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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사용자: Redesign 좋아하게 만들기(下)

사용자를 깜짝 놀라게 할 TO BE를 제안하고 싶다면

by Greening

보수적인 사용자: Redesign 2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리디자인 실전 가이드, 사용자가 리디자인을 조금 더 쉽고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작은 방법들을 각각의 사례와 함께 소개할게요.


* 전 편 [보수적인 사용자: 사람들은 왜 Redesign을 싫어할까(上)]에서는 유저들이 왜 리디자인을 방어적으로 대하는지 그 이유와 바탕이 되는 이론을 다뤘어요. 1편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확인해 주세요.

https://brunch.co.kr/@greening/18




사람들은 변화를 좋아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품을 절대 리디자인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용성을 개선하고,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디자인 변화는 서비스에서도, 브랜드에서도 꼭 필요한 단계인걸요. 그러니 이론(上)을 충분히 이해했다면, 이제 직접 손을 써볼 때(下).



Then, how to:

안 할 수는 없잖아, 어떡해?



STEP 0. 리디자인을 결심하기 전.

우리의 서비스(브랜드)가 추구하는 Value를 명확히 정의하고,

그 방향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Redesign을 계획해라.


리디자인은 불편해 보이는 컴포넌트들을 무작정 바꿔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내가 리디자인할 서비스 혹은 브랜드의 철학과 그로써 사용자에게 전달하려 하는 핵심 가치를 알아야 해요. 그래야 디자인을 어떻게 바꾸는 게 타당하고 논리적인지 큰 디렉션을 찾을 수 있어요.


* Case: Apple - iOS update’s redesign

Apple WWDC 2024

누구나 디자인 맛집이라 여기는 애플을 예로 들어볼게요. ‘애플 디자인’하면 어떤 게 떠오르나요? [새로움], [혁신], [미래]라는 키워드도 생각나고, [궁극의 사용성]과 [치밀한 디테일]계의 절대적인 선두주자 이미지죠.


그렇기 때문에 애플의 대대적인 iOS 디자인 업데이트는 그 기조를 따라갑니다. 매년 진행되는 WWDC와 애플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늘 '상상도 못한 과감한 시도', '풍성하고 질적인 경험을 제안하는' 기능, '다양한 글로벌 유저를 포용하는 섬세한' 접근성 시나리오, 변태가 아닐까 의심되는 '촘촘한 디테일 요소'들을 새롭지만 일관되게 선보입니다.


새로운 디자인은 낯설지만, 브랜드가 지향하는 경험은 익숙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그래, 애플이 애플했네."며 이 변화들을 우호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심지어 그 기조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어떤 업데이트든 긍정적으로 바라봐주죠. "애플이니까"라는 이유 하나로 말이에요.




좋은 리디자인은 단순히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컴포넌트를 바꾸는 걸 넘어, 그 변화에 [우리의 서비스가 지향하는] 가치, 철학, 사용자 경험이 일관되게 담겨 있어야 합니다. 물론! 그 가치는 사용자에게 진실로 유의미해야 하며, 깊이 공감받을 수 있어야 하고요. 이 Value가 명확히 설계된 뒤에 Redesign은 기획되어야 해요.





STEP 1. 리디자인의 방향성이 정해졌다면.

UX의 기본 중의 기본,

사용자 리서치에서 시작해라.


사용자 반발을 최소화하는 좋은 방법은 당연하게도 사용자 연구를 더 많이 수행하는 것입니다. 사용자가 제품을 어떻게, 왜 사용하는지 인지하고 무엇을 중요시하는지 이해하면, 새로운 디자인은 사용자들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제품의 유용성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기존에 유저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던 인터페이스는 없었는지, 추가해 달라는 기능은 없었는지 찾아보세요. 만약 아이디어가 이미 정해졌다면, 리서치를 통해 ‘진행하려는 리디자인이 과연 적합한 시도인지’ 검증해 볼 수도 있어요.


* Case: Long black - application redesign

타이미 앱스토어 리뷰

몇 달 전, 매일 쓰던 아티클 서비스 <롱블랙> 앱이 새로운 <타이미>라는 앱으로 바뀌었어요. (더 정확히 말하자면 롱블랙 브랜드가 기존에 운영하던 Ep9서비스와 합쳐지는 쪽으로 개편됐어요.) 첨부한 앱스토어 리뷰 이미지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사용자 반발이 정말 심했었는데요, 유료 결제 중인 롱블랙 구독자인 저에게도 매우 아쉬웠던 변화였습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롱블랙은 '아티클' 서비스이므로, 매일 발행되는 글들을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어야 하고, 읽은/아직 읽지 못한 글까지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런데 타이미앱으로의 리디자인은 어라라? '루틴화' 경험이 최우선으로 강조되었어요.


