가 영어, 독일어로 구성되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fjHJneVonE


[3] 프랑스어 

노트르담드파리 뮤지컬 속 프랑스어가 참 아름답다고 생각해서 배우기 시작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5XYRmNUfJ0

Notre Dame de Paris - La monture (Julie Zenatti)

프랑스어는 친구가 소개해준 교재로 공부하고 친구에게 과외를 받았었다. 그래서 당시에 쓴 국내산 교재가 있었는데 추천하지 않는다. 그닥이었다... 초반에 읽는 법이나 간단한 단어, 문법 등을 배웠는데 프랑스어는 초반에 배운 내용을 독해에 적용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영어와는 확실히 좀 다르다. 그래도 프랑스 역시 다양한 컨텐츠가 많으니 자주 접해볼만하다. 하지만 어느정도 공부해도 뭔소린지 모르겠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보에게 진입장벽에 조금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숫자 세는 게 너무 어이가 없다. 다만 초반에 쉬운 단어와 읽기 정도를 배우고나면 길거리에 남용되거나 디자인으로 남용된 프랑스어 정도의 뜻을 이해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_HPW67QAyE

https://www.youtube.com/watch?v=Hi7Rx3En7-k

(원본)

개인적으로 Angèle의 노래를 좋아한다. Balance ton quoi 외에도 다른 노래들도 거의 다 좋다. 적다보니 난 그냥 노래를 좋아해서 외국어를 깔짝이는 사람이 아닌가...



[4] 스페인어

스페인어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 학습지로 시작을 했었는데, 매우 비추한다. 사실 강사 선생님은 좋았다. 잘 가르치려고 하시는 것 같아서.. 차라리 선생님이 운영하는 기관이 있다면 거기서 배우시길. 기본적으로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에 대한, 교육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이건 심지어 나만 이렇게 생각한 것도 아니었다). 쉬운 걸 먼저 배우고, 뭐든 익숙해지면 그것을 조금씩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학습해야하는데, 처음부터 그냥 어마어마한 양의 내용을 때려박은다음 휘뚜루마뚜루 넘어가는 시스템이라 이미 아는 언어에 살을 붙여서 복습하려는 사람이 아니고는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학습지로 공부하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쉬운 개념을 여러번 반복해서 익히려고 하는 것일텐데, 절대 쉽지 않다. 제대로 배우지도 않았는데 응용을 요하기도 하고.. 난 사실상 몇 권 안 풀고 교재는 집어치웠다. 


내 추천은 차라리 국내에서 나온 적당한 스페인어 교재를 하나 골라서 기초를 다지고, 단어들에 좀 익숙해지면 El Pais 같은 자료를 이용해서 제목만 해석하면서 단어들에 익숙해지도록 한다. 스페인어는 상대적으로 문법변화가 다른 유럽어에 비해서는 단순하다고 생각했고, 어려운 단어로 갈 수록 영어와 비슷한 단어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회화 같은 경우 유튜브 콘텐츠들이 참 많다.(미국에서는 제2 외국어로 스페인어를 배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튜브에 찾아보면 아동용 스페인어 컨텐츠가 정말 많다) 조금 어려운 표현들을 보고 싶어지면, <종이의 집> 같은 드라마를 보면 재미에 정신이 팔려서 스페인어 공부는 안 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도 표현 공부하기 좋다. 

https://elpais.com/


[5] 독일어

독일어는 그럭저럭 괜찮은 교재들도 많은데, 스페인어만큼 컨텐츠가 많다고 여겨지진 않았다. 독일어 드라마 중에 우리가 알만한 것도 잘 없다고 생각했고.. 하지만 의외의 정석 교육용 컨텐츠들이 괜찮다. 


좀 올드하긴 하지만 처음에는 뭐든 익숙해지는 게 좋으니까 <주말에 끝내는 독일어 첫걸음>을 통해 좀 쉬운 기초를 조금 유치한 방법으로라도 친해지려고 했다. 저 책은 절판이지만 같은 저자의 다른 책도 조금 분위기나 내용이 비슷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독일어 단어들은 뭔가 합성되어 뒤에 줄줄 붙는 게 많아서 단어장을 보면서 아는 기초 단어의 수를 넓히려고 노력했다. 그 이후에는 독일어 첫걸음 어쩌고류 국내 교재를 봤었다. 


그리고 대망의 회화나 발음 컨텐츠..!

https://www.youtube.com/c/lingoniGERMAN

아마 독일어 + 제니 이런 식으로 나왔는데 이 분이 소속된? 곳 같다. 유튜브로 기초 회화부터 발음 교정까지 다양하게 배울 수 있다. (영어로 설명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4-eDoThe6qo&t=1421s

니코를 모르면 간첩이 아닐까... Nicos Weg은 교육용으로 만들어진 컨텐츠여서, 수준별로 볼 수 있다(A1-B1). 어플을 다운받으면 연습문제까지 풀어볼 수 있다. 너희 이렇게까지 하는데 독일어 공부 안 할거야? 느낌이다. 



[6] 중국어

난 사실 중국어 못한다. 근데 Hello Chinese라는 어플이 너무 혜자라 소개하려고 항목을 썼다. 중국 여행 가서 메뉴판 읽고 싶거나 간단한 단어들이라도 알고 싶다면 추천한다. 


<생소한 외국어를 초급 수준에서 배울 때 전체적 방법 정리>

1. 국내 /해외 교재 

2. 유튜브 자료 (음악, 해석 영상, 교육용 컨텐츠 등)

3. 성인용 학습지(비추, 모든 브랜드를 다 써보진 않아서 다른 브랜드는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4. 어플리케이션 (Duolingo같은 어플도 있다. 난 개인적으로는 그저 그랬다. 이 분야 완성도 최고는 Hello Chinese 같다고 생각했다)

5. 각 국가의 신문 어플 (제목까지는 무료로 볼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

6. Hello Talk : 나는 의외로 별로 덕을 못 봤다. 연결이 되더라도 하루에 메시지 한 통 오거나 그러다가 끊기니까 대화가 쭉 이어지는 느낌이 아닌데 열심히 쓰는 친구들도 있었다.


이전보다 확실히 외국어 컨텐츠를 접하기 쉬워져서 돈을 들이지 않고도 배우기 좋다. 다만 꾸준히 하는 의지력은 여전히 내기가 참 어렵다고 생각한다. 나는 근데 왕초보다. 그냥 수집가인걸까. 어쩄든 힘들게 배우진 않고 재미로만 배웠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몇 개 언어는 도전해볼까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배움의 방법 (1) 미술 분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