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여름이라면 연둣빛으로 넘실거리는 수양버들을 닮았을까. 부드럽게 흐르는 모습은 한낮의 더위도 옅게 만든다. 바람결에 따라 자신을 내맡기는 모습은 그 무엇보다도 당차 보여 내게도 단단한 힘을 내어준다. 세상의 크고 작은 어려움, 상관하지 않는 듯, 오직 선명한 자유만을 더욱 고고히 지켜낸다. 무거운 여름비가 내려, 한없이 몸이 깊어질 때면 세상의 모든 근심 대신 짊어진 듯한 모습이 애석하다. 당신이 여름이라면, 지금의 더위와 한때의 비는 곧 지나갈 것을 알고 있겠다. 당신이 여름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