처음 홈 화면에 들어가면 (AS IS)오늘 발행된 아티클이 보이는 게 아닌, (TO BE)내가 설정한 루틴을 시간대별로 한데 모아 확인할 수 있는 시계가 보입니다. 글 대신 시계 인터페이스라니? 가장 메인이 되어야 하는 콘텐츠가 숨어버린 꼴이죠. 그러니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게 뭔데” 싶을 수밖에요.




아티클을 소비하는 사용자의 저니, 니즈, 핵심 경험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다고 생각됩니다. 유저가 글을 탐색하고, 읽고, 밑줄을 치는 등의 일련의 과정을 차근차근 조사하며 분석했다면 이런 리디자인은 나오지 않았을 거예요. *읽는 게 아닌 루틴 경험의 강조라니. Step 0(브랜드 철학과 가치)조차도 제대로 설계되지 않은 겁니다.


어떤 목적이든 사용자 연구를 통해 진행된 리디자인은 유저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인상을 주고, 사용자로 하여금 서비스 변화 과정에 함께 관여되는 느낌을 갖게 만드니 디자이너도 사용자도 이기는 장사라는 사실. 사용자에 기반해 생각하는 것, 사용자 연구는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STEP 2. 무엇을 리디자인할지 분명해졌다면.

디자인은 지금부터. 어떤 것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해라.

그리고 바꾸려는 인터페이스가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하는지 확인해라.

* 어느 정도의 사용 빈도를 가지던 요소인지 파악하고, 신중하게 접근해라.


충분한 사용자 연구 후 어떤 요소를 리디자인할지 결정했다면, 해당 디자인(기능/인터페이스 등)이 기존 사양에서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하는지 확인하세요. 사용자가 얼마나 자주 쓰는 기능 혹은 스크린인가요? 어느 정도의 중요도를 가진 요소인가요? 높은 사용 빈도를 갖는 요소일수록 리디자인 됐을 때 부정적인 반응을 얻을 확률이 높아요. 매일 쓰던 버튼의 위치가 달라지고, 콘텐츠를 탐색하던 레이아웃이 바뀐다면 사용자는 작은 변화에도 큰 어색함과 낯섦을 느낄 겁니다.


* Case: Spotify - Tab bar redesign

스포티파이 탭 바 리디자인 사례를 들어볼게요. 스포티파이는 새로운 ‘AI 플레이리스트 생성’ 버튼을 하단 네비게이션에 추가했어요. 자, 그렇다면 사용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User's posts in X

매우 공격적입니다. 앞 편 [사람들은 왜 Redesign을 싫어할까(上)]에서도 설명했다시피, 탭바처럼 매일 쓰는 컴포넌트는 사용자의 사용 패턴(습관)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는 요소입니다. 그러니 탭바에 버튼 하나 추가하는 게 디자이너 눈에는 사소한 변화처럼 보여도, 사용자에게는 그간 굳게 형성된 습관이 깨져버리는 경험이니 크게 다가오죠.


뿐만 아니라 이는 유저들이 '원하지 않는 곳'에 AI를 무리하게 도입하려는 기술 회사의 사례로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많은 UI 변경 사항과 마찬가지로 실시간 실험 정도일 가능성이 높으며, Spotify는 얼마나 많은 사용자들이 이 새 버튼을 사용하는지(그리고 클릭 후 플레이리스트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우발적 클릭이 얼마나 되는지) 데이터를 수집할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시도를 UI에서 가장 핵심적인 컴포넌트인 '탭바'에 '무작정' 도입한 것, 그래서 기능 자체에 부정적인 감정만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입니다.




홈 화면이나 네비게이션과 같은 핵심 컴포넌트, 주요 사용 흐름을 바꿀 계획이라면 특히 더 조심히 고민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목적이더라도 사용자가 단순히 불편한 변화로만 느낀다면, 제품 자체에 대한 거부감과 부정적인 이미지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STEP 3. 컴포넌트들을 바꾸기 시작했다면.

