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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선생 Jan 13. 2019

#8. 한국학 국제 컨퍼런스 참여기

과테말라에서 열린 소통과 정보 교류의 장

 #6과 #7에서 학교에서 자리잡기 위해, 파라과이에 학과를 알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이야기들을 했는데, 정작 한국의 관련 기관들은 우리 학과에 대해 모르는 곳이 많다. '파라과이'라는 나라 자체가 낯설어서. 혹은 지구 반대편이기에, 혹은 학과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 기관일지라도 학과에 대해 전혀 정보가 없는 경우가 많았고 아마 지금도 많은 기관들이 잘 모르고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우리의 이야기가 조금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기회가 있었다. 바로 해외 국제 컨퍼런스에서 학과에 대한 발표를 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2018년 9월, 과테말라에서 열린 국제컨퍼런스에서 처음으로 발표를 하게 되었고, 2018년 10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국제컨퍼런스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과테말라 한국학 포럼  

   과테말라 국립 대학교에서 열린 한국학 포럼에서 '파라과이의 한국학 현황과 과제'에 대해 발표하게 되었다. 이날 한국학 포럼은 오전에 진행되었고 오후에는 중미 말하기 대회가 있었다. 과테말라 대학 관계자와 학생들, 그리고 파나마,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등 중미에서 오신 분들이 주요 참석자였다. 남미에서 참석한 국가는 파라과이 뿐이었다. 모두 중남미를 하나로 묶어서 생각하기 쉽지만, 같으면서도 매우 다른 곳이 중남미이다. 예를 들어, 중미는 남미와 달리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 모든 것에서 드러난다. 그도 그럴것이, 지리적으로도 가깝기 때문에 미국과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그리고 국가들의 분위기도 매우 다르다. 우리가 이웃 국가인 일본과 중국을 가듯, 중미와 남미는 마음먹으면 드나들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파라과이에서 파나마까지 가는 것만 여덟시간이다) 이런 상황에 중미 국가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 남미 국가가 갔으니, 참 신기하고 새로웠다.

   중미 국가들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모습은 어쩌면 남미에서보다 열악했다. 엘살바도르는 치안이 안좋아져서 코이카를 철수시켰고, 코이카 봉사단원이었던 한국어 교사가 갑자기 떠나자 학생들은 선생님이 없이 홀로 남았다. 그 중 가장 한국어를 잘 하는 아이가 수업을 열어 가르치고 있었고, 그 아이가 중미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참석하러 왔었다. 모두들 지도 교사와 함께 왔는데 혼자 친구와 와서 무대에 오르는 모습이 짠하기도 하고 의젓해서 기억에 남는다. 상을 받지 못해 펑펑 울던 모습도 선하다. 교통비를 아끼려고 온두라스에서 학생들 네 명을 태우고 혼자 운전해서 오셨던 선생님도 기억에 남는다.  

   교민이 얼마 없는 파나마, 독재 국가인 니카라과도 교사가 부족했고, 보통은 선생님 한 분이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선교사로 와서, 혹은 남편 회사 때문에 함께 와서 시작한 한국어 교사일이 마음에 남는 일이 되어, 홀로 고생하고 있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니, 참 그에 비하면 파라과이는 많은 것이 갖춰져 있었다. 이렇게  중미의 상황이 열약해보였으나, 중미 말하기 대회만 해도 벌써 5회째 진행하고 있었으니, 중미 내 국가들끼리 꽤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았는데, 남미에서 한국학이나 한국어를 하는 학교들끼리 소통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테말라는 한국학 학과를 개설하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우리는 벌써 한국어교육학과를 개설한 지 5년이 지나가고 있었고, 파라과이 현지 초중고등학교에서도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으니, 이 모든 것들이 이들에게도 꽤 놀라운 사실이었던 듯 하다. 전 세계에 15개국 33개교뿐인 한국 학교가 파라과이에 있고(이중 13개교가 중국, 4개교가 일본, 이외에도 8개교 정도가 아시아권 국가, 즉 총 숫자의 2/3가 아시아에 있음), 18개국 41개원인 한국 교육원도 있고(이 중 15개원이 일본, 7개원이 미국, 이외에 7개원이 러시아 및 CIS지역), 한글 학교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니 이 역시 놀라움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한국과 한국어에 대한 선생님과 학생들의 열정만큼은 비교를 할 수 없었다. 이렇게 서로의 놀라움과 배움을 뒤로 하고 짧은 일정이 끝났다.


 처음으로 갔던, 한국학 포럼이어서 선생님들과 연락처를 교환하는 것도 왠지 쑥쓰러웠다. 하지만 그 후에도 과테말라 세종학당장님께서는 가끔씩 안부를 물으시고, 연수나 다른 정보들을 메일로 주시기도 하여 여전히 참 고마운 인연으로 남았다. 포럼의 참여는 소통과 정보교류, 그리고 인연을 얻는 것에 있음을 알게되었다.    



ISE한국어교육학과: https://www.facebook.com/LenguaCoreana.ISE.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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