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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요일 또는 예술가 Dec 14. 2022

따뜻한 어른이 필요한 사회


어제 새벽까지 《굿 윌 헌팅》을 보았다. 

평소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데 《죽은 시인의 사회》나 《쇼생크 탈출》처럼 보고 또 봐도 좋다. 1998년에 개봉됐다가 2016년에 다시 개봉되었고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각본을 쓰고 주연과 조연으로 출연했다. 


1997년, 애플렉이 데이먼과 공동으로 각본을 집필한 《굿 윌 헌팅》의 초안은 1992년 데이먼이 하버드 대학교에서 받은 극작 수업 극본 과제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수업에 앞서 그와 함께 장면의 행동에 대한 역할을 애플렉에 요청하였고, 데이먼은 나중에 애플렉의 로스앤젤레스 아파트로 이동하여 본격적으로 각본 작업을 시작했다. 이 영화는 대부분 그들이 즉흥적인 과정으로 쓴 것으로 촬영지는 그들의 케임브리지의 동네와 평소 그들의 경험에서 나왔다. 그들의 각본은 1994년 캐슬 록 엔터테인먼트에 팔렸고, 그때 애플렉은 만 22세, 멧 데이먼은 24세였다. 그 후 우여곡절 끝에 영화가 최종적으로 제작에 들어가기 전 거스 밴 샌트가 감독을 맡는 것이 정해졌고, 이 두 친구는 보스턴으로 다시 돌아가 데이먼과 애플렉의 공연자로 로빈 윌리엄스가 합류하였다. 영화는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뒀고 애플렉과 데이먼은 골든 글로브 시상식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각본상을 받았다. 

잘생기고 개성 있는 연기파 배우인데다 문학성까지 겸비했으니 세상은 참, 불공평하지 않은가. 




천재이지만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 애정 결핍이 있는 윌. 입양과 파양, 어린 시절 양부의 학대로 비뚤어진 마음을 갖고 살던 윌은 자신을 진정으로 위해주는 사람을 만나면서 마음을 열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면 어린 시절의 상처가 미래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한 인간의 전 생애에 바탕으로 자리 잡은 상처는 자신은 물론, 타인도 밀어내는 사람으로 자라게 한다. 다가서고 싶어도 거절당할까 봐 먼저 내치는 사람으로 자란 윌의 마음을 열게 하는 션 교수(로빈 윌리엄스)는 그 모든 것이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반복해 말한다.



처음부터 나쁜 사람은 없다. 자라오면서 받은 상처와 결핍이 그를 삐뚤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그때 누군가 그 모든 것이 “너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해주는 한 사람이 있다면 그의 삶은 다시 회복될 수 있다.


오래전에 가정 폭력 상담원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180시간이 넘는 교육 시간 동안 내가 배운 것은 단 하나. ‘세상에 나쁜 아이는 없다’이다. 학교에 있으면서 윌과 같은 아이들을 여럿 만났다. 그보다 상태가 더 심한 아이들도 있었다. 한결같이 부모를 비롯한 주변의 학대와 방임이 문제의 원인이었는데 세상은 원인보다 망가진 학생의 결과에 더 방점을 찍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상처를 입고 더 멀리 튕겨 나갔다.




무례하고 폭력적인 어른 밑에서 무례하고 폭력적인 아이가 나온다.

굳이 시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이다.

망가진, 망가져 가는 우리 주변의 ‘윌’을 발견하고 

그에게 다가가 그 모든 게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 줄 누군가 필요한 시대이다.

기대어 한바탕 눈물을 쏟을 수 있는 어른. 다정하고 무례하지 않은 어른이 필요한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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