다시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서비스 연속성을 살려 사용자의 친숙도를 유지해라.


변화를 시도할 때 브랜드 연속성이 유지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새로운 디자인을 도입할 때 브랜드와 연관 지어지는 친숙한 요소를 유지하면서 플랫폼이 기존 사용자들에게 여전히 인식 가능한 상태로 남도록 하세요.


*Case: Twitter - redesign to X

올해 트위터가 X로 리브랜딩 되면서 UI도 일부 바뀌었는데요, 많은 유저들이 파랑새 앱 아이콘 어디갔냐며 혹평을 퍼부었지만 X의 UI에는 다행히도 트위터의 이미지(잔해에 가깝지만)가 남아있습니다. 브랜드 키칼라가 블랙 앤 화이트로 완전히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글을 포스팅하는 플로팅 버튼, 핵심적인 State 컴포넌트들에 기존 트위터의 핵심 칼라 블루를 유지했어요. 또 약간의 UI 개선, 신규 기능들이 추가됐지만 트위터하면 떠오르는 인터페이스 레이아웃도 유지했습니다.




브랜드의 근간을 바꾸는 대대적인 리디자인이 아니라면 기존 톤앤매너나 주요 컴포넌트를 유지하는 것이 좋아요. 그렇지 않으면 사용자들은 혼란을 느끼고, 심지어 이탈까지 해버리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STEP 4. 디자인이 예상보다 크게 달라졌다면.

기존 버전으로 변경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여,

사용자가 리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게 해라.


사용자는 서비스를 이용할 때 자신의 통제력이 부족하다 생각되면 큰 저항감을 느낍니다. 통제력의 부족과 변화에 대한 저항은 리디자인에 대한 부정적인 판단으로 이어지고, 결국 유의미한 시도라 느끼지 못하게 만들어요.


*Case: 사진 보정 application - Effect

old version과 new version을 오갈 수 있는 옵션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리디자인 버전을 도입할 때 사용자에게 자동 업데이트 대신, 변경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는 사용자에게 통제감을 주며, 변경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변화에 더 수용적인 태도를 갖게 만들죠. 사용자가 베타 버전과 현재 버전 간을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초기 버전을 함께 사용하다 보면 기존의 버그나 오류를 더 잘 인지하고, 디자인 변경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져요.




이러한 접근법은 사용자 연구자와 디자인 팀이 실제 사용자 데이터와 피드백을 더 많이 수집하고 리디자인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사용자로 하여금 변화 과정에 포함되었다는 인상을 줍니다.





STEP 5. 그럼에도 생판 다른 앱이 된 것 같다면.

욕심을 내려놓고, 몇 가지는 다음 업데이트로 미뤄라.

차근차근 커뮤니케이션 해보자.


회사에서 모바일 UI를 크게 업데이트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사양을 추가해야 할 때가 있었어요. 하는 김에 이 기능도 추가되면 좋겠고, 재미없는 텍스트 대신 시각적인 그래프와 Motion VI, 멋진 그래픽도 추가되면 좋겠고, UX 라이팅까지 조금 손보면 좋겠는데- 싶었죠. 하지만 결론은 ‘사용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먼저 업데이트하고, 애자일하게 꾸준히 변경해 보자였습니다. 이렇게 끊어가는 데의 장점은 우리가 어떤 경험을 추구하고 있는지 사용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시간이 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볼게요.


*Case: 금융 서비스 - UI report redesign

궁극적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사용자 경험 및 가치:
직관적이고 시각적으로 풍부한 경험. 다양하고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주는 이미지. 똑똑하지만 친근한 서비스. Fun하면 안되지만, 지루하고 재미없어 보이지도 않게.
업데이트 된 컴포넌트: 파란색으로 처리함

[1차 변경] 새롭고 재밌는 아이디어가 많지만, 작은 개선들로 시작.

정보: 중복 제공되던 정보 간략화 및 UI 단순화, 텍스트 하이어라키 조정

시각 요소 강화: 텍스트 위주였던 정보를 그래프로 시각화 및 대체, 대신 그래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요약 문구를 함께 제공하여 직관성 향상

UX 라이팅: 1줄 요약 문구를 추가하면서 간결하고 친근한 어투의 라이팅 시도

VI: 가장 강조되어야 할 부분(이번 달에 해당하는 막대그래프 등)을 골라 Motion 인터랙션 추가, 정보 집중도 향상 및 시각적 재미 요소 도입


1단계에서 사용자가 느끼는 감정

"확실히 보기 좋아졌다. 텍스트가 줄고 그래프가 많아졌네? 정보도 다양해지고, Summary 기능도 생기니까 이해하기 쉽다. 뭔가 더 똑똑하고, 친근해진 것 같아."

