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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Mar 31. 2024

작심삼월 타파 책

-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1. 오늘 소개할 책은?

3월이 시작됐다. 지금은 무언가를 다시 시작하기에 딱 좋은 때라는 생각이 든다. 1월에 세웠던 새해 다짐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작심삼일’이 ‘작심삼월’이 될 때까지 방치한 나 자신을 다잡기에도 제격인 때다. 오늘은 이럴 때 읽으면 참 좋은 책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를 소개한다. 국어, 영어, 일어, 중국어 그리고 불어까지 5개의 어문학 학사 학위가 있는 60대인 저자가 느긋한 마음으로 공부를 즐기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2. 공부를 ‘즐기는’ 태도라…, 사실 누군가에게는 공부가 재미있을 수도 있지만 대다수에게 ‘공부’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책이 더 궁금해진다.

맞다. ‘공부’라는 말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지끈한 분들 많을 거다. 학창시절에 경쟁과 목표로서 한 공부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어서 더욱 그렇다. 그러나 저자는 공부가 곧 놀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혼자 하는 공부도 좋지만 카페에서 친구들과 함께 모여서 하는 ‘윤독 모임’이나 ‘외국어 스터디’를 더 좋아한다. 그래서 저자에게 공부란 곧 놀이가 되는 것이다. 이 책에도 그런 모임에서 공부를 즐기는 방법들이 소개돼 있다. 지인들과의 공부 모임은 배움으로, 또 다른 지인과의 만남으로 연결되며 저자의 세계를 확장시켜 나간다.    

텍스트를 큰 소리로 읽을 때 자신의 목소리, 호흡, 복부 근육, 횡경막 등의 신체 기관 전부가 함께 연결되며, 그 결과 텍스트를 전달하게 된 목소리와 호흡을 만들어내려는 욕구 속에서 생명력이 도약하는 것을 스스로 발견하게 된다. 큰 소리로 읽기는 단순히 발성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정신과 육체의 교감이다. 이를 통해 침체된 기운을 회복하면서 자발적인 치유가 일어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책을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며 그 내용에 맞춰 내 앞에 놓인 책의 글줄을 따라 눈으로 읽으면 집중도가 높아져서 책에 몰입하기도 좋았다. 읽는 사람이 바뀌어 소리의 색깔이 변화하는 순간에는 책을 읽는 공간에 새로운 공기가 채워지는 것 같았다. 내가 읽을 순서에 책을 읽을 때는 내용 전달이 잘될 수 있도록 호흡을 조절하고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열심히 읽었다. 마치 무대에서 독백 또는 방백을 하는 배우의 느낌으로.


3. 함께하는 공부, 외롭지 않을 것 같다. 저자의 공부 히스토리에 대해 더 들려 준다면?

바느질, 뜨개질, 클래식 기타, 바이올린, 펜화 드로잉, 캘리그래피, 1인 출판 과정, 실크스크린, 태극권 등 저자가 한 해 한 해 배운 것들의 목록이다. 이 외에도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있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막상 배웠는데 시들해지면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되니 그만두면 된다고 한다. 저자도 금세 그만둔 적이 많아 원데이클래스나 3개월 이내에 하나의 과정이 마무리되는 수업을 선호한다. 더 이상 내 길이 아니다 싶으면 그만두기 딱 좋은 단기 과정이기 때문이다.


4. 정말 많은 걸 배우신 할머니다.(웃음) 이 중 특히 흥미로운 공부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역시 저자가 지금도 놓지 않고 있다는 외국어 공부에 대한 이야기였다. 책 속에서 분량이 가장 많기도 하고.(웃음) 저자는 원서를 읽고 싶은 마음에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저자의 공부 방법을 정리해 보면 먼저, 지인과 외국어 스터디 모임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공부를 지속한다. 일본어의 경우엔 야매 일본어 수업까지 직접 하면서 가르치며 배우기도 한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외국어 공부를 하다 보니 우연히 번역가가 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요즘 100세 시대다, 인생 이모작이다 말이 많지 않은가.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할 때, 노후를 준비하며 은퇴 이후를 고민할 때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저자 역시 공공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다 은퇴 후 번역가 일을 하고 있다. 공부가 저자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 것이다.


5.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이 책은 출간 한 달만에 입소문을 타고 벚꽃 에디션으로 리커버되어 재출간됐다. 벚꽃 휘날리는 책 표지와 마주한 청취자 여러분, “마음을 설레게 하는 봄에도” 공부를 계속하면 좋겠습니다.(웃음) 단,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나만의 속도다. 서두를 필요도, 남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도 없다. 나만의 속도로, 오직 ‘나’를 위한, 나를 성장시키는 공부를 다시 시작해도 좋겠다.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2023년 3월 2일(목) KBS 라디오 <생방송 오늘 원주입니다> '책과 함께 떠나는 산책' 코너 진행 원고입니다

생방송오늘 원주입니다 | 디지털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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