⇒ 이제부터 똑똑한 리포트를 주려나 보군. (기대감 형성, 어떤 경험을 서비스가 추구하는지 인지)



[2차 변경] 기획했던 신규 기능 도입

정보: 텍스트 하이어라키 강화

신규 기능: 소비 성향, 지출 정도에 대한 코멘트 기능 추가 (유의미한 인사이트 경험 강화)

기타 레이아웃 조정


[3차 변경] 신규 기능 적극 도입 및 VI 강화

정보: 새로운 Report 사양 추가, 불필요한 내용 제거

신규 기능: 지출 정도에 대한 코멘트 내용 보완 및 더 다양한 정보 제공(스와이프 인터랙션/모션)

기능 간의 그룹핑, 레이아웃 조정

그래픽 요소 강화


2, 3차 단계에서 사용자가 느끼는 감정

"요새 업데이트가 이런 기조네. 하긴, 저번에도 그래프나 요약 문구 추가했지. 다양한 인사이트를 주려나봐. 재밌는 기능도 점점 들어가는 것 같고?"

⇒ 낯설지만 놀랍지는 않은 변화야. (변화에 수용적인 태도를 취하며 잘 따라감)


위 프로세스의 관전 포인트는 사용자가 느끼는 감정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경험을 조금씩 보여주며 사용자를 적응시키는 거죠. 변화에 잘 따라올 수 있게, 리디자인의 목적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거예요. 그렇다면 이후 N차 변경 때는 전보다 더 실험적인 시도를 해볼 수도 있고, A/B 테스트 등을 통해 사용성을 보다 개선시킬 수 있겠죠.




바꾸고 싶은 부분이 많다면, 업데이트 로드맵을 역으로 짜보세요. 궁극적으로 이 정도의 큰 변화를 주고 싶다면, 우리는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 몇 번의 업데이트를 통해 / 기능을 끊어 개선해 볼 건지 말이죠. 점진적인 변경은 사용자들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으면서 제품을 계속 리디자인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 가치를 학습시킨다는 것은 결국 첫 번째에 소개했던 step 0.[Value를 정의한 뒤 계획해라]와 이어집니다. 그만큼 오늘 소개한 이 모든 단계들은 서로 밀접하게 이어져있어요.





But, Anti-user:

바꿨더니 너무 싫어해, 어떡해?


우야면 좋으리

리디자인이 실패했다고 판단하기 전, 몇 주 정도는 기다려보는 게 좋습니다. 리디자인이 올바르게 연구되고 개발된 경우, 사용자들은 시간이 지나면 이에 익숙해지고 이전 버전보다 더 선호하게 돼요. 다만 불만이 어떤 유형이냐에 따라 다시 검토해 볼 필요성이 생깁니다.



1. 불만이 여러 가지 측면에 걸쳐 있고,

'낯설다'는 평에 집중되어 있다면.


이 경우는 사용자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제품 전체적으로 "낯섦"을 느끼는 상황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인터페이스 디자인에서 버튼의 위치, 색상, 레이아웃 등이 모두 바뀌었다고 가정해 볼게요. 이러한 변화는 사용자가 기존의 인지적 지름길(cognitive shortcuts)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들고, 더 많은 학습을 요구하겠죠?


사용자의 상태: 사용자들은 "너무 많이 바뀌었다"는 느낌을 받으며, 여러 불만을 제기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불만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는 사용자의 적응 과정(adaptation process)의 일부이기 때문에, 새로운 사용 습관(Using Habit)이 형성되면 초기 불편함은 해결되죠.

이런 불만이 제품 전체에서 나타난다면, 이는 단순히 변화 적응 시간(adaptation time)의 문제일 가능성이 큽니다. 즉, 시간이 지나면 사용자가 새로운 디자인에 익숙해질 것이라는 뜻이니, 일단 기다려봅시다.




2. 불만이 한 가지 요소에 뾰족히 집중된다면.


이 경우는 바뀐 특정 기능이나 요소가 사용자 경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입니다. 기존에 있던 중요한 기능(예: ‘저장’ 버튼)이 사라지거나, 너무 깊은 메뉴로 이동했다면 사용자들이 이 요소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아요.


사용자의 상태: 이는 1번과 다르게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으며, 사용성을 저하시키는 실질적인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사용자의 제품 만족도를 급격히 떨어뜨리고, 경험의 질을 낮추죠. 심지어 특정 기능에 대한 불만이 전체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질 수 도 있어요. *과잉 일반화(Overgeneralization)

스포티파이의 playlist 추가 버튼처럼, 특정 요소에 대해 사용자 불만이 뾰족히 존재한다면 이는 디자인 결함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때는 VOC(Voice of the Customer)를 분석하며 왜 이런 반응이 보이는지 파악, 관련 기능을 재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UX 디자이너가 리디자인을 할 때 가장 명심해야 할 두 가지를 짚어보며 글을 마무리하려 해요.



첫 번째, Redesign은 사실

Re_Re…Re_Redesign.


디자이너의 파일이 [최종_의 최종_의 최종_진짜 최종.pdf] 무한 증식되는 것처럼, 리디자인 또한 반복적인 디자인 프로세스임을 명심하세요. A/B 테스트를 통해 다양한 디자인 버전을 평가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 경험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결정을 내리세요.

특히 A/B 테스트하면 인스타그램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베타 테스트를 하도 많이 돌리는 서비스다 보니, 변화가 익숙한 지경('얘네 또 새로운 거 하려나 보네'라 평하는)에 이르렀는데요. 다만 이렇게 테스트를 돌릴 계획이라면 어느 정도의 기간으로 운영될 건지 공지해주고, 이후 사용자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이 제공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피드백을 듣고 수정하는 건 애플도 마찬가지입니다. iOS 갤러리 앱 업데이트에 대해 사용자 반응이 부정적이자, 애플은 이를 수용하고 다음과 같은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추가해 이전 UI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지요. 이처럼 리디자인은 한 번 잘 개선하고 끝나는 게 아닌, 아주 꾸준하고 반복적인 프로세스입니다.



두 번째, 사용자는 우리만큼

서비스 이해도가 높지 않아요.


사용자는 디자인 자체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들은 단지 일을 끝내길 원할 뿐입니다.
-NN/g

이는 디자이너가 가장 간과하기 쉬운 포인트를 짚어줍니다. 디자이너와 달리 대부분의 사용자는 디자인을 오랫동안 분석하거나 감상하지 않아요. 디자이너는 서비스의 구조와 기능, 이 디자인이 탄생한 배경 맥락을 깊이 이해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는 사용자가 인터페이스를 탐색하는 데 디자이너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반응할 수 있음을 의미하고,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이 "기능적으로 잘 작동하는지"와 "사용하기 쉬운지" 정도라는 겁니다.


무작정 싫어하는게 아니라니까?

결국, 리디자인의 성공 여부는 "디자이너가 얼마나 잘 설득했는가"가 아니라, "사용자가 얼마나 쉽게 적응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사용자는 디자이너만큼 서비스 이해도가 높지 않다는 점을 항상 기억하세요. 몇 달을 고민한 좋은 디자인이어도 사용자에게는 갑자기 시간을 들여 배워야 하는 '챌린징'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이는 리디자인 과정에서 디자이너가 지침으로 삼아야 할 철칙입니다.






[냅다 피그마부터 열지 말고] UX 매거진의 첫 번째 글 ~분량 이슈로 두 편이 되었지만~ 이 끝났네여. 25년 새해맞이 데뷔 같기도 하구 ^^ㅋ.. 모쪼록 유의미한 인사이트가 되었길 바라며, 여기까지 읽어주신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ChatGPT 팀플기는 해당 매거진과 병행 연재될 계획입니다. (24년에 완결내려 했는데 -.-. 2025년도에도 함께해요..)



@Greening UX design magazine ㅣ Ep (3)
UX 디자이너를 위한 [냅다 피그마부터 열지 말고] 매거진은, 단순히 ‘멋진 디자인’이 아니라 심도 깊은 ‘User eXperience’를 이해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여러 디자인 개념과 이론,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소개합니다. 해외 아티클부터 제가 직접 느낀 사례까지, 여러 자료를 특정 주제로 묶어 정리해 한 편씩 발행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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